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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16시가 조금 지난 시각, 다이아몬드제도 남부내해 다섯 섬의 뱃길을 오롯이 이은 남신안농협2호는, 하의도와 신의도 사이 해협을 통해 해무에 그 자태를 숨기기 시작한 하의도 동단 웅곡항에 접안을 했다. 처음 온 먼 섬에 해무는 짙어지고, 어쩌면 이 해무가 더 짙어져 오늘 뭍으로 나갈 수는 있을까?란 불안감에 낯섬은 더 가려지고 있었다. 한국뱃길 - 신의도 신의동리항에서 목포항 (2023.5.20) 엄마가 탄 차를 철부선에 싣는, 엄마와의 섬탐방에서는 계획한 모든 일정에 신중을 기한다. 허나 오늘 하의도로 오는 뱃길에서는, 지도상 입,출도항의 이격거리만을 보고 그 뱃길의 항해시간을 추정했다가, 예상치 못한 3선의 기항 항로가 있어 계획한 입도시간이 한 시간여 지체가 되었다. 15시쯤 입도를 해, 웅곡항부근에..
대한민국령 섬들이 하늘의 별들처럼 바다를 수 놓는 곳, 그 중 섬들의 밀집 형태가 다이아몬드를 닮았다하여 이름 붙혀진 제도, 다이아몬드제도는 천사대교의 개통과 기존 연도교들로 인해, 그 수의 절반에 가까운 섬들이 연륙화가 되었고 차후 모든 섬들의 연륙화를 꿈꾸고 있다. 연도가 이뤄지면 그 뱃길들은 모두가 사라질테고, 연도가 이뤄지기 전 다이아몬드제도 남각을 가기 위해 08시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한국뱃길 - 안좌도 복호항에서 하의도 웅곡항 (2023.5.20) 제도의 동각은 2020년 1월 19일, 아리랑길 51로 찍은 자라도 동단 휴암도였고, 제도의 북각은 2021년 7월 4일, 엄마와 함께 증도로 건너 간 자은도 북단 고교선착장이었고, 제도의 서각은 2022년 9월 11일, 엄마와 함께 탐방을..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비가 내렸고,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은 담배마저 태우질 못하게 했다. 지난주 삼일간의 연휴는 비와 기침의 나날이었고, 줄기차게 내리는 비와 줄기차게 나오는 기침으로 세상은 창밖에만 있었다. 그리고 도래한 오월의 두 번째 토요일 아침, 기침은 여전했고 토요일임을 안 비 또한 내리고 있었다. 이 지랄 같은 기침이 멈춰야 이 염병할 비도 내리지 않을 것 같았다. 허나 약마저 무용지물인 이 지랄이 언제 멈춰 이 염병을 그치게 하겠노, 싶었다. 처나오면 처나오는대로 처내리면 처내리는대로! 세상사 인생사 원래는 그게 답이다. 에라이~ 모르겠다. 엄마와 함께 소안도나 갈란다~ 한국뱃길 - 완도 화흥포항에서 소안도 소안항 (2023.5.13) 완도 금당도 금일도 생일도 약산도 고금도 신지도 청산..
15시15분, 선 개가 앞발로 공을 굴려가는 듯한 형상의 개도, 그 관문인 화산항으로 입도를 했다. 처음 온 섬이라지만, 돌산도와 화태도를 잇는 화태대교 주탑들이 보이고, 섬을 둘러싼 바다도, 그 바다에 떠 있는 섬들도,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여타의 섬들처럼 개도 역시도 평화롭기 그지 없었고, 보돌바다에 떠 있는 섬답게 감청색 너울의 시림은 더 없이 진했다. 한국뱃길 - 개도 화산항에서 여수항 (2023.4.1) 서쪽으로는 나로군도가, 북쪽으로는 고흥반도와 낭도군도 그리고 고돌산반도가, 동쪽으로는 백야도와 개도 그리고 금오군도가 감싼 보돌바다는, 한반도 삼면의 연안에서 가장 짙은 감청의 물빛이 일렁이는 그래서 가장 시린 바다다. 보돌바다 물빛은 분명 엄마를 위로해 줄 것이다. 우선은 때를 놓친 점심부터..
금요일 저녁, 식사를 하는 엄마의 표정이 사는게 사는게 아니었다. 원래는 1주였지만 2주를 휴약하고 또 다시 시작된 3주간의 항암제 복용, 그렇게 2년여를 잘 견뎌오고 있지만..., 아무리 표적이라지만, 매 회차 입안이 헐고 소화기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은 오롯이 엄마의 몫이었고, 그 모습을 바라만 보아야하는 나는, 뱃길을 찾아 엄마를 바다에 데리고 나가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해 줄게 없었다. 토요일 아침, 식사를 끝낸 엄마가 안정을 취하는 동안, 먼저 집을 나와 세차와 주유 그리고 혹시나 싶어 빵과 음료를 샀다. 한국뱃길 - 백야도 백야항에서 개도 화산항 (2023.4.1) 11시쯤 집을 나섰다. 보돌바다로 갈 것이다. 그 감청의 너울은 약물에 지친 내 엄마를 충분히 위로해 줄 것임을 안다. 백야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