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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아리랑길 047 - 욕지도 본문

아리랑길 - 낙도바닷길

아리랑길 047 - 욕지도

경기병 2019. 10. 21. 17:08

 

 

인생사, 찌지고 뽁고 생염병들의 나날에서...,

 

아는이 하나 없는 섬으로 가,

바다를 따라 난 길을 무심히 걷다보면 비워지는 뇌는 수도승 부럽지 않더라~

 

오늘은 욕지도를 쳐돌고 오겠다.

 

 

 

[통영운하 위 통영대교]

 

 

 

 

 

 

 

 

 

통영항여객선터미널에서도 욕지도로 가는 여객선이 있지만,

욕지도와 근접하여 있는 미륵도내 삼덕항이 섬으로 가는 가장 가까운 길목이다.

 

오새 통영을 몇번이나 쳐가고 있는지..., 앞으로도 몇번을 더 쳐가야 될지??

 

04시에 집을 나와, 06시15분 미륵도 삼덕항에 도착을 했다.

편의점에서 빵과 딸기우유 그리고 담배 한갑을 사고,

배에 탈 차와 사람들로 뒤엉킨 06시45분 욕지도행 1항차 차도선에 올랐다.

 

07시47분 욕지항 접안 5m전 선상에서 트랙을 켜고, 

제일 먼저 하선을 한 다음, 곧장 욕지도 일주길에 접어 들었다.

 

 

 

 아리랑길 047 - 욕지도 (2019.10.19)

욕지도 남부, 노적해변에서 본 갈도

 

욕지도는 고기도 잘 잡지만, 고기를 잘 키우는 섬이다.

또한 대형 여객선(차도선)들이 1시간내의 간격으로 운항을 할 만큼 찾는 이들이 많은 유명섬이다.

 

1시간여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 왔지만,

항 주변에 형성된 상업시설들과 붐비는 사람들로 인해 여기가 섬인가? 싶었다.

 

 

 

[서촌 욕지항 주변]

 

 

 


나는 오늘 우째던간에 욕지도를 일주 할 것이다.

 

섬의 동부해안에서 툭 튀어 나간 반도의 끝자락에 일주도로 약300m가 이어져 있지 않지만,

우째던간에 나는 오늘, 욕지도 일주의 트랙을 가질 것이다.

 

 

 

 

 

 

 

 

 

 

 

 

 

 

고개 하나를 넘어 항을 빠져 나오니,

그제서야 하늘이 지 색이었고, 바다는 비워져 있었고, 길의 풍경속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졌다. 

 

집을 나오기전,

갈까?말까? 망설인 마음도, 행여 무작정 섬을 걷는 따분함이 들면 어쩌나? 싶은 우려도 이내 사라졌다.

 

 

 

[흰작살해변으로 가는 길]

 

 

 

 

[해마원캠핑장 부근 해안도로]

 

 



추정한 섬의 일주길 총연장은 18km쯤이다.

그 일주길을 시속5km/hr의 속도로 돌아, 원점회귀를 하면 아마도 12시 이전일 것이다.


12시30분 배로 섬을 나간 다음,

삼덕항에서 3km 떨어진 연명항으로 곧장 가, 또 다른 두 섬을 탐방 할 것이다.
그게 내 오늘 계획이다.


 

[목과마을]

 

[욕지도와 하노대도 사이의 바다]

 

 

 

섬 트래킹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요건은 하늘색이다.

 

하늘이 파래야 모든 것들이 지 색으로 보인다.

지난회차 사량도에 이어 오늘 역시도 하늘색이 아주 파랗다.

 

파란 하늘밑,

반시계방향으로 섬을 돌기에 우측으로 보이는 바다를 보며, 

평온한 섬의 일주길을 오롯이 혼자서 아무 생각 없이 걷는다는 것! 그게 내 아리랑길의 가치다!

 

정말 좋다!!

 

 

 

 

[청사마을]

 

 

 

 

 

[소 미안~ 프라이버시를 무시하고 너무 리얼하게 찍었다]

 

 

[대송마을]

 

 

 

목과, 청사, 대송마을을 지나 송끝부근까지 오니 쉼터 한 곳이 나왔다.

 

푸른 아침바다에 그리운 섬들이 그림처럼 떠 있었다.

하지만, 머물 수는 없었다.

 

12시30분 배로 섬을 나가야 하기에...,

 

 

 

 

 

 

[고등어? 가두리양식장]

 

 

 

[도동마을로 내려 가는 길]

 

 

[도동마을]

 

 

 

 

 

아~ 욕지도 좋네, 좋아~~ 하면서...,

 

근데, 식전 댓바람부터 배를 타고 온 그 숱한 사람들은 당췌 어디를 갔는지? 

