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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아리랑길 044 - 지도 본문

아리랑길 - 낙도바닷길

아리랑길 044 - 지도

경기병 2019. 8. 26. 15:08

보름전, 왼쪽 무릅에 조금의 통증이 느껴졌고 몇일이 지나자 접어지지가 않았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야만이 차에 탈 수 있었고, 특히 아침 출근길 승차시에는 완전 디지는줄 알았다.

 

엑스레이를 찍었고 연골과 뼈의 상태가 아주 좋다고 했지만,

통증의 정확한 원인은 MRI를 찍어봐야 알 수 있고, 반기부수도 해야 된다고까지 했다.

에라이~ 다 땔치우고 약이나 지주소~

실비고 나발이고~~

 

저녁마다 음주를 하면서도 꼬박꼬박 약을 챙겨 먹었다.

일주일이 지나니 무릅이 조금은 접어졌고, 걸음도 제자세를 잡는듯 했다.

 

그렇다면, 조심스레 아리랑길로 한번 나가 볼까...,

 

 

 

[마창대교]

 

 

 

 

[이순신트레일 6회차-제2일째에 지났던 길 (적촌선착장)]

 

 

 

만(灣),

육지로 들어온 바다,

그 바다에도 섬은 있고,

그 섬는 바다를 닮은 사람들이 산다.

 

 

남해안 해안지선을 리아스식으로 만든 그 숱한 만(灣)들 중, 그 수역이 가장 큰 바다는 진해만이다.

진해만에는 많은 섬들이 있고, 10여 섬에는 사람이 살고 있다.

 

음지도, 우도, 소쿠리섬, 저도, 가조도, 칠천도, 황덕도는 일주탐방을 했고,

마산의 실리도, 잠도와 통영의 어의도, 수도, 지도가 현재 미탐방 섬으로 남아 있다.

 

지도를 제외한 나머지 섬들은, 가봤자 걸을 길도 없는 단순 입도의 의미뿐일테고...,

2019년 8월 24일, 진해만 마지막 탐방섬이 될 종이섬 지도를 가고자 06시 살며시 집을 나섰다.

 

 

 

 아리랑길 044 - 지도 (2019.08.24)  

지도 일주도로 '남부해안길

 

 

 

마창대교를 건너 14번국도를 남하하여 07시40분,

이순신트레일 6회차제2일째, 거제도 입도 3km 직전에 지났던 '적촌선착장에 도착을 했다.

 

 

 

[지도 전경]

 

 

[08시20분 지도호 승선]

 

 

통영 지도 배시간 (배삯은 왕복 4,000원)

 

 

 

 

 

승선 후 배낭을 풀어 의자에 내려 놓으니, 이런~ 그단새 다왔단다.

배를 탄 개폼도 잡지 못했는데...,

 

 

 

 

 

오랫만에 길로 나왔다.

하늘은 욕이 나올 만큼 맑고, 그리 덥지도 않은 기온속 바다는 하늘보다 더 맑다.

 

선착장 기준, 반시계방향으로 섬을 돌기로 하고 서부마을을 벗어나니,

아- 절로 탄성이 나오는 해안길이 바다를 휘감고 있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빈풍경으로...,

 

 

 

 

 

 

 

[신거제대교]

 

 

견내량 신거제대교가 선명하게 보인다.

 

사실은 지도가 위치한 바다는 진해만이 아닐수도 있다.

어쩌면 진해만이라 불리우는 이 바다는, 만의 지정학적 정의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래도 진해만이라 우기고 싶다.

 

 

 

 

 

[가조연륙교]

 

 

 


서부마을을 출발한지 이십여분, 거망마을 해안을 지난다.

 

오늘 지도에서 제대로 된 색들속에 갇힌 기분이다.

원래 하늘색, 원래 바다색, 원래 산색, 그런게 보이더라~

 

 

 

 

 

[동부마을 가는 길]

 

 

 

 

[바다 건너 수도와 어의도]

 

 

 

1.46㎢ 지도에는 세 곳의 마을이 있다.

통영의 원평으로 나가는 페리호가 취항을 하는 서부마을과,

조금전 지난 거망마을, 그리고 섬의 중심이 되는 가장 큰 마을인 동부마을,

 

섬은, 아름답기도 했지만 평화스럽게도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완벽에 가까운 해안일주도로를 가지고 있다.

