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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맑은 날에는 - 죽변해안스카이레일 본문

모노레일 - 무장애산길

맑은 날에는 - 죽변해안스카이레일

경기병 2023. 8. 23. 10:38

사계절이 뚜렷한,

그러나 영상 40에서 영하20도까지의 더 뚜렷한 기온차가 있는,

한반도에 태어나 한반도를 누리며 살 수 있음은 분명 지오이드의 축복이다.

 

더 축복은,

나는 내 삶에 밀집의 수도권을 철저히 제척시켰고,

그로해서 그들이 비워낸 한반도 8할의 곳곳을 여유롭게 서성일 수 있음이다.

 

 

부산 통영 여수 목포 등에 가려져,

그 다이나믹 지형의 파노라마를 숨긴 고흥반도는 분명 남해안 최고의 지오이드이고,

 

속초 강릉 포항 울산 등에 가려져,

그 푸른 너울을 받아내는 울진은 분명 동해안 최고의 지오이드이다.

 

지난 광복절엔 남해안 최고의 지오이드를 서성였기에,

오늘은 동해안 최고의 지오이드를 서성이고자 11시30분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맑은 날에는 - 죽변해안스카이레일 (2023.8.20)

 

 

 

영덕에서 끝 물인 복숭아를 사고,

죽변항에서 곧 떠날 여름의 하루를 서성이고자 울진으로 간다.

 

 

 

 

영해휴게소내 복숭아장터

 

7번 국도 망양휴게소 부근

 

 

 

 

14시30분쯤 231km를 북상해 죽변항에 도착을 했다.

 

일전에도 오늘과 같은 목적으로 죽변항으로 왔지만,

항을 찾는 이들을 상대로 밥 팔아 사는 것들의 불친절에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다짐을 했지만...,

 

 

 

 

죽변항 - 1

 

죽변항 - 2

 

죽변항 - 3

 

 

장사치들이 미웠지,

항이 미운건 절대 아니었다.

 

자기들 먹고 살아라고 나랏돈 들여 항을 꾸며줬음,

그 항을 보고자 찾는 이들에게 좀 친절하면 서로 얼마나 좋겠냐, 마는...,

 

죽변항에서 밥 팔아 사는 것들의 불친절은 아직도 성업중이었고,

방문을 하는 척 약을 좀 올리다가 다른 식당으로 들어섰다.

 

 

 

 

 

 

 

 

 

친절한 식당이었지만,

횟밥이 니맛내맛도 아니었다.

 

횟밥 먹고자 온 죽변항도 아니고,

이제 더는 죽변항 식당들 매상에 일조 할 일도 없으니 됐다.

 

 

 

 

 

 

 

15시20분쯤,

죽변곶 정점에 들어선 죽변해안스카이레일 죽변승하차장으로 왔다.

 

어쩌면...,

순박한 죽변항 사람들에게 작금의 불친절을 무장시킨 원흉이 아닐까? 싶었다.

 

레일이 놓이기 전,

수 차례 죽변항 식당들을 방문했지만, 그 때는 불친절이라곤 존재하지 않았다.

 

 

 

 

 

 

 

 

 

 

 

이 더운날에,

저 철의 주사위통에 들어감이 맞나...,

 

세상 서성임에는 테마가 필요했고,

노모와의 동행에 수반시킬 테마는 극히 한정적이었다.

 

실질적으로 동이 난,

하늘길의 케이블카와 바닷길의 벳길을 대신 할 그 무엇인가는 당분간 모노레일 뿐이다.

 

별 수가 없으니 타자!

 

 

 

 

 

 

 

15시20분쯤,

죽변해안스카이레일 31호 주사위통으로 들어갔다.

 

 

 

 

죽변해안스카이레일 - 봉수항행

 

하트해변

 

 

 

 

소멸의 위기에 내몰린 지자체들의 돌파구는 인구유입과 관광객유치 뿐이다.

 

정착을 하면 집을 주고,

심지어 아이 셋을 놓으면 1억을 준다고까지 했다.

 

경상북도 북동부에 위치한 울진군은,

왕피천케이블카에 이어 죽변해안스카이레일까지 설치하며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짧은 선로와 연계된 플레이스를 갖추지 못한 왕피천케이블카는,

탑승객 감소로 인한 적자에 시다릴다 현재는 운영이 중단된 상태이다.

 

부디 죽변곶 절경의 해안을 끼고 도는 해안스카이레일만은,

승승장구하여 울진군이 동해안 최고의 관광지로 도약함에 충분한 촉매가 되길 바란다.

 

 

 

 

 

 

 

 

 

 

 

 

봉수항정차장을 턴의 중심에 둔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은,

 

죽변항에서 봉수항까지 왕복 2.8km의 레일이 A코스이고, 

후정해변에서 봉수항까지 왕복 1.0km의 레일이 B코스이지만,

현재는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죽변항에서 봉수항까지의 A코스만을 운행하고 있었다.

 

 

 

 

 

 

 

 

 

 

 

캐빈에 설치된 에어컨이 안된다는 말에 다수의 사람들이 탑승을 포기했고,

심혈관질환자의 탑승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안내방송도 계속됐지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탑승을 강행했다.

 

고정된 두 대의 손선풍기가 연신 바람을 일으키고,

4각면에 붙은 여닫이 창이 열려있어 우려와는 달리 그리 덥지도 답답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행여나 걱정이 돼 엄마의 표정을 힐끔힐끔 보았지만,

죽변곶 절경의 해안에 심취한 표정이 다였다. 

 

 

 

 

 

 

 

 

 

여수해상케이블카의 약진으로,

해안을 가진 도시들은 물론 내륙의 도시들까지 케이블카설치에 혈안이 돼 있다.

 

현재는 부산과 울진뿐인 해상레일 역시도,

벤치마게킹 돼 한반도 곳곳에 숱하게 놓여질 것으로 추정된다.

 

독자적 발굴과 창안보다는,

그저 남이 하니 따라하는 분류들 때문에 결국은 니 죽고 내 죽자가 된다.

 

탈게 많음 나야 좋지만,

그로해서 흉물이 될 관광시설의 탄생이 없기 또한 바란다.

 

 

 

 

 

 

 

 

 

16시쯤, 죽변승하차장으로 돌아왔다.

 

뜻한바 이뤘으니 이제 집으로 돌아가도 무방했지만,

죽변에는 또 하나의 훌륭관 관람시설이 있어 조금의 꾸물됨 없이 곧장 후정쪽으로 차를 몰았다.

 

 

 

 

어찌나 바쁜지 사진을 찍지 못해 누리집에서 발췌한 '국립해양과학관' 전경

 

 

17시까지가 관람시간이라,

정신없이 이동을 해 16시20분경,

울진군 죽변면 후정리에 위치한 국립해양과학관에 도착을 했다.

 

 

 

 

 

 

 

점점 넉다운이 돼가는 엄마를 휠체어에 태우고,

국립해양과학관에 들어서니 '아니 이런 촌구석에 이런 시설이..., 우와!' 그랬다.

 

엄마 역시도...,

 

 

 

 

 

 

 

 

 

 

 

납세를 한 보람마저 느껴지는 국립해양과학관이었고,

장사치들의 불친절을 보상이라도 하듯 친절한 관리자가 시설을 더 빛나게 하는 국립해양과학관이었다.

 

 

17시50분, 국립해양박물관을 나왔다.

 

저리로 가면 부구에 닿고 좀 더 가면 강원도에 들어서는데...,

그런 길의 아쉬움이 밀려들었지만...,

 

내 생의 오늘 7번 국도는 죽변까지였고,

올 때의 길을 거슬러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니 21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