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모노레일 - 무장애산길 (8)
회상이 될 길의 기록
이번 주말엔 어딜가노,가 요즘 내 인생사 최대 고민이다. 토요일이 됐고, 집을 나설 시간이 됐지만, 여전히 정처를 찾지 못한 채, 11시쯤 엄마와 함께 무작정 길로 나섰다. 계룡산 오름길 - 거제관광모노레일 (2024.3.16) 지지난주는 북진을 했고, 지난주는 서진을 하였기에, 이번주는 남진이었고 남진의 대상은 거제도 혹은 통영 뿐이었다. 중앙고속도로지선 대동분기점 1km 전, 직진을 하면 통영이고 우측으로 빠지면 거제도다. 갈림길은 다가오는데, 견주는 마음 여전히 선택을 못하니 참으로 난감했다. 결국은 우측으로 핸들을 꺽었고, 거제도를 서성이다 여의치가 않으면 견내량을 건너 통영으로 가면 그만이다. 13시쯤 고현시내에 들어서니, 길바닥 라인마커에 '모노레일'이란 글자가 선명하다. 불나 장사를 안한다고..
18시45분쯤 이다야를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 인천역 옆에 자리한 월미바다열차 '월미바다역'으로 왔다. 엄마 잃은 소년은 은하철도 999호를 탔지만, 엄마와 함께 인천으로 온 나는 '월미바다열차'를 탄다. 월미도의 밤 - 월미바다열차 (2023.10.7) 누군가 그랬다. 케이블카 모노레일 그런거 타면 재미있냐고..., 내가 말했다. 그런거라도 타야 엄마가 더 이상 안늙는다고..., 19시 정각, 김해와 부산을 오가는 경전철과 똑같이 생긴 월미바다열차에 탑승을 했다. 월미바다열차는 월미도를 순환하는 관광모노레일로, 월미도내 세 곳의 역에 자유롭게 내릴 수 있고 두 번의 환승이 가능하다. 낮이라면 모를까, 어두운 밤에 내려 뭐를 우짜겠노..., 차창밖으로 월미도의 화려한 주말밤이 펼쳐졌지만, 엄마는 꾸벅꾸벅..
사계절이 뚜렷한, 그러나 영상 40에서 영하20도까지의 더 뚜렷한 기온차가 있는, 한반도에 태어나 한반도를 누리며 살 수 있음은 분명 지오이드의 축복이다. 더 축복은, 나는 내 삶에 밀집의 수도권을 철저히 제척시켰고, 그로해서 그들이 비워낸 한반도 8할의 곳곳을 여유롭게 서성일 수 있음이다. 부산 통영 여수 목포 등에 가려져, 그 다이나믹 지형의 파노라마를 숨긴 고흥반도는 분명 남해안 최고의 지오이드이고, 속초 강릉 포항 울산 등에 가려져, 그 푸른 너울을 받아내는 울진은 분명 동해안 최고의 지오이드이다. 지난 광복절엔 남해안 최고의 지오이드를 서성였기에, 오늘은 동해안 최고의 지오이드를 서성이고자 11시30분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맑은 날에는 - 죽변해안스카이레일 (2023.8.20) 영덕에서 ..
3개월마다 도래하는 엄마의 정기검사가 있는 날, 13시 조형제 주사를 맞고 검사까지는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해, 점심을 먹고 그래도 한 시간여가 남아 낙동강변 황산공원으로 갔다. 평일임에도 제법 사람들이 있다. 정자에 앉아 아기를 돌보는 할머니, 국토종주자전거길을 달리는 라이더, 난 아무것도 할게 없어 그저 강변을 서성였다. 강물은 강물이라 흘러가고, 나무는 나무라 서 있고, 꽃은 꽃이라 피고..., 15시20분쯤 검사를 마치고 병원을 나서니, 집이고 회사고 나발이고 다 돌아가기가 싫다. 엄마의 표정도 역시도..., 그렇지만 혹시나 싶어 의향을 물으니, 그 주사를 맞고나면 힘이 난다고 했다. ㅋㅋ 얼마나 집에 가기가 싫었음 조형제가 힘나는 주사가 되냐..., 에라이 일이고 회사고 나발이고..., 잘 됐다...
그러함은, 태양을 축으로 삼은 지구의 공전과 자정일 뿐인데..., 그러함으로, 움추렸던 나무들은 깨어나 하얀꽃 노란꽃 분홍꽃을 피운다. 꽃이 피니 세상은 화려해지고, 그 화려해진 세상을 서성이고자 12시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해발 1,228m 오름길 - 대봉스카이랜드 모노레일 (2023.3.25) 수요일 출근길부터 길가에 벛꽃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핀 벛꽃잎이 바람에 날려 떨어질까봐 애써 걱정스러웠다. 외래가 없는 주중이면 늘 집에 있는 엄마는 벛꽃이 피고 사흘만에 세상으로 나왔다. 꽃이 피니 하늘이 시샘을 한 토요일, 보슬비는 내리고..., 삶의 고뇌는 '오늘은 또 어디를 서성이다 오노'였다. 지지난주 토요일에는 극서의 조도군도에서 세상의 극치를, 지난주 일요일에는 극북의 백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