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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때는 바야흐로 겨울로 들어섰다. 나이가 들수록 시려지는 마음듦에, 겨울이면 시들어지는 모든 것들이 애잔하기 그지없다. 시들지 않는 것은 오직 바다라서, 그 마음 잠시 떨쳐내고자 선명한 겨울빛 일렁이는 바다로 간다. 겨울바다에 가 보았지 - 한산도 가는 뱃길 (2023.12.2) 11시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서, 정처도 없이 가다보니 오늘도 통영에 와 있었다. 나는 김 펄펄 올라오는 물메기탕이 땡기는데, 엄마는 알싸한 회덮밥이었다. 그로해서, 달아항으로 가다가..., 아땃..., 어찌나 회를 많이 덮었던지..., 많이 줌은 고마운 배려이지만, 나이가 드니 그 고마움은 시키지도 않은 짓으로 치부가 된다. 겨울이었고, 더하여 맑은 하늘이었고, 그러니 배를 아니 탈 수가 없는 통영이었다. 지난 추석연휴, 제주도..
영국의 한 언론이, 중국에서 발생한 황사로 인접국 한국과 일본이 피해를 입는다고 하니, 중국은 황사의 발원지는 몽골이고 자국 역시도 피해국이라며 강력 반발을 하고 나섰다. 황사의 발원지가 몽골이라도 그 원망의 대상은 중국이다. 그 궁핍한 변명의 팩트 체크고 나발이고 황사는 무조건 중국이다. 더러운 중국에서 날아온 황사가 깨끗한 한반도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는 토요일, 그래도 그 곳으로 가고자 11시30분쯤 집을 나섰다. 축하뱃길 - 생일도가 보이는 금일도에서 케잌끄기 (2023.4.22) 한반도 연안에는 무수한 섬들이 있고, 섬을 지칭하는 지명들 또한 그 고유의 독자성을 가지고 있다. 완도군 11읍·면을 형성시킨 섬들에서, 아직 비탐방으로 남겨둔 섬은 소안도와 생일도였다. 소안도는 순번에서 밀렸을 뿐 부러..
평일엔 회사를 오가고, 주말엔 엄마를 데리고 세상을 서성이고..., 그렇게 사는 요즘이다. 내일 회사 안가제? 그 말에 달력을 보니 검은색일거라 치부한 숫자는 붉은색이었다. 일어난 삼일절 아침, 아기를 닮은 가냘픈 비가 내리고 있었다. 봄비였다. 그렇다면..., 봄비를 맞으면서~ 봄이 오는 바다 - 가오치항에서 사량도로 간 뱃길 (2023.3.1) 지난주 토요일은 골방을 뒤졌으니, 오늘은 다락방을 뒤지고자 통영으로 향했다. 봄비를 맞으면서~ 통영으로 가는 길, 장도 볼 겸 들린 진동에서 소문 자자한 국수집으로 들어섰다. 진정한 국수의 참맛을 모르는 이들에게 또 가스라이팅을 당했다. 국수는, 비법이고 나발이고 세가지 레시피에만 충실하면 그 맛이 보장이 되는 음식이다. 곰국처럼 우려낸 육수, 구포국수, 채썬..
오라는 곳도 가야할 곳도 없는 일요일, 머물면 늙기밖에 더 하겠나, 싶어 12시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어제는 주구장창 남해고속도를 탔으니, 오늘은 그 반복을 피하고자 동해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겨울에세이 - 영일만에서 (2023.2.5) 바닷가에서 오두막집을 짓고 사는 어릴적 내 친구~ ♪ 그런 친구가 있음 좋으련만, 내 생은 그런 친구를 두지 못했다. 푸른파도 마시며 넓은 바다의 아침을~♬ 그런 아침을 맞고도 싶지만 해는 맨날 떠는 해라서 매날 내일로 미룬다. 영일만이나 돌고 올란다. 지난주 일요일처럼 동경주나들목을 빠져나와 동해로 향했다. 어제는 남녘바다에서, 오늘은 동녘바다에서..., 하루 하루를 그렇게 산다. 하늘빛이 참 좋은 날이다. 밸로 춥지도 않고..., 울산 정자항에서 포항 구룡포..
배란다 창으로 내려쬐는 일요일 아침햇살이 더 좋았지만, 처자빠져 세월을 흘릴순 없어 엄마를 독려해 13시쯤 집을 나섰다. 딱히 갈 곳은 없었지만..., 겨울에세이 - 소봉대에서 (2023.1.29) 일단은 동해고속도로에 차를 올렸고, 동경주나들목을 빠져나와 오늘 여정의 바다가 시작될 이견대로 향했다. 감포시장에서 물미역을 사고..., 오늘따라 유독 푸른 겨울바다가 펼쳐진 31번국도를 타고 가다보니, 소봉대가 나왔고 그럴싸한 식당도 있었다. 소봉대..., 양포항에서 비박을 하고, 걷기 싫은 걸음으로 구룡포를 향하다가 마주한 비경이었다. 푸른 겨울바다도 실컷 보았고, 무,파향 진한 아구탕도 시원하게 먹었고..., 그러고나니 일요일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