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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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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길 - 낙도바닷길

아리랑길 019 - 산달도

경기병 2018. 10. 16. 13:45

전역후 복학까지 몇개월여의 시간이 주어졌고, 선배의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게 되어 거제도로 갔다.

 

측량 폴대를 잡아주고 사무실의 잡다한 일들을 하면 되었다.

당시 섬 사람들의 컴퓨터 활용 능력이 떨어져, 내가 전산 작업을 할 때가 점점 많아졌다.

(그 때는 윈도우 대신 도스였고, 한글 대신 하나였다)

 

지 일을 내가 해주니, 회사의 총무사원이었던 동갑내기 MS양은 늘 내게 친절했다.

서툰 전산작업이 막힐때면, 컴퓨터학원을 하는 지 친구 MO양에게 전화를 걸어 해결을 할 수 있게도 해 주었다.

 

가끔은 셋이 고현시내에서 어울리기도 했다.

(MS양은 내 책상 서랍에 간혹 장문의 쪽지를 넣어 두었고, 난 그 쪽지를 MO양에게 보여주곤 했다)

 

 

세월은 더럽게도 빨리 흘렀다

 

2018년 9월 22일, MO양의 고향 산달도는 연륙교가 개통 되어 거제도와 연결되었다.

어찌 아니 가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아리랑길 019 - 산달도 (2018.10.14)  

산달연륙교

 

 

토요일 아침, MO양을 찾아 산달도로 가려는데...,

느닷없이 내일 같이 가자고 한다.

 

토요일 밤, 집구석에 있자니 좀이 쑤셔 22시30분 거가대로를 달려 옥포로 갔다.

 

 

 

 

 

 

도합 260km에 달했던 거제도 해안지선,

지금 이순신트레일은 경남도의 해안지선을 끝내고 전남도의 여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시점에서, 거제도의 부속섬 하나를 트랙에 반영을 한들 그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걸어서 갈 수 있는 섬이 생겼음에 가야 했다. 

 

 

 

[지난 8트랙 기착지 옥포항에 숙소를 구하고...,]

 

 

 

 

한 밤에 거제도에 왔다는 기분에 젖어, 열나게 퍼마시고 기절을 했다.

시간이 되면, 연륙교가 있는 가조도까지 돌자고 했는데..., 일어나니 9시를 넘긴 시간이었다.

 

고현에서 속풀이를 하고, 산달도입구로 가니 11시였다.

 

 

 

[산달연륙교 (경남 거제시 거제면 소량리)]

 

 

 

 

 

 

 

 

 

 

 

산달도는 연륙교가 놓여지기전부터, 완벽한 일주도로가 형성된 섬이었다.

자오선 기준 반시계방향으로 섬을 일주하기로 했다.

 

 

 

 

 

 

 

거제도의 법동포구와 산달도를 오가던 페리호는 이제 그 소임을 다 했다.

 

섬에 육지와 연결된 해상교량이 놓여지면, 섬은 비좁아진다.

산달도 역시 그렇게 될 것 같다.

자연스레 섬 특유의 도도함도 사라질 것이고...,

 

남들은 섬이 가진 도도함을 폐쇄성이라 치부하고, 입도시 염려를 한다.

살아 온 환경적 이질감에서 오는 원주민 대 탐방객의 입장차일분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면 그만이고, 그 도도함을 존중하면 염려는 사라진다.

 

 

 

 

 

 

 

 

 

 

 

이십여분을 걸어 산전마을에 도착 했다.

 

일 없이 섬으로 들어 와,

아직은 관광적 요소가 전무후무한 섬을 실 없이 돌고 나가는 차들 때문에 다소 짜증이 났다.

 

제발 좀 걸어다니면 좋으련만...,

 

 

  

 

 

 

 

 

 

 

 

흔히들 트레킹의 걸음을 산길에 견주어 밋밋하다고 한다.

하지만, 25Km 아니 20Km를 넘어서면 산 보다는 길이 힘듦을 알 것이다.

 

 

 

 

 

 

 

 

 

 

 

10월의 중순이었지만, 태양의 고도가 높아지고 바람이 불지 않으니 조금은 더워졌다.

 

다행히 실리포구에 오니 공중화장실과 잘 관리되고 있는 정자가 보였다.

누군가 깨끗히 닦아 놓은 정자에 대자로 뻗었다.

 

 

 

 

 

 

 

 

 

산달, 산전, 산후...,

섬의 지명들을 보니 꼭 아기 낳으러 오는 섬 같이 느껴진다.

 

 

 

 

 

 

 

12시40분, 출발한지 1시간40분 산달도 연륙교입구로 나왔다.

 

 

 

[어구반도]

 

 

[법동포구]

 

 

 

 

 

걷지 않고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자 걷는 길, 그 길에서 만나는 풍경이 세상이었다.

궤를 모아 하나의 선을 만들고자 함은, 지금 내 삶을 풍요롭게 한다.


 

 

 

 

 

 남해안 해상교량 시리즈 26 - 산달연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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