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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겨울바다에 가 보았지 - 한산도 가는 뱃길 본문

살다보면 - 픽션은없다

겨울바다에 가 보았지 - 한산도 가는 뱃길

경기병 2023. 12. 5. 09:51

때는 바야흐로 겨울로 들어섰다.

 

나이가 들수록 시려지는 마음듦에,

겨울이면 시들어지는 모든 것들이 애잔하기 그지없다.

 

시들지 않는 것은 오직 바다라서,

그 마음 잠시 떨쳐내고자 선명한 겨울빛 일렁이는 바다로 간다.

 

 

 

겨울바다에 가 보았지 - 한산도 가는 뱃길 (2023.12.2)

통영항 뱃길을 오가는 철부선들

 

 

11시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서,

정처도 없이 가다보니 오늘도 통영에 와 있었다.

 

 

 

 

산양일주도로에서 바라본 연명항과 미륵도 남부해역

 

 

나는 김 펄펄 올라오는 물메기탕이 땡기는데,

엄마는 알싸한 회덮밥이었다.

 

그로해서,

달아항으로 가다가...,

 

 

 

 

 

 

 

 

 

 

아땃...,

어찌나 회를 많이 덮었던지...,

 

많이 줌은 고마운 배려이지만,

나이가 드니 그 고마움은 시키지도 않은 짓으로 치부가 된다.

 

 

 

 

 

 

 

겨울이었고,

더하여 맑은 하늘이었고,

그러니 배를 아니 탈 수가 없는 통영이었다.

 

 

 

 

 

 

 

 

 

 

 

 

 

지난 추석연휴,

제주도 운진항에서 가파도 상동포구를 오고 간 뱃길을 끝으로,

이어야 할 뱃길에 대한 의욕도 다시 타고 싶은 뱃길에 대한 갈망도 사라졌다.

 

그러다 겨울이 되니,

무작정 온 통영에서 무작정 가는 한산도 뱃길에 들었다.

 

 

 

 

통영항여객선터미널

 

 

통영운하

 

 

연화도를 경유 욕지도로 가는 아일랜드호

 

 

한산도에서 오는 파라다이스호

 

 

오랫만에 통영항을 출항하는 뱃길에 올랐다.

 

기댈  곳이 바다뿐이라서,

주말이면 아픈 엄마를 데리고 남녘바다 섬들로 가는 뱃길에 올랐다.

 

뱃길에서 일렁이는 바다와 불어오는 바람은,

약물에 지친 내 엄마를 언제라도 충분히 위로해 주었다.

 

 

 

 

통영항을 뒷전으로 돌리고,

 

 

한산농협카페리호는 한산도를 향한다.

 

 

겨울바다 그 시린 풍경을 보고자 승선을 한 한산도행 뱃길,

 

엄마도 이 뱃길에서 이 시린 풍경을 한껏 보았음 좋으련만,

늘 그렇듯 오늘도 차에서 내리질 않겠단다.

 

때마침 등장한 해상안전요원의 권고에 따라,

늘 차안에서 뱃길의 풍경을 보던 엄마도 오늘은 오랫만에 2층 객실로 올랐다.

 

15시 정각,

한산농협카페리호는 통영항을 이탈했다.

 

겨울바다 그 시린 풍경을 엄마도 보게 됨이 더 없이 좋았다.

 

 

 

 

통영항에서 한산도 제승당항으로 가는 뱃길

 

 

겨울바다 그 시린 풍경을 보고자 승선을 한 한산도행 뱃길,

 

제승당항에 내리면,

엄마를 휠체어에 태워 제승당이나 둘러보고 나와야지, 싶었다.

 

앗, 근데 차는 왜 가져가노...,

이런 멍청한...,

 

 

 

 

도남관광단지

 

 

이 춥은데..., 저 저...,

 

 

견내량

 

 

통유리창과 마주한 좌석에 엄마를 맡기고,

2,3층 갑판을 오르내리며 겨울바다 그 시림의 풍경속을 서성인다.

 

 

겨울이면,

 

숭어회에 소주를 마시고...,

티비로 중계되는 배구경기를 보고...,

 

그리 겨울을 나다보면 봄은 온다.

 

 

 

 

 

 

 

한산항등표

 

 

15시 25분,

한산농협카페리호는 제승당항에 접안을 했다.

 

 

 

한산도로 타고 온 한산농협카페리호

 

 

제승당항에서 바라본 통영쪽 바다

 

 

생각없이 차를 싣고 왔지만,

진두고 추봉도고 소고포고 나발이고는 오늘은 생략이다.

 

장군이나 들봐다보고 나갈란다.

 

 

 

 

제승당 가는 길 - 1

 

 

 

 

 

 

 

 

제승당 가는 길 - 2

 

 

지난 여름에 왔을 때,

한창 공사중이었던 데크길이 완성돼,

다소 가뿐하게 엄마가 탄 휠체어를 밀며 15시45분쯤 제승당 수로에 올랐다.

 

 

 

 

 

 

 

 

 

 

뜻한바는 아니었지만,

매 주말이면 떠도는 남해안에서 매 번 장군을 알현하고 있다.

 

지지난주는 칠천량해전공원에서,

지난주는 진해해양공원에서,

이번주는 제승당에서...,

 

나라를 구한 장군이기에 앞서,

그 어머니에게 성심으로 효를 다한 아들이었기에 그를 더 존경한다.

 

 

 

 

 

 

 

 

 

 

아침에 흰머리카락 몇 올을 뽑았다.

아직 어머니가 계시기 때문이다.

 

장년의 시름을 잊고 소년의 마음으로,

어머니를 위로했다.

 

이순신...,

 

 

어젯밤 술 처마신다고 지갑을 다 비웠다.

출근을 하면서 엄마에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돈 좀 도, 이랬다.

 

 

 

 

 

 

 

 

 

 

 

 

 

모든 통치가 이해불가인 대통령이,

3성의 해작사 사령관을 4성으로 올리며 합참의장에 앉혔다.

 

국회 인사청문회,

깜은 절대 아니었다.

 

선조가 원균을 삼도수군통제사에 임명한 꼴이었다.

 

 

 

 

제승당을 나오는 길 - 1

 

 

제승당을 나오는 길 - 2

 

 

가을에 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아,

가을이 오면 다시 와야지, 하며 제승당을 나왔다.

 

 

 

 

 

 

 

 

 

 

16시25분 제승당항으로 돌아왔고,

해 있을 때 섬을 나가자는 심정으로 16시35분 항차를 출도의 시간으로 택했다.

 

 

 

 

 

 

 

통영과 한산도를 오가는 항로에서,

파라다이스호와 씨파라다이스호를 운용했던 유성해운이 자취를 감췄다.

 

항으로 들어오는 파라다이스호에는 농협깃발이 펄럭인다.

 

 

 

 

 

 

 

 

 

 

떠나면 그만인게 섬이고,

그리워지면 다시 오는게 또 섬이다.

 

 

 

 

 

 

 

강구안에 어둠이 내려앉을 쯤,

파라다이스호는 통영항여객선터미널에 접안을 했다.

 

가끔은 배를 타야 해...,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니 20시30분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