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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아리랑길 021 - 가조도 본문

아리랑길 - 낙도바닷길

아리랑길 021 - 가조도

경기병 2018. 11. 19. 13:54

금요일 저녁, 내일 아침 07시10분 여수로 가는 첫차를 타야지 했다.

토요일 아침, 알람은 연신 울려됐지만, 그냥 퍼질러 자 버렸다.

 

정신을 수습하니 09시30분이었다.

난, 안돼~~

 

아침을 먹고, 배낭을 매고 집을 나왔다.

터미널에서 여수로 가는 버스시간을 확인하니 11시50분에 출발하는 편이 있었지만,

여수에 도착을 하면 14시쯤이고, 출발지인 방죽포로 가면 15시를 훌쩍 넘어선 시간일테고,

일몰까지 채 3시간을 못 걷고 돌아 올 처지였다.

 

에라이~ 말자! 땔챠뿌자~

그리고 돌아서 터미널을 나오는데, 불현듯 섬 하나가 생각이 났다.

 

 

 

 아리랑길 021 - 가조도 (2018.11.17)  

가조도 동북부해안

 

 

거제도 연안에는 사람이 사는 십여 섬들이 있고, 행정구역상 거제시가 관할한다.

 

그 섬들은 다음과 같다.

 

일곱개의 강이 있다는 진해만의 칠천도 (2000년1월1일, 길이 455m의 칠천연륙교가 개통 되었다)

거제도를 돕고 보좌한다는 진해만의 가조도 (2009년7월13일, 길이 680m의 가조연륙교가 개통 되었다.

봉우리들 사이로 계절에 따라 달이 떠는 거제만의 산달도 (2018년9월21일, 길이 620m의 산달연륙교가 개통 되었다)

칠천도에 서쪽 해역에 위치한 진해만의 황덕도 (2015년10월19일, 길이 263m의 황덕연도교가 개통 되었다)

대통령의 휴양시설이 있는 진해만의 저도 (2010년12월13일, 길이 8,200m의 거가대교가 개통 되었다)

그 외에도 이수도, 화도, 지심도, 내도, 외도가 있다.

 

위 열개의 섬들 중, 5개의 섬들은 걸어서 입도를 할 수가 있다.

(단, 군사시설이 있는 저도는 현재 입도 및 개방 불가 상태이다)

 

올해 2월 이순신트레일 7트랙에서 칠천도를 일주 했고,

얼마전 산달연륙교의 개통에 따라 거제만의 산달도 역시 일주를 했다.

 

 

 

 

 

 

 

14시15분 (거제)고현터미널에 내리니, 10분뒤 섬으로 들어가는 시내버스가 있다.

 

바닷가 사람의 집들을 보며, 내 걸어 가고 싶은 길이 있어,

그 동안 같이 한, 봄여름가을겨울산악회-남해안길종주대에서 일방적 이탈을 했다

 

일출전, 일몰후 보이지 않는 풍경속은 걸어 가지는 않을 것이고,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 갈 것이다

길에 나열된 것들을 지켜 주며, 내 걸음 속 스며오는 생각들을 무념으로 바꾸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것이다.

 

 

[7회차 트랙이었던 국도14호선을 따라, 차창밖으로 보이는 섬으로 간다]

 

 

해가 많이 짧아졌다.

 

섬의 지협부, 가조출장소에 내리니 시간은 15시를 조금 지났고, 이른 저물녘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하지만, 내일은 일요일~

 

 

 

[길의 시작 (거제시 사등면 창호리)]

 

 

이순신트레일에서 04구간으로 정한 거제도는,

칠천도 포함 총260km의 해안지선을 가지고 있었고,

그 해안지선 전부를 다 둘러 나오는데 6회차부터 11회차까지 여섯번을 방문했다.

 

그리고 지난번 산달도,

그리고 이번 가조도까지,

도합 여덟번 방문에 282km의 해안지선을 걷게 된다.

 

덕곡마을에서 북통영으로 간 6회차 첫째날의 새벽,

바다 건너 사람의 집들이 밝혔던 불빛들은 가조도産이었다.

 

성포항에서 장목항으로 간 7회차 첫째날의 새벽,

어둠속 가조연륙교가 밝히는 그 불빛 속을 걸어 섬으로 들어 가고 싶었다.

 

앞으로의 이순신트레일에서,

해상교량이 있어 걸어서 입도를 할 수 있는 섬의 길들은 절대 배재를 하지 않을 것이다.

 

 

 

[실전항 가는 길]

 

 

 

 

 

 

해상교량으로 육지와 연결된 섬들에 입도를 하게 되면, 뭔가 저미는 마음이 없다.

뭍에도 못 나가고..., 뭐 그런 애잔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바다 건너 보이는 육지와 또 다른 섬들을 보며,

섬의 해안지선으로 형성된 길들을 따라 한적한 토요일 오후를 거닐어 본다.

