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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한국뱃길 - 안좌도 읍동선착장에서 목포북항 본문

한국뱃길 - 섬으로간길

한국뱃길 - 안좌도 읍동선착장에서 목포북항

경기병 2021. 12. 21. 11:24

덤으로 탄 내륙의 케이블카를 제외하면,

바다를 건너는 해상케이블카는 삼척과 목포 두 곳만이 남았다.

 

12월 마지막 주말이나 혹은 1월의 첫 주말쯤에 목포를 가야지, 했는데...,

백야도에서 금오도 함구미로 가는 항로를 타고자 나선 길에서 마음이 돌변을 해,

해룡교차로에서 여수로 빠지지 못하고 '순천~영암간 남해고속도로'로 직진을 하고 말았다. 

 

11시가 넘어 극동의 집을 나와 350Km나 떨어진 극서의 목포를 갔다오는 미친짓은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한국뱃길 - 안좌도 읍동선착장에서 목포북항 (2021.12.18) 

안좌도 읍동선착장에서 목포북항으로 오는 뱃길에서 마주한 목포대교와 유달산

 

 

 

목포, 참 멀다.

목포, 멀지만 늘 가고 싶은 도시다.

목포, 그 곳에 가면 신안의 섬들로 가는 철부선들이 있다.

 

 

 

 

 

 

 

이제 식당을 이용하지 못하는 처지라 고속도로내 '영암주차장에서 도시락으로 점심을 떼우고,

목포에 들어서니 15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었다.

 

올해 네 번째 목포를 찾은 이유는 단 하나, '목포해상케이블카' 탑승이었다.

오늘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타게 되면,

엄마와 나는 해남진도(명량), 부산(송도), 사천, 여수, 그리고 목포까지,

남해를 건너는 모든 해상케이블카는 모조리 다 탄 모자(母子)가 된다. 

 

 

 

 

압해대교

 

천사대교 - 1

 

천사대교 -2

 

천사대교 - 3

 

 

 

목포까지 왔는데,

케이블카만을 타고 돌아가기엔 뭔가 아쉬워 또 압해대교와 천사대교를 건너 다이아몬드제도로 들어섰다. 

 

목포 만큼이나 신안도 그리웠다.

 

뱃길 검색을 하니,

암태도 남강선착장에서 16시 비금도 가산항으로 가는 철부선이 있고,

비금도 가산항에서는 22시50분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돌아오는 배편들이 있었다.

 

16시40분에 가산항에 내려 비금도와 도초도를 둘러보고,

18시 항차로 돌아와도 케이블카는 충분히 탈 수 있을 듯 싶었다.

 

다소 빡빡해진 여정을 순식간에 짜버렸다.

아무리 차에 앉아 있다지만 엄마가 좀 피곤할텐데..., 싶었지만, 감행하기로 했다.

문제는 15시55분까지 암태도 남강선착장에 닿아야함이었다.

 

 

 

 

 

암태도 호떡

 

 

 

생각지도 않은 문제는 또 있었다.

암태도 호떡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암태도에 오면 꼭 호떡을 사먹었다.

아무리 승선시간이 빠듯해도 그냥 지나칠순 없었다.

호떡을 사먹지 않고 암태도에 왔다고 말하지 마라! 그런 말은 없어도..., 

 

 

 

 

암태남강선착장

 

 

 

남강선착장에 도착을 하니 16시05분이었다.

호떡에 비금도행은 아쉽지만 날아갔다.

 

할 수 없이 보라색으로 꾸며진 해안과 섬들을 구경하고 다이아몬드제도를 나가기로 했다.

 

 

 

 

중앙대교 (암태도~팔금도)

 

신안1교 (팔금도~안좌도)

 

안좌도 중심가

 

 

 

16시20분쯤, 두리해안에 도착을 했다.

 

뻘의 바다에 보라색으로 치장을 한 두 섬(박지도, 반월도)은 퍼플섬이 돼 있었고,

올 12월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는 제1회 세계최우수관광마을로 퍼플섬을 선정했다.

 

허나, 엄마는 올 1월1일에 이어 두 번째 방문에서도,

차창밖 보라색이 만든 풍경들을 그저 바라만 보았을 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기싸, 다섯 번째 이 곳에 오게 된 나 역시도 그저 그러했을뿐이었다.

대신에, 목포로 나가는 뱃길이 있는지? 그게 초미의 관심사였다.

 

 

 

 

안좌도 읍동선착장

 

안좌도 읍동선착장 시간표

 

 

 

간절해지면 이뤄진다.

 

복호선착장에서는 17시35분에,

읍동선착장에서는 17시10분에 목포로 나가는 철부선들이 기항을 하고 있었다.

