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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해파랑길 5코스 - 진하해변에서 덕하역 본문

해파랑길 - 동해바닷길

해파랑길 5코스 - 진하해변에서 덕하역

경기병 2018. 12. 3. 15:54

2017년10월28일 50코스를 끝으로,

양양속초구간(43, 44, 45) 셋 코스와, 고성구간(46, 47) 두 코스를 남겨둔 채, 해파랑길은 중단을 했다.

 

2017년11월04일 50코스를 끝으로,

그렇게 해파랑길을 중단한 채, 나는 죄회전을 해 남해안의 이순신트레일을 시작하고 말았다.

 

이미 1,000km를 넘어 선 이순신트레일에서,

해파랑길을 생각하면 그 길에 늘 미안했고 애처로운 조강지처를 버린 놈의 심정이었다.

 

 

 

[진하해변 가는 길]

 

 

[진하해변 간절곶쪽]

 

 

[진하해변 명선도]

 

 

 

남해안 이순신트레일로 이어야 할지?

동해안 해파랑길의 끝어진 선을 이어야 할지?

다시 혼자 걷고 싶어진 마음은 설레였지만 나름의 갈등도 존재를 했다.

 

하지만 그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금요일 저녁 술을 퍼마시지 않아야 했다.

 

 

 

 해파랑길 5코스 - 진하해변에서 덕하역 (2018.12.02) 

 

 

 

해파랑길에 걸쳐 있는 12개의 시군들은 10개의 구간으로 나뉜다.

 

분명, 울산도 동해안에 걸쳐진 도시이고 다섯 코스를 형성시키고 있다.

허나, 82.1km의 선형중 9코스 주전해변에서 정자항까지의 9.8km를 제외한 나머지 72.3km는 바닷길이 아니다.

나는, 해안지선의 봉쇄로 부득이 한 내륙우회길을 제외한 코스와 길들은 걷지 않기로 했다.

 

그 결과 770km의 누적거리를 기록하는 해파랑길이지만,

나의 해파랑길 합산 거리는 채 600km가 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

 

절대 해파랑길이 될 수 없는 울산구간은,

멀리 떠나기 싫은 날의 대체 길로 혹은 트레킹 속도유지를 위해 걸었을뿐이었다.

 

 

 

[해파랑길 5코스 시점 - 울산광역시 울주군 서생면 진하리]

 

 

 

일요일, 일어나니 열시였다.

어제 여수도 못갔는데, 오늘도 못 가는구나 싶었다.

 

모처럼 산에 갈까?도 싶었지만..., 바닷길에 미친 마음은 움직이질 않았다.

테레레비를 보며 아침을 먹는데..., 동해가 보였고 해파랑 생각이 났다.

 

 

 

[명선교]

 

 

[강양포구]

 

 

 

해파랑길 울산구간 제5코스는,

천성산 무지개폭포에서 발원한 회야강이 동해로 흘러드는 진하해변을 시점으로,

그 강을 거슬러 올라 온양과 온산의 들녘을 지나 동해남부선 덕하역으로 가는 길이다.

 

 

 

 

 

[회야강하류와 강양포구]

 

 

 

길의 표식들을 오랫만에 보지는 않았다.

해운대 혹은 기장쪽의 바닷로 가면 나도 모르게 해파랑길의 표식들을 찾았고 반가워했다.

 

내가 이것들을 길라잡이 삼아 통일전망대까지 갔다고...,

늘 스스로에게 인지를 시켰다.

 

 

 

 

 

 

무순 연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간이방향안내판은 옹기마을이 나올거라 했지만, 길의 이어짐은 그 곳을 향하지 않았다.

 

수년전, 울산시는 동해남부선에 임시정거장까지 설치를 하며,

울주군 온양읍 고산리 일원에서 세계옹기문화엑스포를 개최하며 막대한 예산을 옹기에 담았다.

아주 미친짓꺼리의 표본이었다.

 

옹기는 조상의 지혜가 담긴 숨쉬는 항아리일지는 몰라도, 세계엑스포의 테마는 아니었다.

그들만의 엑스포가 끝나자 끝이었다.

단지라 부르고 장을 담궈두면 된다. 

 

무슨 연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옹기마을 강제 탐방이 배제된 트랙에 공감을 표하며 회야강을 거슬러 오른다.

 

 

 

 

 

 

 

 

 

 

 

 

흔히들 울산은 알아도 울주는 잘 모른다.

