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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배 고프면 밥 사먹고 해지면 집으로 돌아오는, 정처없이 떠도는 엄마와의 하루 여행에서 잠시 머물 곳을 찾다가 접하게 된 국악공연, 그 처음은 남원의 국립민속국악원에서였고, 그 국립민속국악원이 부산으로 와 공연을 한다길래 주저없이 관람을 신청했다. 남원에서 온 '산전수전 토별가' - 국립부산국악원 교류공연 (2024.2.24) 대한민국 네 곳의 국립국악원들 중,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세 곳의 국립국악원들이 준비한 저마다의 공연을 보았고, 엄마는 그 중 남원에서 본 국립민속국악원의 공연을 지금까지는 제일로 치부하고 있었다. 공연의 시작은 15시였지만, 선착순 '토끼 간 열쇠고리'를 준다길래 안받으면 섭섭할 것 같아서, 12시쯤 집을 나와, 남산동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연지동에 자리한 '국립부산국악원'에 도..
벽에 걸린 달력은 마지막 잎새처럼 한 장이 남았고, 그 한 장에 나열된 서른하나의 날들 중 이미 절반의 날들이 지워졌다. 무슨 세월이 이리도 빨리 흘러가는지, 도는 지구가 그 애달픔을 알기나 하는건지..., 아프지만..., 그래도 약 잘 먹고 밥 잘 먹어, 내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엄마한테 그 고마움을 표하고자, 국립민속국악원의 '2023송년국악잔치'가 열리는 남원으로 간다. 남원엔 눈이 내리고 - 국립민속국악원 '2023송년국악잔치' (2023.12.16) 울산함양고속도로만 개통되면 남원쯤은 일도 아닌데, 도대체 뭐를 우짜고 있는지, 올해는 개통이 되겠지란 기대는 또 저버림을 당했다. 2023년 12월에도 아니, 2024년 12에도 남원으로 가는 길은 진주를 둘러야 될 듯 싶다. 남원에는 폭설이 내린다..
낙엽은 우수수 떨어지고, 이제 정처도 정하지 않은 채 길로 나선다. 그저 떠나고 싶어 나서는 길에 정처를 두면 뭘 할 것이며, 이리도 좋은 가늘날을 헤매이는 그곳이 오늘의 정처일 뿐이다. 춘향골의 멋 - 국립민속국악원 정기공연 '거목' (2023.10.28) 오도재 혹은 성삼재와 정령치를 마음에 두고, 11시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서 지리산을 향해 차를 몰았다. 지리산자락이 보일 때쯤 아차 싶었다. 단풍으로 물든 산은, 오로지 산 뿐인 이들을 한껏 불러들였을 것이고, 그 혼잡함 속에 바라는 가을날의 운치는 있을리 만무할 터..., 지리산에 들 수 있는 단성, 생초, 인월을 지나, 14시10분쯤 섬진강 동쪽 동편제의 고장 남원까지 와 버렸다. 뻑뻑한 전라도식 추어탕이 구미를 자극했지만, 막상 그 농도를 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