뜨문뜨문 지나가는 차들외에는 아무도 보이지가 않는다.

당연 쳐걷는 인간은 내뿐이고...,

 

 

 

[덕동마을로 내려 가는 길]

 

 

[덕동마을]

 

 

 

덕동마을로 내려 가는 길, 여지 없이 뛰었다.

 

섬의 일주길이 다 그렇듯,

생어거지로 길을 만들다보니 절반이 고갯길이라 오름길에서 속도가 준다.

 

흔들리는 배낭을 달고 덕동마을로 내려서니, 길가에서 고구마를 팔고 있는 아주머니가 끔쩍 놀랜다.

 

 

 

[욕지도 최고의 숙박시설인갑다]

 

 

[유동마을 가는 고갯길]

 

 

 

유동마을로 가는 고갯길에서 아련한 섬 하나가 보였다.

 

갈도였다.

 

통영항에서 가장 먼 섬이었지만,

이십여년전까지 사람들이 터전을 이루며 살았고, 분교까지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우연히 알게 된 지명들에서, 가끔은 뜬금 없이 어느 한 곳의 지명에 꽂히곤 한다.

한번도 간적이 없고, 그 곳이 어떤 곳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갈도 역시도 그랬다.

그 갈도를 오늘 욕지도 서부해안길에서 보게 되었다.

 

섬을 본 순간, 갈도임을 단번에 알았다.

 

 

 

[갈도]

 

 

 

 

 

 

 

 

 

2시간여를 걸어 섬의 서남부해안 끝으로 오니 '유동 노을전망대가 있었다.

 

바다 건너 갈도와,

더 넘어에 여수의 돌산도와 금오도 그리고 안도까지 희미하게 보이니 멈추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목이 타지도 않았는데...,

배낭에서 맥주를 꺼내어, 돌산도와 금오도와 안도에서의 그 걸음들을 되내이며 열나게 한캔을 마셨다.

 

 

 

 

 

 

 

[유동마을 가는 길]

 

 

[양판구미라 불리우는 지형과 유동마을]

 

 

 

11.5km를 걸어 유동마을을 지나니, 욕지도 남부해안길의 풍경에 아무 표현도 할 수가 없다.

풍경속에 내가 와 있었을뿐이다. 

 

 

 

 

 

 

 

 

 

[삼여도]

 

 

[국도(좌)와 좌사리도]

 

 

 

지금 보이는 풍경속에, 지금 있게 됨이 너무도 좋다.

입도가 어려운 국도마저 보이니 기쁨은 배가 되었다.

 

 

 

 

 

 

 

 

이유 없이, 그 지명에 꽂힌 갈도(葛島)와 국도(國島)

어쩌면 그 섬을 먼 발치에서 보고자 욕지도에 온 것은 아닌지?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망태봉과 일출봉이 있는 섬의 동부해안에서 튀어나간 반도의 지형]

 

 

[그 반도 북부해안가에 사는 사람의 집들]

 

 

 

 

[욕지도 남부해안을 따라 걸어 온 길]

 

 

 

10시43분, 14km를 걸어 동항리 삼거리에 도착을 했다.

 

좌측으로 가면 원점인 욕지항이지만, 

섬에 붙어 있는 반도 역시도 일주길의 선형속에 있고, 사람들 또한 그 곳에 집을 짓어 살고 있다.

 

더불어 욕지도를 대표하는 명소인 펠리칸바위, 출렁다리가 반도에 있다.

 

 

 

[욕지항으로 가는 길]  

 

 

[통단반도(가칭)로 가는 길]

 

 

[좌측의 입석마을과, 우측의 반도내 조선포와 야포] 

 

 

 

분명 내가 추정을 한 욕지도 일주길 총연장은 18km였는데...,

 

동항리 삼거리에서 트랙의 누적거리를 확인하니 14km가 표출이 된다.

통단반도(가칭)를 돌아 욕지항으로 가는 남은 길의 길이는, 얼핏 추정해도 10여km는 될 것 같았다.

 

18km? 웃기고 있네~

24km가 욕지도 일주길의 진짜 총거리였다.

 

1시간40분내에 통단반도 10여km를 돌아, 12시25분까지 욕지항으로 간다??

오늘 연대도와 만지도까지 탐방을 한다??

에라이~ 물 건너 갔다.

