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회상이 될 길의 기록

아리랑길 075 - 고도 (거문도) 본문

아리랑길 - 낙도바닷길

아리랑길 075 - 고도 (거문도)

경기병 2020. 6. 25. 14:58

거문도등대를 나와, 올 때 점 찍어둔 숲길가 벤치에 잠시 앉았다.

한 대 피면 딱이라서~

 

술도 작작 처마시고, 담배는 무조건 끊고, 그렇게 살아야 모두가 행복해지고 이 아름다운 바다를 수 놓을텐데...,

뭐 이딴 남자답지 못한 비열한 생각이 처드냐?

 

거문도 3섬의 번화가, 고도로 가 만만한 2종근생이 보이면 술이나 한 잔 지꺼릴란다.

 

 

 

 아리랑길 075 - 고도 (2020.6.20)  

거문도항내 어항

 

 

들어설 때의 좋음이 배가된 수월산 숲길을 이제는 돌아서 나간다.

 

거문도 탐방의 실질적 목표치는 다 채웠기에,

후련하게 고도로 넘어 가 섬사람들이 살아가는 풍경속을 서성이다가 배가 오면 타고 나가면 그뿐이다.

 

 

 

 

삼호교와 고도

 

 

 

14시38분 거문도 3섬과 손죽도, 초도, 평도, 소거문도 등으로 구성된,

여수시 삼산면 소재지 고도로 들어가는 삼호교 서단에 이르렀다.

 

 

 

삼호교

 

 

 

1,900여명의 결코 적지않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거문도는,

여수반도와 제주도 사이에 위치한 원해의 섬이지만, 뭍의 피폐해진 농촌지역 읍·면보다는 훨씬 번성해 보였다.

 

아쉬운 점은 혼자 들어설만한 식당 없음이다.

 

 

 

항내 강구안의 지형 - 1

 

항내 강구안의 지형 - 2

 

 

 

횟집들의 수족관에 갖힌 물고기도 배가 고파 입맛만을 다시고,

들어갈 식당이 없는 나도 배가 고파 입맛만을 다시며,

거문도항 강구안의 선을 따라 터벅터벅 걸어가니 여객선터미널이 나왔다.

 

시계를 보니 아직 15시도 지나지 않았고, 배가 올려면 1시간30분은 족히 기다려야 한다.

 

영국군묘지나 갔다 올까 싶었지만, 지도를 보니 작렬하는 태양속 산길이라 때려치웠다.

배낭에 수개월째 방치한 젤리를 꺼내 항의 그늘에 앉아 녹여 먹고 있으니, 떼거지팀이 옆으로 와 지랄들을 떤다.

그 꼴이 보기 싫어 고도의 북부해안으로 난 땡볕속 해안길로 향했다.

 

 

 

 

 

이런 작은섬에 팔백여명이 산다니, 그 밀집이 대한민국 섬들에서는 최고이지 않나 싶다.

 

그나저나 더 걷고 싶은 길도 없고, 배는 고프고, 배는 안오고...,

1시간 동안 뭐를 처하냐??

 

 

 

 

 

고도 북부해안길마저 섭렵을 하고, 항의 방파제 끝에 서 있는 등대도 다 찍었는데...,

시간은 돌고 있는지, 더디게만 흐른다.

 

터미널 대합실을 서성이니, 탐방객을 상대로 섬을 안내하시는 어르신이 나타나셨다.

안내책자를 보는데, 백도는 갔다왔냐고 어르신이 묻는다.

폰에 그려진 거문도3섬 일주 트랙을 보여드리니 햐~하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신다.

 

 

 

굿바이~ 거문도!

 

 

토요일 오후에 뭍으로 나가는 배는 텅텅 비다시피 했다.

 

잠이 꿀속을 파헤치면 꼭 다왔다고 하더라~

하마터면 차를 외나로도에 대놓고, 여수로 갈뻔 했다.

 

18시쯤, 외나로도항으로 돌아왔다.

그 날 숙소였던 나로도호텔앞에서, 그 날과 똑 같이 담배 한대를 물고 어정거렸다.

 

 

새벽녘 집을 나설 때, 오늘은 집에 안가야지~하며 비박장비들을 챙겨 나왔다.

막상 목포로 갈려니 엄두가 나질 않는다.

 

에라이~ 갈 곳은 집뿐이더라~

 

 

 

 

 

 

 남해안 해상교량 시리즈 60 - 삼호교  

 

 

 

집으로 돌아가는 길...,

 

떠돌고픈 마음은 간절했지만,

막상 노숙의 모드에서 밀려들 답답한 고립감에 '웅천친수공원, '미조항, '상족암, '목포구등대를 찍고도 가질 못한다.

 

그 빙신 같은 마음을 달래고자 77번국도와 광양만에 놓여진 해상교량들을 지나 집으로 왔다.

 

 

 

팔영대교

 

요막교

 

적금대교

 

낭도대교

 

둔병대교

 

조화대교

 

이순신대교

 

섬진대교

'아리랑길 - 낙도바닷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리랑길 078 - 박지도  (0) 2020.08.13
아리랑길 076 - 비양도  (0) 2020.07.07
아리랑길 074 - 서도 (거문도)  (0) 2020.06.24
아리랑길 073 - 동도 (거문도)  (0) 2020.06.23
아리랑길 072 - 사양도  (0) 2020.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