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등대기행 - 등대가는길 (50)
회상이 될 길의 기록
밥그릇에 숟가락 부딪히는 소리에 일어나니 9시30분쯤이었다. 언제부터인가, 사람을 깨워 같이 밥 먹자는 소리를 않는다. 냉장고로 들어가는 반찬통들을 리턴해 밥을 퍼고 국을 뜨 나도 아침을 먹었다. 내가 먹은 식기와 먼저 먹은 식기들을 모아 설겆이를 하니, 이를 지켜보던 엄마가 '와 니가 설겆이를 하노'라며 역정을 낸다. 설겆이를 끝내고 재활용품까지 내다버리고 오니 10시30분이었다. 멀리 떠나야 할 날에 그 출발시간을 조금이라도 앞당기고자 아침부터 난리를 쳤다. 등대기행 51 - 대신등대 (2022.10.29) 사일째였지만 오늘도 머리를 감지 않았다. 머리를 감는 것 보다 잠을 더 자는게 훨씬 옳고, 머리를 감는 것 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그 곳에 당도함이 더 중요하다. 오랫만에 한반도 서남권역의 섬으로 ..
마흔이 되기전에는, 어울리는 술집이 주모토였다. 마흔이 넘어서면서는, 산에도 올랐지만 그래도 산아래가 더 좋아 야영을 했다. 오십이 가까워지면서는, 배낭을 메고 세상을 서성이며 걸었다. 오십이 조금 지나고서는, 걷는 것도 고역이라 엄마와 함께 한반도의 바다를 찾아 다닌다. 엄마에게 지족해협을 보여주고자 나선 길, 남해도 북부해안에 서서 노량의 바다를 바라보는 옛기억 같은 등대 하나를 만났다. 등대기행 50 - 옥동등대 (2021.03.20) 사람들은 왕지등대라 불렀지만, 1962년부터 노량의 바다를 지킨 등대의 정확한 명칭은 '옥동등대'였다. 그 날(2018년7월21일) 지척에 등대가 서 있는 길을 지나면서도, 등대를 보지 못했다. 우매한 놈이 세 번의 해를 넘기고서야, 봄 비 내리는 날에 등대를 보았다..
일주일에 한 번은 바다로 나가야 산다. 이제 뭍에서 보는 바다는 시시하고, 바다에서 바다를 보아야 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더하여 가족들까지도..., 통영항여객선터미널에서 한산도 제승당항으로 가는 뱃길에서 보이는 거북선을 탄 등표, 통영에서 세 번째 한산도로 가는 뱃길임에 세 번을 본다. 엄마에게 내가 본 바다를 보여주고자, 한반도해안지선트레일이고 등대기행이고 나발이고..., 전면 중단이 된 상태이다. 등대박물관 - 등대와바다에서는, 한산도 제승당항 600m직전 해역의 암초에 설치한 '한산항등표'를, 이달의 등대(2019년8월)로 선정을 했지만, 분명 등대와 등표는 그 격이 다르기에 등대기행에 등재를 시킬 수 없었다. 가뭄에 콩이 난다. 길로 나서지 않는 날들에, 한산도로 가는 뱃길에서 마주한 등표를 내 ..
제주올레 4코스 남원에서 표선으로 가는 길에서 마주친 세 번째 등대다. 등대에게서 평화가 보였고, 자유가 보였다. 평화와 자유는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을 때, 보여지는 진정한 참선이었다. 등대기행 48 - 개민포등대 (2020.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