 

1월1일에는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복호로 오는 항로를 탔기에,

오늘은 읍동에서 목포북항으로 가는 항로를 택했다.

 

 

살아가면서 조우한 기억들 중, 가장 으뜸은 안좌도 읍동선착장에서였다.

그 곳으로 가니 16시40분쯤이었다.

그 날 그 기분이 잠시 스쳤다.

 

 

 

 

읍동선착장에서 바라본 신안1교

 

읍동선착장

 

 

 

암태도에서 비금도를 오가는 철부선은 못타고,

안좌도에서 목포로 나가는 철부선을 타게 되었다. 

 

철부선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데, 마음이 조금 설레인다.

'무슨 배를 사흘드리 자꾸 타노' 말은 그러했지만 엄마 역시도 배 타는 설레임으로 철부선을 기다린다.

 

오늘 뱃길에 마음 들뜸은,

안좌도에서는 천사대교로도 갈 수 있는 목포를 철부선을 타고 감이고,

영남권에 사는 엄마와 나에게 이번 뱃길은 분명 특별함으로 남을 기억의 가치였다.

 

 

 

 

섬드리비금고속페리

 

 

 

대합실에 붙은 시간표에는 분명 17시10분이었는데, 

16시50분쯤 안좌도와 팔금도 사이 해협에서 철부선이 나타나 접안램프로 다가온다.

비금도로 가는 배인가 싶어 지도에서 항로의 방향을 확인하니 목포로 가는 배가 분명했다.

 

접안을 한 배에서는 선적된 대다수의 차량들이 하선을 한다.

시간도, 승·하선의 이해도 안되는 상태에서 잠시 혼란스러워졌다.

 

뱃전에 머뭇거리는 내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 갑판승무원에게 다가가 목포로 나가냐고? 물었다.

원하는 대답 대신에 천사대교로 가면 되는데..., 하며 나를 쳐다본다.

그리고 선외방송이 흘러 나왔다.

목포 가신데??

 

선내에서 발권을 하며 알게 되었다.

대합실에 붙은 시간표는 도초농협 철부선인 '도초카훼리의 운항시간이었고,

지금 내가 탄 배는 시간표를 붙히지 않은 16시55분 비금농협 철부선인 '섬드리비금고속페리였다.

 

천사대교 개통후 안좌도에서 목포로 나가는 여객과 차량들은 거의 사라졌고,

또한 운임을 절약할 수 있는 안좌도 읍동선착장이 차량 승·하선의 중요 선착장이 되었다고 했다.

 

 

 

 

 

굳바이~ 안좌도!

 

 

 

서해바다 다이아몬드제도를 빠져나가는 해역에서 저물녘을 맞는다.

엄마와 같이 있으니, 뭐가 걱정이랴~ 마는...,

겨울바다 그 쓸쓸함은 어쩔 수 없더라~

 

 

 

 

불무기도등대

 

화원반도와 목포구등대

 

 

 

목포에 가까워질수록 어둠은 짙어졌다.

 

케이블카 타고 집에 가면 11시가 좀 넘겠다고 하니, 엄마가 갑자기 케이블카를 타지 않겠다고 한다.

오늘 구지 목포로 온 이유는 케이블카 때문이라고 말을 해도, 그 뜻을 거두지 않는다.

 

아놔~ 사람 돌겠더라~

목포는 다와가는 데...,

 

 

 

 

 

 

 

 

안좌도 읍동선착장을 출항한 '섬드리비금고속페리는 17시50분 목포북항에 닿았다.

 

 

육지에 사는 사람에게 섬은 특별함이다.

그 섬으로 가는 뱃길은 설레임이다.

 

엄마와 함께 숱하게 많은 섬을 오갔고,

심지어 같은 뱃길을 서너번도 넘게 반복했지만,

뱃길에 머무는 설레임은 섬의 특별함보다 언제나 앞선 기쁨이었다.

 

엄마와 함께 하는 이 좋은 시절여행에,

케이블카란 테마를 붙히니 떠남의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한반도 상공에 걸쳐진 줄은 이제 몇 남지 않았다.

케이블카를 대신 할 또 다른 여행의 테마를 찾다보니 뱃길(항로)이 있었다.

 

한국뱃길 - 섬으로간길을 카테고리로 삼아,

엄마가 탄 차를 싣고 떠날 수 있는 섬들이 얼마나 남았는지는 몰라도, 그 수가 더 없이 많았음 좋겠다. 

 

 

 

 

 

한국뱃길 시리즈 06  「안좌도 읍동선착장 → 목포북항」

□ 운항선사 : 비금농협 섬드리비금고속페리호

□ 항해거리 : 14.4마일 / 1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