 

 

 

[지도동물원]

 

 

 

 

[서부해안으로 넘어가는 북부고갯길]

 

 

 

09시20분, 북부해안의 고갯길을 넘어서니 이순신트레일 6회차 제1일째에 걸었던 고성반도 동부해안이 보였다.

곧 길이 끝날것만 같아서 애써 루트를 외면하고, 걷는 속도도 늦추었다.

 

 

 

 

 

[바다 건너 보이는 벽방산]

 

 

[지도 북부해안]

 

 

 

이제 1.4km만 걸어가면 섬을 다 돌게 되고, 일주의 출발점 서부마을에 닿는다.

 

그 동안의 길에서...,

나는 길이 빨리 끝났음하는 바램을 가지지 않은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랬는데...,

길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기는 처음이다.

 

 

 

[지도 서부해안]

 

 

 

 

 

 

 

 

[서부마을]

 

 

 

 

 

09시36분, 이런~ 니이미 배시간이 40분이나 남았는데...,

1시간10분만에 섬을 다 쳐돌아버렸다.

아놔~ 뭐하냐??

 

 

 

[쳐씻다않고 기나왔지~]

 

 

 

버스정류소 벤치에 쳐자빠져 배시간이 되기를 기다린다.

 

 

그리운 것은 그리운 것이다.

해간도로 가는 길에서도, 황덕도로 가는 길에서도, 나는 애써 담담했다.

그런데, 지도를 일주하며 보이는 이순신트레일의 회상속에 같이 걸은 그들도 있었다.

 

길은 끝이 났고...,

반듯한 회식도 못한 채, 뿔뿔히 흩어지듯 그렇게 헤어진 인연들...,

이제 회상이 된 길인데, 왜 이리도 생각이나는지 모르겠다.

 

그리운 것은 그리운 것이다.

 

 

 

[굿바이~ 지도~~]

 

 

 

10시15분, 다시 적촌선착장으로 돌아 왔다.

 

섬 하나를 더 가고자 차에 올랐고,

거제대교를 건너 10시35분 거제섬 서부해안에 위치한 호곡마을에 도착을 했다.

 

 

 

[거제대교]

 

 

 

 

[이순신트레일 11회차 제1일째에 지났던 거제시 둔덕면 호곡항]

 

 

 

일전에 가야 할 섬들을 디지다가,

행정구역상으로는 거제시이지만 통영에서 여객선을 타야만이 갈 수 있는 '화도'에 새로운 항로가 생겼음을 알았다.

 

작년 10월, 산달연륙교가 개통되고 나는 산달도를 일주 탐방했다.

그 때, 그 용도를 다 하고 산달도 해안가에 쓸쓸히 정박된 산달페리호를 보았다.

 

그 산달페리호가 2018년 11월8일 화도페리호로 개명을 하고,

거제시 둔덕면 술역리 호곡항을 모항으로 하루 6차례 화도를 오가고 있었다.

 

그 이전에 화도는, 하루 2회 통영에서 운항하는 여객선이 전부였다.

가장 가까운 뭍에서 불과 1km 남짓 떨어진 근해의 섬이고, 거제시 4번째 크기의 유인도임에도...,

 

 

 

[거제 화도 배시간 (배삯은 왕복 4,000원)]

 

 

[화도 전경]

 

 

 

오늘은 8월24일이다.

다행히 화도페리호는 어제까지 정기점검을 받는다고 안내되어 있다.

 

3항차의 출발시간 11시가 지났지만 화도페리호는 도무지 나타나질 않는다.

안내된 전화로 영문을 묻고자 전화하기도 귀찮은데, 받는 사람은 또 얼마나 귀찮겠나 싶어 그냥 땡볕을 서성였다.

 

11시20분쯤 대체 선박이라는 어선이 항에 접안을 했다.

배 꼬라지 아주 가관이다.

에이 시발~ 화도고 나발이고 안간다.

 

 

 

[화도페리 대체 선박]

 

 

 

견내량 수로 기준,

북쪽 수역의 지도와 남쪽 수역의 화도를 아리랑길 44와 45로 각각 정하고,  

이십여일만에 다소 불편한 걸음을 감수하며 길로 나왔다.

 

배 꼬라지에 열을 받아 비록 화도 탐방은 직전에서 포기를 했지만,

그건 아마도, 8km쯤 되는 화도 탐방길을 오늘 걸음으로는 무리라는 그 무언가의 나를 보우함이었음을 나는 안다.

 

미련 없이 돌아서 집으로 오는 길,

아직도 토요일 오전임에 기분은 다시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