 

 

 

 

 

 

 

섬은 8자 모양을 닮았고,

윗 동그라미와 아랫 동그라미가 만나는 지협부가 섬의 중심이다.

 

그 지협부에 위치한 가조출장소앞 삼거리에서,

15시20분쯤 아리랑길 스물한번째 섬 길에 첫 걸음을 시작했다.

 

윗 동그라미 지형을 반시계방향으로 돌아, 다시 섬의 지협부로 돌아 온 다음,

아랫 동그라미의 서측해안을 따라 가조연륙교로 가 섬을 나갈 것이다.

 

 

 

 

 

[바다 건너 보이는 칠천도]

 

 

 

 

 

 

 

 

 

 

섬의 윗동그라미 지형에 우뚝 선 옥녀봉으로 해서 만들어진 음지속 동북해안길을 걸어,

석양빛 양지녘 섬의 최북단 계도포구에 닿았다.

 

바다와 접해 있는 곳곳에 들어 선 펜션들, 얼핏 보기에도 그 외형이 대단하다.

그 곳에서 주말을 보내고자 속속 찾아드는 이용객들의 얼굴에 설렘이 한것 묻어 있다.

 

그들의 눈에, 혼자 걷고 있는 내 모습은 어떻게 보일지? 사뭇 궁금도 했지만, 걷는 내가 더 좋더라~

 

 

[계도]

 

 

 

 

 

 

파제벽에 붙어 있는 낚시꾼들만이 한가한 토요일 오후를 누리고 있는 어촌체험마을인 계도포구,

잠시 쉬고도 싶었지만, 쉬게 되면 신발도 벗어야 하고 담배도 태워야 하고...,

귀찮더라~

 

 

 

 

 

 

 

[바다 건너, 지난 6회차에 걸었던 당동만부근의 조선소들이 보였다]

 

 

과연 혼자서 이 길의 끝으로 정한, 진도의 세포항까지 갈 수가 있을까?

같이 한 길들이 보일때 마다, 같이 한 사람들 생각이 났다.

 

가조도 서북측 바다 건너에 보이는 6트랙의 회상...,

오늘 그들은 여수의 어느 해안길을 줄기차게 걷고 있을텐데...,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지만,

어차피 인연은 스치는 것이고, 길은 혼자서 가는 것이다.

 

 

 

[창촌]

 

 

 

 

 

 

16시30분, 출발을 한지 1시간10분,

섬의 윗동그라미 지형 7.1km여를 걸어 출발지점인 가조출장소앞 삼거리로 돌아 왔다.

 

수직 굴곡이 제법 분포된 길이었지만, 나름 계획한 시간을 한참이나 앞당겼다.

 

행여 집으로 갈 때, 버스표가 없을까봐 미리 끊어둔 19시30분 표를 그 전 시간으로 바꿔야지~

그런 생각을 하고, 이내 걸음을 제촉했다.

 

 

 

 

 

[실전포구]

 

 

 

[가조도 서북해안]

 

 

 

 

 

 

8자 지형인 섬을 완벽하게 일주하고 싶었지만,

아랫 동그라미 동측해안으로는 길이 없어 부득이 군령포는 제외를 시켰다.

(같은 길을 두번 걷기는 싫터라~)

 

결국은 8자가 형성되어야 할 트랙은 9자가 되었다.

 

 

 

 

 

 

 

 

 

[석양빛 속, 멀리 신거제대교가 보였다]

 

 

[신전]

 

 

 

 

 

 

견내량의 일몰

 

 

[저 모퉁이를 돌면...,]

 

 

 

 

 

 

17시20분, 가조도 해안지선 11.7km를 두시간 동안 걸어 가조연륙교에 도착을 했다.

이제 붉은색 강제아치교를 건너면, 오늘 길은 끝이 날 것이다.

 

서진의 길이가 늘어 날수록, 외면하고 지나친 이 섬에 대한 연민 같았던 마음도 사라질 것이다

 

 

 

 

 

[가조연륙교]

 

 

 

[길의 끝 (거제시 사등면 성포리)]

 

 

[성포항]

 

 

17시30분, 성포항에 밀려오는 어둠을 보며 트랙을 종료 시켰다.

 

이내 고현으로 나가는 버스가 왔고,

기억이고 추억이고가 된 지난 성포항에서의 회상에 들 시간은 없었다.

 

 

 

 

 

 

고현으로 오는 버스에서 잠시 졸았다.

안내방송에서 고현시장이라 하니, 터미널까지 가야 할 몸이 뇌의 제어에도 불구하고 버스에서 내려 버렸다.

 

이제 혼자라서, 회를 살 수가 없어 입맛만 다신채 그 골목을 서성였다. 

 

 

 

[파이날 혼술]

 

 

 

 


 

 

 남해안 해상교량 시리즈 29 - 가조연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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