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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말무리반도의 가을 - 고성 통일전망대 본문

소풍투어 - 전망과공원

말무리반도의 가을 - 고성 통일전망대

경기병 2023. 10. 25. 11:19

세월은 또 가을이다.

 

부는 바람에 나뭇잎은 우수수 떨어지고,

퇴근녘 무심히 창밖을 보노라면 날은 어느새 어두워져 있다.

 

 

 

 

회야강의 가을 (2023.10.20)

 

 

내려오는 물듦을 조금이라도 먼저 보고자,

말무리반도가 아스라히 보이는 동부전선 통일전망대로 간다.

 

최북단 거진항과 대진항을 서성이는 삶의 파노라마는 겨울이 제격이지만,

겨울은 아직 멀리에 있다.

 

 

 

말무리반도의 가을 - 고성 통일전망대 (2023.10.21)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금강산 구선봉과 말무리반도

 

 

어쩌면 겨울보다 더 멀리 있는,

말무리반도의 물듦을 보고자 08시30분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역마살 가시지 않는 미친놈의 성화에,

팔순을 넘긴 엄마는 보름 전 왕복 850km 인천행에 이어,

오늘은 왕복 900km 강원도 고성군 최북단을 향한 여정길에 올랐다.

 

다행히 1박의 여정이라 돌아옴은 내일이지만,

450km를 북상해 민통선내 두 곳의 안보관련시설들을 방문해야 하기에 힘겨운건 매 한가지다.

 

 

 

 

7번 국도 경북도와 강원도의 경계

 

 

 

동해고속도로 속초나들목

 

 

7번 국도 영해휴게소와 동해고속도로 양양부근 졸음쉼터에서 각기 10여 분을 쉬고,

줄기차게 북상을 이어 13시10분쯤 동해고속도로 속초나들목을 빠져나왔다.

 

허나 아직도 북상을 해야 할 거리는 30여분쯤 남았다.

 

 

 

 

 

 

 

 

 

13시45분,

드디어 마차진리를 10km 남겨둔,

대한민국 항,포구들에서 가장 애잔한 거진항에 도착을 했다.

 

 

 

 

 

 

 

 

 

채 일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엄마와 또 다시 거진항 그 애잔한 풍경 속에 와 있음이 좋다.

 

으레 그 식당으로 가,

그날처럼 생대구탕을 시켜 공기밥 하나를 더 추가해 나눠 먹었다.

 

 

 

 

 

 

 

14시20분 식당을 나와,

화진포와 대진리를 지나는 해안도로 대신 7번 국도를 타고,

곧장 마차진해변에 위치한 숙소로 가 바다가 보이는 룸부터 선정을 했다.

 

그런 다음 인근의 통일전망대출입신고소로 향했다.

 

 

 

 

 

 

 

 

 

방역시절이 사라지니 다시 불편해졌다.

 

중국산바이러스간염병이 한창일 때,

엄마와 두 번을 통일전망대로 갔지만 매 번 안보교육은 없었는데,

오늘은 숱한 인파들에 끼여 십분여의 통일전망대 관람을 위한 영상물 시청을 해야만 했다.

 

 

 

 

 

 

 

 

 

 

 

 

 

15시15분,

통일을 바라지는 않지만,

내 생은 고성 통일전망대에 여섯 번을 오게 되었다.

 

 

 

 

구관

 

신관

 

 

김씨 일가의 독재를 흔쾌히 사수하며 사는 북한 사람들은 한민족의 수치다.

그런 용기없는 등신 년,놈들과 합쳐지는 통일을 나는 절대 바라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고성의 통일전망대를 찾는 이유는 단 하나!

 

 

 

 

금강산 구선봉과 말무리반도

 

 

이 풍경 펼쳐져 있음이다.

이 풍경 내 엄마에게 보여주기 위함이다.

 

 

 

 

 

 

 

 

 

말무리반도가 보이는 풍경은,

내 사는 곳에서 450km를 북상해만이 있지만, 풍경은 늘 그대로다.

 

엄마와 통일전망대로 오면,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의 오르막 200m는 차로 오를 수가 있다.

 

 

 

 

 

 

 

1층 테라스에서도 볼 수 있는 같은 풍경을,

4층 전망대에서 보고자 승강기 탑승줄이 늘어진다.

 

지난 방문 때 이미 올랐음에,

조금의 아쉬움도 없이 전망타워를 나왔다.

 

 

 

 

 

 

 

가장 불안해야 할 곳이 가장 평화롭게 느껴지는 곳,

쉽사리 떠나기는 싫어 전망시설내 '6.25전쟁체험전시관'으로 들어섰다.

 

여섯 번을 왔지만 한 번도 들리지 않았음에...,

 

 

 

 

 

 

 

 

 

종교와 이념은,

인간을 지배하고자 인간을 죽인다.

 

 

 

 

 

 

 

 

 

이념이 부추긴 한국전쟁으로,

숱한 사람들이 죽었지만 아직도 한반도는 서슬퍼런 이념이 굳건하다.

 

종교가 뒤엉킨 세 번의 중동전쟁으로,

숱한 사람들이 죽었지만 이제 그 네 번째 전쟁이 불시를 뿜었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부질없는 이념과 종교의 민낯이 드러날지...,

 

 

 

 

 

 

 

 

 

'그런갑다' 치부를 하고 살면 된다.

왈부왈가의 참견이 이제 대한민국 또 하나의 이념으로 자리매김했다.

 

도대체 보수는 뭐고 진보는 뭐냐??

하루라도 말싸움을 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히는지 우째 그래 말들이 많은지...,

 

제발 좀 '그런갑다' 하고 사는..., 대한민국이었음 좋겠다.

 

 

 

 

 

 

 

 

 

 

 

보수와 진보로 갈라져 허구한날 처싸우는 꼴을 보노라면,

차라리 유엔군은 한국전을 '니들끼리의 전쟁'으로 방관했어야 했다.

 

공산치하에서는 끽소리도 못내며 살아 갈 위인들이,

유엔군이 지켜준 자유민주주의에서 우째그래 말들이 많은지..., 그 꼴 봄이 참으로 역겹다.

 

입을 닫아야 대한민국이 정의로워지고 한반도가 깨끗해진다.

 

 

 

 

요즘 내무반

 

내 군시절의 내무반

 

 

 

 

전시관을 나오며 그 시절 생각이 나,

전투식량 한 봉지와 건빵 한 봉지를 집어 계산을 하려니,

갑자기 엄마가 나를 제지하며 손가방에서 동전들을 꺼내 센다.

 

민통선에서 장사를 시작하고 처음이라는 주인여자까지 합세하여,

결국은 동전만으로 6,500원을 만들어 서로 그 값을 주고 받았다.

 

 

 

 

 

 

 

엄마가 민통선내에서 만든 진풍경은,

전쟁의 상흔들로 채워진 전시관의 한 귀퉁이를 소답한 평화로 채웠다. 

 

불멸의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이 지켜낸 한반도의 평화가,

유엔군 산하 16개국 전사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준 대한민국의 이 평화가,

이제 이념까지 수반된 입들의 말싸움에 무너지는 참사 없기를 바라며 통일전망대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