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가을 그리고 -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사는 호랑이 본문
눈을 뜨니 시월이었고,
창밖을 보니 가을이었다.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이런 기특한..., 시키지도 않았는데,
평일인 '국군의날'을 '임시공휴일'로 만들어 놓았음이다.
가을이 온 시월의 첫 날이고 나발이고,
회사를 안가니 엄마를 데리고 '오늘은 또 어디로 가노...,'
그러다가...,
가을이 오면 가야지, 한 그곳이 떠올랐다.
가을 그리고 -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사는 호랑이 (2024.10.1)
가을이 오면 가야지, 한 그곳을 가고자,
10시30분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떠돌수록 서성일 곳들은 줄어들고,
서성인 곳들이 늘어날수록 가는 길의 풍경은 지겹기 그지없다.
지겹고 지겨운 4선의 고속도로,
영주에서 봉화읍까지의 36번 국도,
그리고 보부상길이라고도 불리우는 물야에서 서벽까지의 915번 지방도,
도합 274km를 북상한 14시쯤 경북 봉화군 춘양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닿았다.
하늘은 흐렸고,
당장이라도 비가 낼릴 것 같았지만,
왠지 수목원과는 너무도 잘 어울리는 아니,
가을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하늘밑 운치였다.
수목원 내 구내식당도 있었지만,
길 건너에 위치한 식당에서 제법 맛깔나는 점심을 먹고...,
내 언제부터 수목에 관심이 있었다고...,
그저 가을이 온 날,
엄마에게 백두대간에 사는 호랑이를 만나게 해주고 싶어서일 뿐이다.
하늘은 영 재미가 없는데,
수목원으로 들어서니 기분이 시나브로 좋아진다.
엄마의 표정도 그러하고...,
14시50분쯤,
엄마의 휠체어까지 실은 트램은 호랑이역을 향해 출발을 했다.
나살 처먹고 애들이나 좋아할 트램을 타고...,
이 무슨 시츄레이션이고...,
호랑이역에서 호랑이숲까지는 무난한 무장애 숲길이어서,
걷는다는 엄마를 휠체어에 태우고 5분 여 숲길을 오른,
15시10분쯤 호랑이 우리에 닿았다.
앗엇 호랑이닷!
와 무섭게 생겼네!
옛날에 산에서 나무를 하다가 저런 걸 만나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그렇게 십여 분 엄마와 호랑이를 마주하게 했다.
백두대간에서 호랑이를 만났기에 엄마는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 것이다!
뜻한바 그 목적이 이뤄지니,
아기 눈물 같은 빗방울도 떨어지고,
기온도 쌀쌀해져 이제 그만 호랑이와 작별해야 될 것 같았다.
너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살아라~
16시가 다된 시각,
다시 방문자센터로 돌아왔다.
도립경상남도수목원에는 산림박물관도 있어 나를 볼거리들이 있었는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호랑이가 다였음으로,
미련없이 수목원을 떠나기로 했다.
뭐라도 살게 있나 싶어 억지춘양시장으로 갔지만,
장날이 아닌 날의 시골 장터는 삭막하기 짝이 없는 몰골이었다.
17시쯤 춘양을 출발,
19시쯤 함양울산고속도로 울주휴게소에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니 21시쯤이었다.
아이구 돼다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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