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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아리랑길 010 - 남해도(1~2) 본문

아리랑길 - 낙도바닷길

아리랑길 010 - 남해도(1~2)

경기병 2018. 7. 27. 16:04

해를 따라 서쪽으로 간다.

불멸의 삼도수군통제사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1545~1598)장군께서 살다가신 그 바닷길을 잇는다.

 

 

 

 이순신길 12 - 노량해협 (2018.07.21)  

하동쪽에서 본 남해대교

 

 

폭염의 나날이다.

여름이고, 여름이면 더운게 당연한거 아냐?

이렇게 둘러대고 매번 여름을 보냈지만..., 올해는 더워도 너무 덥다.

 

경제성장을 할려면 지구를 데워야 하고,

경제성장을 하고 나면 삼계탕을 쳐먹는다고 또 지구를 쳐데푼다.

 

데파진 지구를 걷는다.

 

 

 

[이순신트레일 12회차-시점 (경남 하동군 진교면 진교리) ]

 

 

 

지난 11회차는 심히 괴로웠다.

신발에 들어 온 빗물에 잠긴 발로 별 감흥도 없는 길들을, 가야 할 길이라서 걸을 수 밖에 없었다.

 

12회차는,

금오산 아래 소답스레 형성 된 하동군 진교읍 진교교를 시점으로,

장군의 3대 대첩중 한 곳인 노량의 바다위로 놓여진 대한민국 최초의 현수교인 남해대교를 건너,

면적 기준 대한민국 섬 서열 4위 남해도에 입도를 한다.

 

 

 

[05시쯤 남해안길은 진교교를 이순신길은 진교2교를 출발점으로 해, 12트랙의 걸음을 뗀다]

 

 

 

 

 

 

 

 

[중평항 가는 길]

 

 

[중평항(하동군 금남면)]

 

 

 

해안을 따라 잘 정비된 해안도로를 새벽부터 졸라게 쳐 걸어 채 7시가 안된 시간,

같은 길을 생생 달려 먼저 간 활어운반차들이 멈춰 서 있는 중평항에 도착을 했다.

 

전형적인 남해바다, 작은 포구이지만, 조금은 분주 해 보였다.

왜 일까?

 

 

 

 

 

[아마도 요녀석들 때문일테지?] 

 

 

 

아침부터 아주 푸지고, 맛나게 먹었다.

코드1께서 서울서 공수한 남원식 추어탕으로 속을 다스린 다음,

항에 근접한 가두리양식장에서 바로 건져 올린 전어를 새꼬시 해 깻잎에 쌈을 싸 먹었다.

 

약이고 나발이고...,

술을 마시고 이 더운날 우째 걸을라고고 지랄이고...,

 

좌우지간, 소주 한잔 빨아 넘기고 2018년도 첫 전어 한뭉탱이 씹어 돌리니...,

그 맛에, 세상 부러울 것 하나 없더라~

 

 

 

 

 

 

이번 12회차는 남해안길종주대 정예의 멤버가 길로 나섰다.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는 폭염은 날이 갈수록 그 기세가 대단했지만,

길의 이어나감이 중요한 그들에게 폭염 따위는 절대 길을 막지 못했다.

 

 

 

 

 

 

 

 

 

[바다는 물이 차야 제맛인것 같다. 특히 남해는...,]

 

 

 

중평항을 벗어나자, 드디어 기다렸던? 뙤약볕이 길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바로 지금이야~

사람들이 일제히 양산을 받쳐든다.

 

이런 니이미~

내만 양산이 없잖아~

왜 양산을 가져오라는 말은 않고, 자기들만 가지고 온겨?? 아놔~

 

근데, 남자도 양산을 쒀나?

나는 앞으로의 길에서 아무리 땡볕이 생발광을 해도 양산만은 절대 안쒈란다.

 

 

 

 

 

 

 

[저 해안가 모퉁이를 돌면 뭐시 빌지?]

