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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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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기행 - 포구로간길

포구기행 - 중평항 전어

경기병 2023. 8. 29. 09:44

시나브로 가을이 다가오니 전어는 더욱 찰져가는데,

일본은 드디어 원전 오염수 해역방류를 시작했다.

 

여(與)는 괜찮다라 하고,

야(野)는 안된다라 하고,

이미 삼중수소보다 더한 독이 돼 대한민국을 어지럽히는 잡배들의 헛소리는 뒤로하고...,

 

 

불멸의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의 바다 노량에서 잡힌 전어를 먹고자,

11시30분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포구기행 - 중평항 전어 (2023.8.26)

하동케이블카 하행선로에서 내려다본 중평항

 

 

생은 즐기는 자의 것임에,

삼중수소고 나발이고 제철인 전어는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줘야 한다.

 

전어는 도심으로 실려도 오지만,

실려 오기 전 산지에서 먹는 그 맛이 으뜸이고,

 

전어는 남서해안 어디에서도 잡히지만,

사천만과 노량을 떠돌다 잡힌 그 맛이 제일이다.

 

 

 

 

 

 

중평어촌문화복합센터

 

 

13시30분쯤 160km를 서진해,

하동군 금남면 중평리에 자리한 중평어촌문화복합센터에서 도착을 했다.

 

 

 

 

중평항 - 1

 

중평항 - 2

 

 

올 여름,

전어를 먹고자,

더 정확히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전어를 엄마와 같이 먹고자,

내 사는 곳에서 150~170km 떨어진 하동의 세 포구(술상, 중평, 나팔)로 다섯 번을 오게 되었다.

 

 

 

 

 

 

 

 

 

딱 회만 썰어 내어주는 1kg 18,000원의 가성비는,

유류비 통행료 등을 가산시키면 도심 횟집보다 비싼택이지만,

짐작컨데 량의 차이는 두 배에 이르고 그 맛은 세 배에 이르기에,

 

부모고 자식이고 그런 경우 안중에 두지말고,

일단 나왔다하면 치열한 젓가락열전에 임해야한다.

 

아따! 맛나더라~

 

 

 

 

중평마을에서 바라본 금오산

 

 

오늘이 올 여름 노량에서의 마지막 전어라 생각하고 하동으로 왔건만,

추석이 오기 전 최소 두 번은 더 올 수 밖에 없는 맛이었다.

 

통영을 가면 거제도를 가게 되듯,

하동을 오면 남해를 가게 되고 그러면 또 삼천포까지 가 버린다.

 

허나 오늘은 여수가 보고 싶다.

가기는 싫고 보고는 싶고...,

 

 

 

 

 

 

 

 

방금 먹고 왔는데...,

 

 

14시30분 중평항을 나와,

1002번 지방도를 건너 하동케이블카로 왔다.

 

지금의 하동케이블카가 하동플라이웨이케이블카로 개장을 한 날 엄마와 함께 탑승을 했지만,

오늘은 광양만 건너 여수가 보고 싶어 탑승을 하기로 했다.

 

 

 

 

상부역사행 - 1

 

 

상부역사행 - 2

 

 

상부역사행 - 3

 

 

상부역사행 - 4

 

 

14시50분쯤,

작금의 대한민국 점입가경의 하늘길 경쟁에서,

제일 처비싼 운임을 받고도 나름 선전중인 하동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849m 금오산 정상에 올랐다.

 

 

 

 

 

 

금오산 정상 - 방공포대

 

금오산 정상 - 스카이워크

 

 

하동화력과 광양제철 그리고 여수석유화학이 올리는 미세먼지 탓에,

이순신대교와 여수반도가 주지를 시켜주지 못 할 만큼 희미하게 보였다.

 

 

 

 

광양만과 여수반도

 

노량과 남해도

 

 

저서 배타고 제주 안갔나...,

이 말이 하고 싶었건만, 뭐시 보여야 말을 하지...,

 

 

 

 

 

 

 

 

 

세월은 또 덧없이 흘렀다.

 

작년 4월에 엄마와 오른 금오산에서,

이십여 일 전 엄마와 제주도를 오갈 때 배를 탄 여수를,

지금 엄마와 함께 내려다보고 있다.

 

원전 오염수가 바다에 버려진들 흐르는 세월만큼 아쉽겠나...,

 

 

 

 

상부역사내 카페에서 내려다본 진교만 - 1

 

상부역사내 카페에서 내려다본 진교만 - 2

 

 

체중을 좀 줄여야 하는데...,

우두커니 앉아 빵만 줄이고 있었다.

 

안되겠다.

그만 내려가자!

 

 

 

 

 

 

 

 

 

 

 

 

 

 

 

 

 

16시쯤 하부역사로 내려왔다.

 

더 이상 서성일 곳, 사람짐을 안 엄마는 장을 보러가자고 했고,

이를 미리 눈치 챈 나는 사천만을 건너기로 했다.

 

 

 

 

 

 

 

 

 

 

 

아따 국수를 어찌나 많이 담았던지...,

 

3시간 전에 회와 밥을 먹고 2시간 전에는 빵도 먹었는데,

맛만 보려고 들어선 국숫집에서 서이 갈라무도 남을 량을 주니 이건 뭐...,

 

 

집으로 돌아오니 19시쯤이었고,

배가 꺼지지 않아 장바구니를 들고 집을 나와 약속을 잡고 시내로 갔다.

 

배를 꺼줄려다가 도로 생맥주 500cc 두 잔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늦은 밤,

버스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탔고,

잽싸게 오른 탓에 운전석 뒤 두 번째 열 2인석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다음 정류장에서 영감 한 사람이 탔지만,

그의 통화내용을 들으니 아직 칠십이 안된 터였고,

올해 쉰다섯인 나는 노어른들이 아닌 이상 이제 대중교통에서 자리 양보는 하지 않기로 했다.

 

반술의 상태로 눈을 감고 있으니,

저거 부모 같으면 저러고 앉았겠냐...,며 요즘 젊은 것들은..., 하는 소리가 들린다.

 

눈을 뜨니 서 있는 영감이,

운전석 바로 뒤 발통에 높아진 1열의 1인 좌석 좌우에 앉은 20대 여성들에게 핀잔을 주고 있었다.

 

의, 아저씨!

내 같으면 그 나이쯤 되면 택시타고 다니겠다.

지 돈 내고 지가 버스타고 다니는데 뭔 그런 말을 하요,

 

그러니 영감이 째려본다.

째려보다가 내가 더 째려보니 이번엔 '예의가 없잖아'라 한다.

 

예의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고, 앉아가고 싶음 택시타고 다니소!

그러니 입을 닥치고 섯더라~

 

 

장유유서?

내 살아보니 지들 편할라고 지들끼리 처짜맞춘 유교의 이기주의적 발상이고,

그 파렴치한 미덕 때문에 오십이 넘어서도 숱하게 자리 양보를 하며 살아왔다.

 

나도 늙어가지만,

나는 저 따위 추잡스럽게 늙어가기는 싫고,

나는 젊은사람 불편하게 하며 늙어가기는 더 싫다.

 

 

집으로 돌아오니 23시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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