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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한국철길 - [중앙선] 안동역~제천역 KTX-이음 탑승기 본문

한국철길 - 기차여행길

한국철길 - [중앙선] 안동역~제천역 KTX-이음 탑승기

경기병 2024. 1. 23. 15:20

그 선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숱한 철길들이 거미줄처럼 한반도에 깔려있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철길들과 그 철길을 달리는 열차들의 업그레이드가 한창이다.

 

그 업그레이드의 우선 혜택은 서울이 가까워질수록 극대화가 되지만,

비수도권 도시들을 연결하는 철길들은 그저 부러운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새무통비의 차순에서 통일과 비둘기는 사라진지 오래이고,

그 완행열차들이 정차를 하던 고향역은 서지 않는 고속열차들만이 휑하니 지나고 있다.

 

 

청량리에서 온다는 KTX-이음은 해가 바뀌어도,

아직도 오지를 않는다. 

 

그렇다면...,

 

 

 

한국철길 - [중앙선] 안동역~제천역 KTX-이음 탑승기 (2024.1.21)

제천역 중앙철길을 지나는 BCT운송열차

 

 

KTX-이음을 한 번 타보고자,

KTX-이음이 온다는 안동역을 가기위해 11시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울산고속도로 / 경부고속도로 연양분기점

 

 

상주영천고속도로 / 중앙고속도로 군위분기점

 

 

중앙고속도로 서안동나들목

 

 

때가 되면 올텐데,

뭐가 급해 기다리지를 못하고 기차 한 번 탈끼라고,

4선의 고속도로 200km를 2시간에 주파해 13시쯤 중앙선 안동역에 도착을 했다.

 

 

 

 

 

 

 

첫 눈이 내리는 날...,

우짜고 저짜고는 이제 안동역의 사연이 아니었다.

 

그 사연을 두고 중앙선으로 이사를 온 안동역에서,

13시53분발 KTX-이음을 타고 일없이 제천역으로 갈 것이다.

 

주쎄리 처밟고 온 탓에 열차의 출발시간까지는 한 시간여가 남았지만,

때마침 엄마가 배가 고프다고 해 인근 안동터미널로 가 점심을 먹고 돌아오니 13시35분이었다.

 

 

 

 

 

 

 

 

 

 

 

 

 

이런,

스크린도어 때문에 타고 갈 열차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 채 탑승을 했다.

 

더하여,

모바일로 예매를 한 탓에 종이 열차표도 손에 쥐지 못했다.

 

 

 

 

 

 

 

 

 

 

 

 

 

 

 

 

어쭈 코레일?

KTX-이음 좋긴 좋네...,

 

 

 

 

 

 

 

 

 

 

인지를 했다해도,

출발부터 지연이냐고 지랄을 안했을...,

 

13시58분에 안동역을 출발한,

KTX-이음 710호는 영주역과 단양역을 거쳐 14시55분 제천역에 정차를 했다.

 

 

 

 

 

 

 

일없이 온 제천에 머무는 시각은,

안동역으로 돌아가는 16시37분 열차를 타기 전까지의 1시간40여분,

  

그 시간에 역부근 맛집에서 점심을 또 한 번 더 먹고,

제천역전한마음시장에서 장을 보고자 했지만...,

 

 

 

 

 

 

 

 

 

 

 

 

 

 

 

 

식당은 브레이커, 시장은 동면 중이었다.

 

날도 춥고,

할 수 없이 다시 역사로 돌아와 엄마를 해맞이방에 앉혀두고,

혼자서 역주변을 서성이며 담배 한 갑을 사고 시간이 어서 흐르기를 기다렸다.

 

 

 

 

 

 

 

 

 

 

역사로 돌아오니,

엄마는 대합실 불편한 의자에서 졸고 앉았고,

돌아 갈 열차가 올 때까지는 아직도 한 시간여가 남은 시각이었다.

 

이 추운날,

이음인지 나발인지를 한 번 타 볼끼라고,

노모를 데리고 이미 세 번인가를 온 제천에 일없이 와 이러고 있음이 참으로 한심스러웠다.

 

 

 

 

 

 

 

청량리에서 온 16시23분 제천발 부전행 무궁화호

 

 

뱃길이 동나,

철길을 시작하자는 마음이었으나,

팔순을 넘긴 엄마에게는 분명 힘들어진 여정임을 알았다.

 

나도 엄마도 오늘 KTX-이음을 탔기에,

이것으로 한국철길은 제 1화 '(중앙선) 안동역에서 제천역'을 끝으로 무기한 폐기다.

 

 

 

 

 

 

 

 

 

 

 

 

 

 

 

 

지가 탈 열차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탐이 맞나...,

철길에서 왜 극단적선택들을 해가지고...,

 

 

 

 

 

 

 

 

 

 

하행은 일반석이다.

 

앞좌석 뒤통수에 대다않은 모니터가 박혀있는 것 외에는,

우등과 일반의 그 어떠한 차이도 느낄 수 없는 KTX-이음이다.

 

 

 

 

 

 

 

16시37분 제천역을 출발한 KTX-이음 711호는,

단양, 풍기, 영주역을 거쳐 17시37분 종착역인 안동역에 도착을 했다.

 

첫 눈이 내리는 날 만나자고 약속을 하고도 오지 않는 사람처럼,

나 역시도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을 직감하며,

17시50분 중앙선 안동역을 떠났다.

 

 

 

 

 

 

 

대한민국 고등어구이 최고 맛집 - 중앙고속도로 안동휴게소(하행) 푸드코트

 

 

경부선에 고속열차가 투입되었던 그 해,

그 때도 일없이 울산역에서 KTX를 타고 서울로 갔다.

 

그로부터 십오년쯤이 흐른 오늘,

또 일없이 안동으로 가 이번에는 KTX-이음을 타고 제천을 오갔다.

 

새로운 탈 것이 생기면,

그걸 엄마도 한 번 타야함은 당연한 인생사다.

 

 

 

한국철길 탑승시리즈 01 - 중앙선 KTX-이음 「안동역 ↔ 제천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