 

 

[앗! 저거슨~~ 남해대교!]

 

 

 

그랬다.

우리는 부산 오륙도해맞이공원을 출발한지 8개월여만에,

부산, 마창진, 고성, 거제, 통영, 사천, 하동의 바닷길 800km를 걸어,

 

드디어 2018년 7월 21일 10쯤,

노량의 바다위로 난 붉은색 현수교 '남해대교가 보이는 곳에 닿았다.

 

 

어쩌면,

수술 대신 약물치료를 선택한 것도...,

 

어쩌면,

이 덥은 날에 아홉분이나 참여를 한 것도...,

 

모르겠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저 다리를 건너지 않고, 남해안길 이순신길은 성립이 되질 않을 것 같다.

 

 

 

남해대교

 

 

 

 

 

 

 

 

 

 

집단 배급되는 하드를 물고,

10시35분 아리랑길 11의 섬 길 남해도로 들어가는 남해대교에 올랐다.

 

 

 

 아리랑길 011 - 남해도1 (2018.07.21)  

왕지포구 가는 길

 

 

노량을 건너 이순신길의 여덞번째 도시 남해군에 들어 왔다.

 

날씨는 상상 이상으로 더웠고,

길 잃은 작은 바람 하나가 스치면 모두들 시원하다고 했다.

 

대장인 해미누나부터 막내인 시화까지 모두들 길을 즐기고 있다.

나는 그런 그들이 좋고, 그들과 함께 하는 이 길에서의 모든 순간들을 즐길 것이다.

 

 

 

 

 

[이시화 대원]

 

 

[라일라대원과 신서나대원]

 

 

 

 

 

 

 

남해도에 입도를 했으니...,

간단하게나마 자축을 하고자 거북선앞 정자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그냥 다 같이 잔을 부딪히고, 한 잔을 하면 되는데, 꼭 둘이는 무조건 난 안마신다다.

꼬득이고, 협박을 하고, 부탁을 하고, 사람 허패를 디비고서야 마지못해 잔을 받는다.

 

그래 놓고, 지가 언제 그랬냐는 표정으로 원샷을 때린다.

거품을 묻힌 입으로 아~ 맛있다! 이란다. 에라이~ 당장에~~

 

날도 덥제, 목도 마르제, 차가운 맥주 한잔하니까 좋거던..., 아놔~ 당장 쳐..., 참자!

 

 

 

[그리고 동북부해안을 따라 섬으로 들어 간다] 

 

 

 

 

 

 

 

 

[왕지포구 정자]

 

 

 

대교에서 7~8Km 정도를 걸어오니, 한적한 포구에 햇빛에 쩔고 있는 노상정자 하나가 비워져 있다.

 

에라이 잘 됐다.

아,어른 할거 없이 모두들 정자에 올라 그대로 실신모드에 들어 갔다.

 

익어가면서 걷는다는 것!

물론 나도 익어가면서 걷지만, 그 모습을 보니 많이 위해주고 싶어진다.

 

아홉에서 일곱은 실신을 하고, 둘은 바다에 들어 갔다.

해수온탕이 된 바다에서 헤엄을 잠시 쳤고, 마을에서 내려오는 또랑물로 갱물을 씻어 냈다.

 

선택의 여지 없이 라면 한솥을 끓여 먹고,

그리고 다시 불볕 절정의 아스팔트길에 반쯤 익은 몸을 내던졌다.

 

 

 

 

 

 

 

 

 

[노량해협 건너 집이 그리운 것은 절대 아닐테고...,]

 

 

 

당초, 12트랙의 1일차 종점은 모천방파제 혹은 조금 더 간 이어어촌체험마을이었지만...,

 

익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대장님은 즉각 30Km지점에 위치한 문항으로 1일차 트랙 종료점을 변경하셨다.

