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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해파랑길 22코스 - 축산항등대에서 고래불해변 본문

해파랑길 - 동해바닷길

해파랑길 22코스 - 축산항등대에서 고래불해변

경기병 2017. 5. 22. 19:34

끊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줄여야한다.

하면서도..., 여전히 그대로인 생활습관에 찾고자 하는 나는 멀리만 하다.

하루 20여Km를 걸어 체지방을 소모해도, 생활습관이 바뀌지 않는 한 도루묵이다.

 

교촌은 왜 그리 맛있는지? 참치는 왜 뱃살이 맛있는지?

눈으로 보기엔 물하고 같은데, 소주에 뭔 칼로리가 그렇게 들어 가 있는지?

 

모르겠다!

길이나 걷자!

 

 

 

 해파랑길 22코스 - 축산항등대에서 고래불해변 (2017.5.20) 

 

 

 

한달 동안 교촌을 3번 시켜 먹었다.

다들 닭 보듯하고 먹지를 않아 혼자서 먹었다.

 

 

 

[강구에서 4번째 버스를 타고 축산항으로 간다]

 

 

 

코스가 올라 갈수록 이동에 소요되는 모든것들이 녹록치 않다.

07:30분 집을 나와 22코스 시점인 축산항에 도착을 하니 12시였다.

 

 

 

[해파랑길 22코스 시점 - 경북 영덕군 축산면 축산리]

 

 

 

지난번 죽도산에서 본, 22~23코스는 아스라했다.

 

이미 봄을 넘어 여름으로 들어선 날씨에, 뉴스에서는 울진이 어제 가장 더웠다고 했다.

영덕 구간의 마지막22코스가 끝이 나면 이제 울진이다.

 

 

 

[오늘 걸어야 할 해안지선(지난 21코스에서 촬영)]

 

 

 

 

 

 

 

예전에 7번 국도였던 길은 새로 난 4차선 길에 그 이름마저 내어주고,

동해안의 마을들을 이어주는 간선도로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득분에 걷기는 좋았지만..., 7번국도의 의미가 상실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멍청한 한국판 피요로드]

 

 

 

축산항에서부터 제법 걸어 나왔지만,

뒤돌아 보면 아직도 죽도산이 선명히 보이고,

그 산 안을 휘감아도는 오름길까지 확인이 되니 나아간 거리에 답답함이 짙어진다.

 

동해안 경북권역에 소재한 마을들은 하나의 고유지명에, 1리 2리 3리로 획일적 구분을 해 놓았다.

 

 

 

[사진?리 풍경]

 

 

 

 

 

축산항에서 대소산으로 올라,

괴사마을과 이색기념관을 거쳐 대진해변으로 내려와야 하지만,

나름 길에 테마를 넣어 걷는이에게 만족도 향상을 도모한 해파랑측의 의도를 알지만,

내가 정한 해파랑이 아니기에, 나는 해안지선만을 따라 걸었다.

 

전통마을은 아직 숱하게 많이 남아 있고,

정도전과 정몽주의 스승이란 수식어가 붙는 목은선생을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대진항]

 

 

 

 

[이제 별 감흥이 없는 해안도로를 묵묵히 걷고 있다]

 

 

[대진해변]

 

 

 

소지적 잠들기전 테레비를 봤다.

80년대 김해지역 간선버스의 운수사명은 동신버스였고, 녹산도 행정구역상 김해였다.

 

서낙동강 녹산부근에 정차한 그 버스에서 주인공 손창민이 내리고 있었다

이문열 '젊은날의초상'을 각색한 드라마였다.

 

21코스를 끝내고, 집으로 가기 위해 축산항에서 영해로 가는 버스를 탔다.

십여분뒤 버스가 영해에 도착하니 마음에 불이 났다.

왠지 모르게 머물고 싶었다.

 

자아를 찾아 바다로 가는 영훈이 작은 시골 읍내에서 저물녁을 맞고 있었다

영훈이 아니니? 교사가 된 먼친척 누나를 우연히 만났다.

 

영훈이 찾고자 한 바다는 대진해변이었고,

친척 누나를 만난 낯선 곳은 영양읍 혹은 영해읍이었지 않나 싶었다.

 

영해터미널에는 작가 이문열의 고향인 영양군으로 가는 버스노선도 있었다.

 

 

 

 

 

 

 

 

 

 

 

 

 

 

국내 최장의 모래해변인 대진에서 고래불까지, 1시간여를 혹독하게 걸었다.

 

 

 

 

 

 

 

 

해송숲 사이로 난 데크길을 걸어나오니,

기대치에 비해 조금은 그저그런 풍경의 고래불해수욕장이 나타났다.

 

 

 

 

 

[해파랑길 22코스 종점 - 경북 영덕군 병곡면 병곡리]

 

 

 

 

 

한 날, 동래역부근 국밥집에서 수육으로 술을 마시는데...,

 

이경감이 말했다.

대학입시를 끝내고 7번국도를 따라 여행을 하는데,

눈오는 밤에 북쪽으로 가는 버스가 끊겨, 봉고차에 만원을 내고 탄 기억이 있다고...,

 

팩트인가? 아니면 '젊은날의초상'을 읽었나? 조금은 의심이 들었다.

 

 

그 날, 영해에서 포항가는 버스를 타지 않고,

나도 소설속 영훈이처럼 그 작은 소읍에서 저물녁을 맞이 했다면...,

 

교사가 된 먼친척누나가 없는 나는 누구를 만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