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박이일 - 짐싸여행기 (16)
회상이 될 길의 기록
다시, 봄이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지날수록, 봄처럼 반가워지는 시절은 없다. 두 달여가 흘러 다시 보배섬으로 간다. 삼 년여가 흘러 다시 그 아늑한 끄트머리에서 봄날을 맞고자 보배섬으로 간다. 국립진도자연휴앙림 - 2024 봄 진도 여행기 (2024.3.9~10) 진도는 내 사는 곳에서는 극과 극에 위치한 섬이다. 하지만 나는 그 먼 섬이 참 좋다. 국립남도국악원에서 섬의 풍류를 보고, 국립진도자연휴양림에서 섬의 봄밤을 반짝이는 별빛에 물들고자, 09시30분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서 370km 대장정에 올랐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지만, 조급해 할 이유도 서둘러야 할 이유도 없다. 봄이니까..., 13시40분쯤 330km를 서남진해, 울돌목 명량을 건너 남도의 진수가 펼쳐진 보배섬에 들었..
17시쯤 임진각을 출발했다. tv에서 철원이 보여지면 저-를 한 번 더 가야하는데..., 한 그 철원을 가고자 이미 440km를 누적시킨 게이지에 78km가 더해지는 길로 들어섰다. 날은 저물고, 엄마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여정에 지쳐가고, 하지만 사람은 길 위에 있을 때 늙지를 않는다. 그믐밤 승일교 건너 고석정으로 - 2024 설날 철원여행기 (2024.2.9~10) 여행보다는 유랑이고, 유랑보다는 떠돎을 추구한다. 떠돎은 닿고자 한 그곳으로 가는 길에 있을 때가 제일이다. 포천과 철원의 아니,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에 위치한 관인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봐, 지난 철원여행에서 묵은 승일공원 옆 숙소에 도착을 하니 18시30분이었다. 현지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에 들자니 술을 편히 마실 수가 없어..
제진검문소를 통해 민통선을 나오니, 제법 어둑어둑해지는 저물녘으로 하늘색이 변한다. 엄마가 옆에 있으니, 제 아무리 북녘이고 저물녘이고 나발이고 조금의 아련함도 없다. 멀리 떠나고 싶어 간 - 2023 가을 동해 최북단 여행기 (2023.10.21~22) 내일 일정을 오늘 다 치뤄냈기에, 후련한 기분으로 거진항으로 가 저녁떼꺼리를 장만해 숙소로 들면 그만이다. 17시30분쯤, 거진항수산물판매장에 도착을 했다. 허나 판매장 난전들의 영업은 끝난 시각이었고, 17시 이전에 횟감을 구입한 몇몇만이 포를 뜨는 난전앞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할 수 없이 대진항으로 왔다. 거진항과 대진항의 생선횟감 구입가는 천지차이다. 내 경험상으로는 대진항이 거진항보다 1.5배는 더 비싸다. 그럼에도 마차진에 왔음으로, 동해안 자..
운진항으로 돌아오니 14시45분이었다. 점심을 먹고, 대정오일시장에서 장을 보고, 그런 다음 숙소로 돌아가면 오늘 일정은 끝이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2023 추석 제주도 여행기 下 (2023.9.28~29) 엄마와 가파도를 탐방하였기에, 이번 제주여행의 첫 번째 목적은 이뤄졌다. 무조건 이뤄질 두 번째 목적은, 추석 아침상을 법환포구에서 차려 먹는 것이기에, 제주도 현지에서 장을 보아야하고, 대상으로 삼은 시장은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혹은 모슬포 대정오일시장이었다. 가파도에서 점심을 먹고 나왔다면, 곧장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으로 갔겠지만, 가파도에서 굶고 나왔기에, 모슬포항 부근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고 대정오일시장으로 갔다. 하지만 대정오일시장은, 명칭 그대로 지 날짜에만 서는 장이라 대목임에..
추석이고 나발이고 연휴가 제일이다. 조상이고 나발이고 곁에 있는 엄마가 제일이다. 두 달 전 떠나온 법환포구 그 여운의 풍경이 그리워, 연휴가 시작되기도 전날인 오후 엄마와 함께 제주로 가는 하늘길에 올랐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2023 추석 제주도 여행기 上 (2023.9.27~29) 비록 1박2일의 여정이었지만, 오랫만에 서성인 제주바다 잔상은, 두 달여가 지나도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안가고는 버틸 수가 없어, 엄마에게 추석 때 제주도에 가자고 하니, '니가 부자가?' 이랬다. 나는 절대 부자가 아니다. 사주팔자에 재물운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 노력 행함이 싫어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인생사 욕망의 결실을 처모아 부자가 된들 무엇하랴..., 가고 픈 곳 있음 가고, 하고 픈 것 있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