 

새우양식장을 지나고, 낚시가게에서 물을 몇병 샀지만 그 마저도 다 때려 마셨기에,

문항직전에서 물은 거의 다 떨어졌다.

 

보이는 민가가 있음 어떻게던 물을 구해 왔고,

구해오는 족족 뒷사람의 눈치를 보며 쭉쭉 마셨다.

 

 

 

 

 

 

 

 

눈 앞에 멀쩡하게 있는 바다 따위는 거둴떠도 안본 채,

논에서 벼와 마늘 혹은 시금치 농사로 번듯하게 사는 문항마을 어귀에 도착을 했다.

 

처마밑에서 무료한 오후를 보내는 아주머니에게 해미누나가 인사를 하고,

그 아주머니가 인사를 받으니, 또 다른 주자가 물 좀...,

 

득분에 씻고, 마시고...,

답답하기만 했던 물의 갈증에서 완전히 벗어 났다.

 

그 친절한 아주머니로 해서 남해는, 원래 아름다웠지만 더 아름다운 곳이 되었다.

 

 

 

[고마우신 아주머니댁]

 

 

[문항어촌체험관]

 

 

[문항새미]

 

 

 

17시쯤 맑은 우물이 있는 문항마을에 도착을 했고, 31Km를 꽉 채운 1일차 트랙은 끝이 났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며 이런 입에 발린 소리는 하지 않을란다.

가야 할 길이 있어, 가야 할 날에 걸었을 뿐이고...,

각자의 목표한바가 있어 그러했을 뿐이다.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남해군의 관광인프라는 대한민국 최악이었다.

파악이 불가한 군내버스의 운행정보, 식당의 불친절(먹고 있는데 상을 치운다) 숙소의 바가지 요금 등등...,

 

 

 

 아리랑길 011 - 남해도2 (2018.07.22)  

지족해협 가는 길

 

 

1일차에 배정된 8km를 2일차로 미뤄놨기에 평소보다 한시간 빨리 출발을 하기로 했다.

남해읍에서 택시를 타고 어제의 종점으로 가니 04시였다.

 

시원할때 많이 걷자!

모두들 그렇게 생각을 하고 2일차 다잡은 마음으로 걸음을 뗐다.

 

2일차 루트는, 신기하게도 해안지선으로만 모든 길들이 이어져 있었다.

득분에 길의 고됨과 지루함은 바다의 몫이었고, 더하여 햇볕마저 구름이 막아 주었다.

 

그래도 여름은 여름인기라~ 땀은 어제보다 더 났다.

 

 

 

[이순신트레일 16회차-중간점 문항공판장앞(남해군 설천면 문항리)]

 

 

 

 

 

 

 

 

 

 

 

 

 

이어마을을 지나, 선소리 해안가 간이쉼터에서 아침이랄것도 없지만 아침을 먹었다.

메뉴는 빵이었다.

 

밥, 떡, 빵...,

나는 한음절의 음식은 별로라서, 해미누나가 식당에서 점빵의 가격으로 사 온 맥주를 마셨다.

 

 

 

 

 

 

 

 

 

 

 

 

가끔은 아파야 할 것 같다.

아프니까, 사람들이 정말 잘해준다.

 

남해안을 걸어면서, 배낭은 거의 하나만을 매고 다녔다.

7회차에 구입한 트래킹화도, 그 날 이후로 쭉 신고 나왔다

 

내 돈으로 사기에는 뭔가 아까운 기분이 들어

그 배낭 그 신발에 대한 교체의 바램은 있었지만, 대책은 세우질 않았다.

 

그랬는데, 아프니까...,

받은 돈으로 배낭을 사고, 트레킹화도 사고, 좋더라~

 

근데, 이런 니이미!!

배낭은 어깨끈이 얍실해 다음날 양쪽 날개쭉지가 쓰라려 디지는 줄 알았고, 무엇보다 넣어 둔 뭔가를 찾으려 하면

뭔 지퍼들이 그렇게 햇갈리게 배열이 되었는지? 지퍼란 지퍼는 다 열어야 했다.

