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한국뱃길 - 한산도 제승당항에서 통영항 본문

한국뱃길 - 섬으로간길

한국뱃길 - 한산도 제승당항에서 통영항

경기병 2021. 12. 29. 12:28

15시10분, 바다 건너 통영이 너무도 선명하게 보이는 제승당항으로 왔다.

 

입도의 루트대로 소고포에서 어구로 출도를 할까?도 싶었지만,

고성(통영)반도와 미륵도북부를 가르는 통영운하 그 뱃길의 끌림에 따랐다.  

 

 

 

 한국뱃길 - 제승당항에서 통영항여객선터미널 (2021.12.26) 

한산항등표

 

 

 

바람은 차갑지만, 하늘은 맑고 바다는 더 없이 푸르다.

 

일 없이 들어왔다 나가는 섬의 선창가에서,

겨울, 일요일 오후의 햇살을 쬐며 어차피 정해진 시간에 출항을 하는 차도선이 그래도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생에서 만들어지는 논픽션은 이런 시간이다.

 

 

 

 

 

 

 

 

엄마는,

지난주 토요일에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탔고, 일주일이 지난 어제는 삼척해상케이블카를 탔다.

 

그 사이의 날들에서 엄마는, 

하루 내원과 이틀간의 입원을 통해, 심혈관검사와 동시에 관상동맥 스텐트시술을 받았다.

 

나와 병원의 유난스러움에 엄마의 일주일은 아주 리얼했다.

 

 

 

 

통영항여객선터미널과 한산도 제승당항을 오가는 파라다이스호

 

 

 

15시35분, 한산도를 떠난다.

 

겨울바다를 가르는 항로에서,

추울수록 그 농도가 짙어지는 바다색을 본다.

 

늦었지만...,

삶에 단 하나의 색만을 묻히고 싶다.

묻힌 그 색이 지금 보이는 바다처럼 진해지는 삶을 살고 싶다.

 

말처럼 그게 그리 쉽게 되겠나? 마는...,

이제 남은 삶에 더 이상의 색은 묻히지 않을 것이다.

 

 

 

 

한산항등표와 한산대첩기념비

 

제승당항으로 향하는 한산농협카페리

 

 

 

"배로 일본을 가면 얼마나 걸리노?"

엄마의 뜬금 없고 막연한 물음에 '코로나 때문에 지금은 못간다'고 했다.

 

"다른건 기억이 안나지만,

살던 곳은 구주고 집앞에 국민학교가 있었다"고 했다.

 

내가 선택한 색이 짙어질려면,

엄마를 데리고 약봉지를 다 챙겨들고 규슈의 모든 초등학교 앞은 다 디져야겠구나..., 싶었다.

 

 

 

 

통영국제음악당 부근

 

 

 

 

16시를 조금 넘은 시간, 통영에 닿았다.

통영을 오기 위해, 가덕도와 거제도 그리고 한산도를 거쳐야 했다.

 

생의 색은 하나라서...,

 

 

 

 

한국뱃길 시리즈 08  「한산도 제승당항 → 통영항」

□ 운항선사 : 유성해운(주) 파라다이스호

□ 항해거리 : 4.4마일 /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