 

 

 

[욕지도 출렁다리 (이래 찍어줘야 다리가 산다)]   

 

 

 

왜 가설을 해 놓았는지? 그 이유를 도통 모를 출렁다리부근까지 오니...,

아~ 또 내 트래킹 역사상 기록에 남을 고갯길 하나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시속 5km/hr 역시도, 물 건너 갔다.

 

 

 

 

 

[저기까지만 가면 오름은 끝이다! 생각을 하고 거기까지 가도 오름은 절대 끝이 아니다]

 

 

[펠리칸바위, 하지만 난 욕지도의 신선대로 기억 할란다]

 

 

 

 

 

신선대입구를 지나니 섬의 동부해안 끝, 통단으로 가는 길이 보였다.

 

어쩌면...,하고 조ㅈ 빠지게 걸은 걸음에 일순간 맥이 쫙 빠진다.

내 아무리 조ㅈ 빠지게 쳐걸어도 12시25분까지는 때려 죽여도 욕지항에 도착을 못한다.

그게 팩트였다.

 

 

 

 

 

[욕지항 전경]

 

 

[노적마을로 가는 길]

 

 

 

 

[노적마을]

 

 

[노적마을부근 해안길에서 본 우도(좌)와 반하도(중) 그리고 연화도]

 

 

 

노적해변으로 내려가는 삼거리에, 연화도가 보이는 정자가 있었다.

 

배낭을 내려 놓았다.

물도 마시고, 담배도 피우고, 잠시 자빠져 기절도 하고...,

 

이제 바삐 걸어야 할 이유는 없어졌다.

14시25분 배를 타야하기에...,

 

 

 

[통단으로 가는 길]

 

 

[통단반도(가칭)를 걸어 온 길]

 

 

[통단마을]

 

 

 

 

 

11시45분 통단마을에 도착을 했고, 일주길은 끊어져 있었다.

 

300여m, 수풀을 헤치며 반대편의 길 끊어진 곳으로 가야 한다.

선답자의 흔적은 고사하고, 선답자가 있었는지 조차도 모르겠더라~

 

 

 

[저 위에 길이 있겠구나~ 아이더라~~]  

 

 

 

가시줄기, 찔긴거미줄, 멧돼지철조망, 손 여러 곳에 생기는 생체기...,

이십여분 사투의 전진을 했다.

 

 

 

 

 

 

 

 

 

 

토요일 정오쯤,

좌측으로부터 남해, 삼천포, 고성, 통영으로 이어지는 바다가 보이는 길가에 퍼질러 앉아 빵을 먹었다.

 

길이 없는 수풀을 상대로한 전진을 빨치산이라고 했는데,

내가 직접 해보니 산에 얻어터지는 기분이었다.

 

얻어터진 기분으로 빵과 딸기우유를 먹는데, 이상하게 열라 맛있었다.

 

 

 

 

 

[야포로 가는 길]

 

 

[두미도(뒤)와 하노대도(앞)]

 

 

 

 

[야포마을]

 

 

 

12시35분, 20.6km를 걸어 통단반도(가칭) 동북측해안에 위치한 야포마을에 닿았다.

 

3~4km를 걸어 14시까지 욕지항으로 가면 된다.

그 길에는 심한 오름도 내림도 없는 해안지선만을 따라 가는 길이다.

 

내일이 일요일이라서 더 좋은 토요일 오후의 섬길...,

비워진 뇌에 낯선 풍경이나 실컷 담자!

 

 

 

 

 

 

 

 

 

 

 

곡선이라서 더 좋은 야포에서 입석까지의 해안지선길 2km에서 나는 나이기에...,

그런 기분이었다.

 

 

 

[입석마을]

 

 

[입석에서 욕지항으로 가는 길]

 

 

 

 

 

 

 

 

13시26분, 욕지항으로 돌아왔다.

 

내가 일주한 욕지도의 트랙 연장은 24.2km였고, 휴식시간 포함 총5시간39분이 소요 되었다.

평균속도는 4.75km/hr를 기록했다.

 

 

공중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요즘 모친이 주식으로 삼고 있는 고구마 한박스를 사고,

섬??축제로 혼잡한 항의 귀퉁이에서 뭍으로 나가는 배가 오기를 기다렸다.

 

 

 

 

 

 

 

[굿바이~ 욕지도]

 

 

다음날, 일어나니 모가지가 울퉁불퉁해져 있었다.

아마도, 끊어진 일주길에서 수풀을 헤치다가 뭔가에 쏘였거나, 풀독이 올랐나 싶었다.

 

당장 병원을 가는 호들갑 대신에,

한몇일 껀질러보고 그래도 껀지러우면 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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