또 신발은 다음날 복숭아뼈가 진짜 봉숭아가 될 만큼 쳐부어 걷는내내 아파 디지는줄 알았다.

 

아~ 어떻게 해서 받아 낸 돈인데, 이런 개떡 같은..., 돌겠다.

 

 

 

[이동면 갯벌]

 

 

 

해안으로 나있는 길을 줄기차게 걸어 이동면 해안까지 왔고,

만을 따라 가면 16트랙의 종점인 지족해협이 나오고, 그 바다 위로 창선교가 보일 것이다.

 

땀이 난 만큼, 힘도 빠진다.

무엇보다 새로 장착한 배낭과 신발이 주는 고통에 괴로워지기 시작했다.

배낭의 끈에 어깨는 쓰라렸고, 신발목의 압박에 왼쪽발목의 복숭아뼈는 붓고 있었다.

 

해미누나에게 푸념을 하니, 감사하게도 당신의 신발과 바꿔 주셨다.

아놔~ 땀 범벅인 상태로, 감동을 먹어니 너무 달콤했다.

나만 편하게 걸을 수는 없어, 해미누나의 신발 한쪽을 체끼가 있는 서나대원에게 양보했다.

 

 

 

 

 

 

 

저 모퉁이만 돌면 창선교가 보일테지...,

사력을 다해 그 모퉁이까지 가면 창선교는 없고, 또 다른 모퉁이가 나타났다.

내가 너무 이른 기대감을 가졌어! 그렇게 스스로 위로를 하며, 또 그 모퉁이까지 가면 또 다른 모퉁이가 보였다.

그렇게 세번의 모퉁이에 속고나니 저 만치에 붉은색 다리 하나가 보였다.

 

근데, 내가 창선교를 한 열번은 지나 다녔는데..., 뭔가 이상했다.

해수면에서 띄워진 높이도 그렇고, 다가갈수록 볼품도 없고..., 헛기 보이나 싶었다.

 

아놔~ 에라이, 하다하다 야매다리까지...,

그 다리를 목표로 걷는 사람에게, 이 무슨 짓꺼리인지...,

 

 

 

 

 

 

마지막 남은 힘, 마지막 남은 땀, 마지막 남은 의지, 

그 모든 것을 다 동원 해, 망할놈의 야매다리까지 걸어가니, 그제서야 500m 전방 지족해협에 우뚝 선 창선교가 보였다.

 

 

 

[지족해협과 창선교]

 

 

 

 

 

 

2018년 7월 22일 11시30분, 

아리랑길 011의 섬 길 남해도 두 번째 트랙의 종점 지족해협에 도착을 했다.

 

힘들게 걸어 온 만큼 보람도 느껴졌고, 그 길을 걷는 사람으로서의 기쁨도 누렸다.

 

강인한 의지로 목표치는 무조건 채우는 해미누나,

이번 회차는 조금 힘이 들었다고는 했지만 길을 투어로 즐기는 레인저형님,

늘 힘든 내색 없이 당신 자신보다는 대원들을 챙기며 유쾌하게 걷는 깻다리형님,

애써 걸어 간 길을 아깝지도 않은지 되돌아 걷고 이번 회차 의지마저 끌어 준 무명초형님,

 

그리고

스스로 허접체력이라 말하지만 그 길에 항상 최선을 다하는 김라일라대원,

종주대를 위해 걷는 것 마냥 모든이에게 잘 하고자 이제 내 배낭의 무게를 초월한 신서나대원

길에서 얻고 길에서 배운 것들로 길을 누릴줄 아는 이시화대원,

 

그들과 함께 한 이번 회차는 누구도 따라하지 못 할 열정이었다.

 

 

 

 

 

 

 

 

 남해안 해상교량 시리즈 015 - 남해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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