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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운진항으로 돌아오니 14시45분이었다. 점심을 먹고, 대정오일시장에서 장을 보고, 그런 다음 숙소로 돌아가면 오늘 일정은 끝이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2023 추석 제주도 여행기 下 (2023.9.28~29) 엄마와 가파도를 탐방하였기에, 이번 제주여행의 첫 번째 목적은 이뤄졌다. 무조건 이뤄질 두 번째 목적은, 추석 아침상을 법환포구에서 차려 먹는 것이기에, 제주도 현지에서 장을 보아야하고, 대상으로 삼은 시장은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혹은 모슬포 대정오일시장이었다. 가파도에서 점심을 먹고 나왔다면, 곧장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으로 갔겠지만, 가파도에서 굶고 나왔기에, 모슬포항 부근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고 대정오일시장으로 갔다. 하지만 대정오일시장은, 명칭 그대로 지 날짜에만 서는 장이라 대목임에..
추석이고 나발이고 연휴가 제일이다. 조상이고 나발이고 곁에 있는 엄마가 제일이다. 두 달 전 떠나온 법환포구 그 여운의 풍경이 그리워, 연휴가 시작되기도 전날인 오후 엄마와 함께 제주로 가는 하늘길에 올랐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2023 추석 제주도 여행기 上 (2023.9.27~29) 비록 1박2일의 여정이었지만, 오랫만에 서성인 제주바다 잔상은, 두 달여가 지나도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다. 안가고는 버틸 수가 없어, 엄마에게 추석 때 제주도에 가자고 하니, '니가 부자가?' 이랬다. 나는 절대 부자가 아니다. 사주팔자에 재물운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 노력 행함이 싫어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인생사 욕망의 결실을 처모아 부자가 된들 무엇하랴..., 가고 픈 곳 있음 가고, 하고 픈 것 있음 하고...
한반도 해안지선을 이어 걸으며 스친 도시들에서, 청초호를 건너는 금강,설악대교가 놓인 속초가 좋았고, 포구의 운치가 낭만돼 도시 전체를 물들인 목포가 좋았고, 그리고 높다란 종려나무 밑 푸른바다가 펼쳐진 서귀포가 좋았다. 제주도에 오면, 밤은 늘 서귀포에서 보내고, 숙소는 법환포구 범섬이 보이는 창을 가진 집을 찾는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2023 여름 제주도 여행기 下 (2023.8.4~5) 17시가 조금 지난 시각, 푸른 너울이 휘몰아치는 법환포구로 내려섰고, 갑자기 예약한 숙소의 상호가 생각나지 않아 지도에서 기억을 찾고서야..., 법환포구 언덕배기에 자리한 T아일랜드에 들어설 수 있었다. 요구사항 제로로 입실과 동시에 중노년 일동 떡실신을 했다. 조금전 한림수협마트에서 본 장이 부실해, 5분..
지난해 나는 제주도 해안지선을 잇기 위해 여덟번 제주를 오갔다. 걷다가 풍광이 좋은 바다가 보이면 집에서 무료하게 있을 엄마 생각이 났고..., 그러면 마음이 짠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혼자만의 제주행을 숨기고자, 엄마에게 사다주고 싶었던 귤과 떡은 외면을 하고 면세담배만을 주구장창 사다날랐다. 지랄 같은 비행기 탑승절차와 공항내 이동이 불가피한 제주행은, 무릅이 아파 50m이상을 한 번에 못 걷는 엄마에게는 이제 감당이 안될 여정임을 알기에..., 그 제안마저도 언급을 못 했다. 하지만, 나는 나인줄 몰랐을뿐이다. 그러니, 나는 나이기에 노모와의 제주행 따위는 충분히 감당됨을 알았다. 그 섬에 내가 있었네 - 2021 설날 제주도 여행기 (2021.2.10~12) 2021년 설연휴는 내일부터이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