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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한국뱃길 - 사량도 내지항에서 용암포항 본문

한국뱃길 - 섬으로간길

한국뱃길 - 사량도 내지항에서 용암포항

경기병 2022. 2. 4. 18:26

16시20분,

용암포로 가는 '풍양카페리호 출항 10여분 전 상도 북부해안가 내지항에 도착을 했다.

 

조잡스러웠던 난전 횟집들은 근사한 상가로 바뀌져 있었지만,

삼천포로 나가는 뱃길은 통영시의 제정지원 중단에 따라 끊어져 있었다. 

 

 

 

 

한국뱃길 - 사량도 내지항에서 용암포항 (2022.1.29) 

풍양카페리호가 만든 사량도 내지항에서 고성반도 용암포간 뱃길

 

 

 

명절이라 삼천포항로가 일시 복원되었기를 내심 기대했건만, 

극적으로 삼천포로 빠지는 운은 오늘 없었다.

 

 

 

 

 

 

 

'그래도 설인데, 대목장은 좀 봐야 안되겠나...,'

엄마의 뜻에 따라 용암포에서 집으로 가는 길, 고성장에 잠시 들리기로 했다.

 

 

 

 

 

 

 

 

 

작업을 마치고 섬을 나가는 인부들,

등산을 끝내고 섬을 나가는 등산객들,

일 없이 섬으로 와 밥만 먹고 나가는 모자,

 

그들을 태운 풍양카페리호는 16시30분 상도의 내지항을 출항했다.

 

 

 

 

 

 

 

 

섬은 그리워지면 또 가면 된다.

하지만, 그리워지는 시절에 또는 없다.

 

그리워지는 시절이 없게끔 살지는 않았다.

일상 보다는 일상의 외적인 요소들이 더 소중했고, 입금 보다는 인출인 더 많았다.

 

그리워지는 시절을 그렇게 쌓아두고도 부족해,

어제 입금과 동시에 싹다 인출을 해 또 그리워지는 시절을 만들고자, 오늘도 엄마랑 뱃길로 나왔다.

 

생의 항로는 ATM기에서 시작이 된다.

생은 남기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생이 된다.

 

 

 

 

수우도

 

 

 

멈춤 없는 대한민국에 브레이크를 건건 바이러스였다.

멈추니 못살겠다고 아우성들이다.

 

질주를 해야만이 살아지는 삶을 사는 이들에게 그리워지는 시절은 없을지 모른다.

악착같이 벌어야 채워야만이..., 그게 그들의 진정한 아우성이다.

 

 

 

 

 

 

 

 

젊어 같이 환량이었던 놈들이,

하나 둘 정신을 차리고 입금의 삶을 살기 시작하면서, 나는 인출의 삶의 고수하는 놈들을 찾아야 했다.

 

내가 사량도로 온 오늘,

톡을 보니 인출의 삶을 고수하고 사는 그는 울릉도에 가 있었다.

그게 바로 삶이다!!

 

 

 

 

삼천포화력

 

멀어지는 사량도

 

 

 

살다보면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주고,

살다보면 누군가 유리구두를 신겨주는데, 뭣한다고 그러고들 사노..., 싶다.

 

 

학섬휴게소에 복권판매점이 생겨 로또 5좌를 샀다.

불로소득 1원도 얻지 못하고 산 생에 그런 재수가 있겠냐마는,

만약 1등이 찍히면 당장 사직서를 톡으로 보내고 섬 하나와 배 한 척 사야지~

아니다, 그 보다는 먼저 손에 장을 지져야 본전회수라도 바랄 수 있을 듯 싶었다.

 

  

 

 

용암포항으로 향하는 풍양카페리

 

 

 

16시50분, 풍양카페리호는 용암포항에 닿았다.

 

로또고 나발이고...,

장이나 보러 가자! 파장될라~

 

 

 

 

 

 

 

처음 뱃길은 한반도 서쪽 바다에 남았을뿐이다.

왕복 일곱여덟시간을 오가야만이 그 뱃길에 태워지는데, 엄마에게 그 시간들을 차마 감내시킬순 없다.

 

이미 오간 뱃길일지라도 그 뱃길이 지금 최상의 뱃길임을 안다.

 

 

 

 

 

한국뱃길 시리즈 14  「사량도 내지항 → 용암포항」

□ 운항선사 : 풍양카페리(주) 풍양카페리

□ 운항거리 : 3.4마일 / 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