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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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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길 - 베이스캠프

베이스캠프 - 서귀포 비스타케이호텔

경기병 2020. 3. 5. 11:56

가급적 하루걸음이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홀로 걷는 내 트레킹 수칙중 하나이다.

 

당일 아침 첫 비행기로 와 마지막 비행기로 돌아가는 그간의 제주해안길 트레킹은,

시간적으로는 육지에서 행하는 여타의 트레킹가 별반 차이가 없었고, 더하여 급락을 한 항공료에 경비 부담도 없었다.

 

어쩌면 시,종점으로의 접근과 탈출은 제주해안길이 훨씬 더 용이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구축한 완벽한 대중교통 체계 득분이었다.

 

허나, 30km 내외를 걷고자 제주를 오가는 꼴에 조금식 답답했다.

 

 

이번 회차는 1박2일의 일정으로 트레킹 계획을 세웠고,

숙소를 정함에 있어, 1일차 종착지로 예상한 한경면 일대에는 게스트하우스와 펜션들이 대부분이어서,

이 나이에 얄팍하게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것도, 혼자서 펜션을 이용하는 것도, 취할 모양새는 아니었다.

 

할 수 없이 서귀포시내에 숙소를 정했다.

서귀포 밤거리도 서성일 겸...,

 

 

 

 베이스캠프 - 서귀포 비스타케이호텔 (2020.2.29~3.1)

 

 

18시10분,

12시부터 우산을 받쳐들고 제주도 남부해안 26km를 이어 온 걸음을,

중문관광단지로 들어가는 1132번 지방도내 '예래입구 버스정류소에서 끝을 냈다.

 

집으로 갈까? 잠시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끝을 못 낸 8코스도 남겨지고, 결재예매를 한 숙소에 노쇼 행함도 그렇고, 오늘은 제주도에 머물러야 될 것 같았다.

 

5분여를 기다리니 서귀포로 나가는 버스가 왔다.

 

 

 

 

 

 

버스에서 내리니 대형마트가 있었다.

밤거리를 서성이고 나발이고는 다음에 행하기로 하고, 먹거리 몇가지를 구입해 숙소로 향했다.

 

 

 

 

 

 

배낭에 구겨 넣은 파카를 꺼내 입고, 그 빈자리에 장을 본 물품들을 채워 메고 숙소를 찾아 가는 서귀포 밤거리가 왠지 짠했다.

이게 뭣하는 짓꺼리인지...,

 

 

 

 

 

 

씻고 나발이고는 아무 의미가 없다.

술 취한 뇌를 만들어, 떡실신 일보직전의 몸을 빨리 기절케 하는 것이 이 밤을 버틸 유일한 방법이다.

 

 

 

 

 

덮는 이불이 무거워, 덮는걸 깔고 까는걸 덮고 잤다.

 

일어나니 아홉시가 넘어 있었다.

맛있다고 생권유를 받은 조식뷔페도 물 건너 갔고,

어제의 종점에서 출발을 해 서귀포터미널까지 잇기로 한 트레킹도 물 건너 갔다.

 

이왕 이렇게 된거, 쏵 씻고 느긋하게 숙소를 나오니 09시40분이었다.

 

 

 

 

 

여전히 흐린 하늘밑,

어제 못다한 8코스나 잇고 나는 집에 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