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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베이스캠프 - 신안 설레미캠핑장 본문

멈춰선길 - 베이스캠프

베이스캠프 - 신안 설레미캠핑장

경기병 2019. 11. 19. 16:40

동해와 남해를 걸었기에 서해를 걸어야 한다고 주구장창 시부린 입이 있었다.

내 입이었다.

 

허나, 밤새 극과 극을 달려 정해진 시간, 출발지점에 도착을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았다.

잇지도 못하는데, 종주대일수는 없어 일방적 안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해미누나가 길에서 나를 제법 의지 했는데...,

 

 

몇주전 토요일 저녁,

존경하는 서나대원으로부터 내 마음 듦과 닮은 한 통의 톡이 왔다.

 

증도에 갈거라고~ 좋다 나도 간다~~

 

막상 당일이 되자, 이 여자 김장한다고 못간단다.

붕 떶지만..., 못가는 마음까지 담아 내라도 해미누나에게 힘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은 그래서 더 굳어졌다.

 

 

누나의 길을 응원하고, 이어옴에서 묻은 피로를 잠시라도 없애주고 싶었다.

누나에게 손수 밥을 한번 지어주고 싶었다.

1일차 종착지에 괜찮은 캠핑장도 있고...,

 

아놔~ 근데 레인저형님께서 눈치 없이 밥을 해 버렸다.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코펠이 버너위에서 김을 발산하고 있어, 뭐냐고 물으나 밥이라고 했다.

아놔~ 해골에 쥐가 내려 기절초풍을 할뻔 했다.

 

 

엄동설한의 그런 날은 아니지만...,

어쩌면 내 인생 마지막으로 행하는 동계캠핑이다.

 

회사의 창고에 쳐 박아 둔 열살을 넘긴 리빙쉘을 꺼내고, 난로와 기름통도 챙기고,

더하여 전기릴선, 전기요까지 가져 왔는데..., 이런 니미럴~ 현지에서 더블백을 여니 전기요의 커넥션이 없다.

 

 

증도 일주를 끝내고 지도읍으로 나가 전기요를 구입 해,

전남 신안군 증도면 우전리 '설레미캠핑장에 도착을 하니 15시30분쯤이었다.

 

이제 빛의 속도로 사이트를 구성하고,

해미누나의 서해안길을 위해, 11회차에 참여를 한 대원들과 노을지는 바닷가에서 저녁을 누리면 된다. 

 

 

 


 베이스캠프 - 신안 설레미캠핑장 (2019.11.16~17)

설레미캠핑장 해변사이트1

 

 

 

엘도라도는 전설적인 황금의 도시를 뜻한다.

 

엘도라도를 보았다.

마음을 무한히 풍요롭게 해주는 하늘 가득 담긴 석양빛이다.

 

 

황금빛으로 물든 바다,

태양을 삼키는 바다와 하늘의 선,

어둠속 텐트를 밝히는 노란 렌턴빛,

그 안을 채우는 가슴 떨린 그들의 노래,

부딪히는 술잔은 먼 훗날에 함께한 추억이 되고...,

 

 

술이 떡이 되어, 그렇게 흐른 밤이었구나..., 알게 되었다.

 

 

 

[우전해변의 일몰]

 

 

 

 

 

비에 젖고 있는 텐트가 미쳐 날뛰고 있었다.

바람은 바람을 넘어 태풍이었다.

 

모두가 떠나 버린 바다에는 어둠과 나, 그리고 비와 바람뿐이었다.

 

하루종일 술을 마셨다.

집도, 가족도, 회사도 뇌에서 사라졌는지..., 나만이 그 바닷가를 떠나지 못했다.

 

휘몰아치는 비바람에 철수는 불가였고, 술은 깨지 않았다.

그냥 차에 우두커니 앉아 비와 바람이 하는 지랄들을 구경하다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2019년 11월 18일 06시더라~

비와 바람의 지랄이 지쳤을 때, 사이트를 정리했다.

 

 

아~ 출근을 해야하는 월요일 아침인데...,

여기는 내 사는 곳에서 375km나 떨어진 전남 신안군 증도였다.

 

지도터미널부근 편의점에서 담배 한갑을 사 불을 붙혀 첫모금을 빠니, 훽하고 속에서 구역질이 나왔다.

아웃된 전화를 살리니, 생 난리를 친다.

 

에라이~ 내 인생 내 꼴리는대로 사는데...,

왜들 지 삶은 못살고 남 삶에 쳐지랄을 해대는지??

나는 내 꼴리는대로 살아도, 아무에게도 피해 안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