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길가맛집 - 서성임의맛 (6)
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하루 여정의 끝에서 진한 멸치육수에 말은 국수 한 그릇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엄마의 표정은 늘 흡족했기에 오늘도 그러고 싶었다. 물이냐 비빔이냐 - 대동할매국수 (2023.11.25) 명지쪽으로 을숙도를 나와, 낙동강을 10여 km를 거슬러올라 17시10분쯤, 김해시 대동면 초정리 대동할매국수집에 도착을 했다. 다행히 줄은 형성되어 있지 않았다. 인생사 고뇌의 순간은, 이 놈을 찍냐 저 놈을 찍냐가 아니라, 밥이냐 면이냐고 그 다음은 물이냐 비빔이냐다. 빨리 선택을 해라는 제촉이 날아들수록 갈등은 심화가 된다. 물, 시발~ 엄마를 따라 물국수를 시켰고, 그리고 호로록~
오늘의 목적지를 국립대구박물관으로 정하고, 12시30분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가는 길에 시간은 점심때가 되었고, 가는 길에 들릴 수 있는 두 곳의 식당 메뉴에서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니..., 세 갈래 물결이 일렁이는 나루 삼랑진에 가면 - 수담 백반 (2023.11.25) 13시30분쯤 중앙고속도로 삼랑진나들목을 나왔다. 밥집에 사람이 많으면 안되는 데..., 웨이팅의 인내는 없는 데..., 하면서..., 4,9일이 주말이면, 근동에 서는 시골오일장 중 그 규모가 가장 큰 삼랑진에 오곤한다. 삼랑진..., 밀양강이 낙동강에 스며들고, 경부선에서 경전선이 분기되고, 밀양 김해 양산으로 흩어지는 세 갈래의 길이 있는 소읍, 구지 오일장이 아니어도 읍이 주는 운치를 서성이고자 가끔은 삼랑진에 오곤한다...
일요일, 만만한 곳은 통영이고, 거제도를 딛고 통영으로 갈 수도 있지만, 합포만을 건너 통영으로 가야 할 이유는 분명 있다. 통영은 따라 올 수 없는 고성의 정찬 - 대가돌솥밥 (2023.11.12) 어쩌면 통영으로 감은 핑계이고, 어쩌면 그 정찬을 먹기위해 통영으로 간다. 분명 통영은 맛의 도시이지만, 그 통영을 가다가 배가 고파지면..., 허구 투성이인 통영의 맛집들을 버리고, 고성읍에서 영현면으로 가는 1009번 지방도를 택한다. 저수지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언덕배기에 자리한 근사한 식당..., 소주 한 병의 출고가가 100원이 오르면 식당들은 1,000원을 올려버린다. 이제는 국제유가가 오르면 밥값도 오른다. 이런 개 같은 시대에..., 15,000원에, 이리 처주고도 남나? 싶다.
느즈막히 일어난 일요일 아침, 가을도 왔지만 추적처적 비까지 내리고 있었다. 무엇인가 땡긴다. 밥이고 나발이고 땡기는 그것을 먹고자 12시30분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콰이강의 다리로 가는 길가 - 구복제비 손수제비 (2023.10.8) 가고파의 바다, 마산 구산반도 저도로 가는 길에는 세련된 수제비를 내놓는 식당이 있다. 저도 비치로드고 콰이강의 다리고 나발이고, 그 곳들이 중요함은 이제 절대 아니다. 단지 그 길가에 그 식당이 있어 간다. 14번에서 5번으로 길이 바뀌니, 비는 잦아들기 시작했고 도착을 하니 아예 그쳐버린다. 비가 그친 탓일까? 아니면 수제비보다 먼저 나온 파전에 공복을 없앤 탓일까? 그걸 남기나, 다 무라..., 엄마의 핀잔을 뒤로하고 먼저 식당을 나왔다. 바다의 맛이 녹아든 ..
훈련소 퇴소와 함께 곧장 열차에 태워졌고, 눈을 뜨니 차창밖 풍경은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서울임을 알 수 있었다. 안양시 박달동, 그 곳에서 26개월을 살았다. 정기휴가 외에도 한 달에 한 번은 1박2일의 외박이 주어졌고, 이수지역이고 나발이고 그 짧은 나날에도 김포로 가 비행기를 타고 집을 오갔다. 그러지 못한 날에는 전우들과 서울시내를 쏘다녔지만, 유독 인천만은 한 번도 가질 않았다. 오늘에서야 그 인천을 서성인다. 재물포의 유혹 - 인천 차이나타운 (2023.10.7) 한국이민사박물관을 나와, 엄마를 인천역에 내려준 다음 8부두로 가 차를 대고 다시 역으로 가는 길, 길 건너 차이나타운이 밝히는 홍등빛이 더 없이 좋은 인천의 저물녘에 내가 있다. 중국이 싫어 한동안 중화요리는 외면을 했지만, 인천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