하지만 울산은 울산이고 울주는 분명 울주다.

 

처용암이 있는 온산 앞바다의 일부가 국가산업단지로 태고의 모습을 없에버렸지만,

1월이면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서생의 간절곶,

선사시대 생활상이 각인된 언양의 반구대암각화,

1,000m급 고봉이 즐비한 영남알프스,

이 모두가 울주에 있다.

 

비록 오늘 내가 걷는 5코스의 그저그런 길이 울주일지라도...,

 

 

 

 

 

 

 

 

 

 

원래는 옹기마을로 가야하지만, 길은 온산읍 소재지 덕신을 향하고 있다.

강의 풍경이 우측에서 좌측으로 바뀌었을 뿐, 별반 다를게 아무것도 없는 길이다.

조금은 지겹고,내가 왜 이 길을 걸어야 하는지? 답답스럽다.

 

아침에 좀 빨리 일어났다면 여수를 갔을 것이고,

금요일 저녁 결단을 내렸다면 강릉으로 갔을수도 있을텐데...,

 

 

 

 

 

 

 

 

 

 

 

 

 

 

13시 26분, 코스의 절반쯤에 위치한 덕신대교를 지났다.

 

해파랑의 길이고 형성되는 트랙 또한 가치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제 아무리 해파랑이라 해도 바닷길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빨리 길을 종료시키고자 속보로 걸었고, 현재 6km/hr의 속도가 나오고 있다.

이후 내 트레킹의 신기록이나 갱신하자는 심정으로 최대한 속도를 유지하며 걸었다.

 

 

 

 

 

 

 

 

 

 

 

 

 

 

뉴스에서는 짱개발 미세먼지로 대기가 안좋다고 했지만, 강변을 걷는 이들이 제법 많다.

 

침대속 라돈도, 대기중 미세먼지도...,

호들갑의 대상일뿐! 그게 무서워 숨을 이유는 없다.

 

지금은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석면슬레이트에 호일도 깔지 않은 채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그래도 아직 안디지고 다 살아 있다.

왜냐? 식도로 들어갔지 폐로는 안들어갔다.

 

코털이 있어 미세먼지는 차단이 된다.

미세먼지 때문에 죽는게 아니라,

미세먼지 때문에 걷지를 않아 죽을 확률이 더 많을걸?

 

 

 

[14번국도 망양삼거리]

 

 

 

 

 

14번국도를 따라 잘 쳐가다가, 

이런 또 보이는 저기를 가기 위해 안보이는 저리로 처돌아가라고 한다.

 

보행로 미확보에 따른 위험성 때문인지?

선형은 양동마을의 들녁을 ㄷ자 형태로 우회토록 해 놓았다.

 

어차피 트레킹 능력 저하 방지가 목적인 길이기에 시키는대로 한다.

 

 

 

 

 

 

 

 

 

 

 

[개구멍으로 들어가라 해서 그 마저도 들어갔다]

 

 

 

 

[14번국도 제네삼거리]

 

 

 

한 번의 쉼도 없이, 담배도 걸어면서 피우고, 물도 걸어면서 마셨다.

그렇게 14번국도에서 덕하로 들어가는 제네삼거리까지 왔다.

 

 

 

 

 

 

 

 

 

 

 

 

신발이 문제인지? 쉼 없는 보행이 문제인지?

덕하역 1km지점에서부터 발바닥에 물집이 잡힌다.

그래 본들, 이미 다 걸었고 1km는 이제 10분이면 가지는 거리다.

 

 

 

 

 

 

 

 

 

[해파랑길 5코스 종점 - 울산광역시 울주군 청량읍 덕하리]

 

 

 

15시 35분, 17.7km 3시간을 걸어 해파랑길 5코스 종점 덕하역에 도착을 했다.

비록 도전을 한 6.0km/hr는 찍지 못 했지만, 5.93km/hr의 속도를 유지했다.

 

6코스의 솔마루하늘다리까지 이어갈까? 아니다.

10연패의 늪에 빠져있는 현대건설의 도로공사전을 응원하기 위해 오늘 걸음을 끝냈다.

 

 

 

 

 

 

 

 

 

 

길에서 얻은 것들을 일상에서 잃어 버리는 요즘이다.

길에 집중을 할수록 좋아지는 일상들이 많았다.

閑良이 君子를 닮아가듯 했는데...,

 

북녁에 남겨둔 해파랑길과 진도의 세포로 가는 길이 아득하기만 하다.

그래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