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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제주올레15코스, 평수포구를 지나니 곶의 지형이 확연히 드러났다. 고운 등대 하나가 외롭게 서 있었다. 등대기행 35 - 운용곶등대 (2020.7.4) 흐린 하늘밑, 흐린 바다를 무심히 보고 서 있는 등대가 애처로웠다. 주말이면 숱한 사람들로 북새통인 유명 등대도 있지만..., 나는 그런 등대는 싫다. 너 같은 등대가 좋더라~ 갈 길이 바빠 머물지도 못하고 이내 등대에서 멀어져 갔지만..., 운용곶 그 곳에 가면, 제주도에서 가장 고운 등대 하나가 서 있다.
09시20분, 제주시외버스터미널로 왔다. 다행히 비는 제풀에 지쳐 더는 내리지 않았고, 한림으로 가는 급행버스도 5분뒤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양도를 나온뒤 걸어야 할 제주도 북서부해안을 리얼하게 보여주며 달린 버스는, 10시20분 한림에 정차를 했다. 뭐를 한그릇이라도 먹고 섬으로 들어가고자 시장부근을 뒤졌지만..., 딱히 들어설만한 식당이 마땅찮다. 보말칼국수집이 보여 그 앞으로 가보았지만, 방구석과 홀을 꽉채운 민초들이 상에 수저를 놓은 채 침을 꼴각이고 있었다. 그래~ 굶자! 11시20분, 혼자서는 절대 섬 여행을 떠나지 않는 민족의 얼을 지키는 사람들의 틈에 끼여, 내 등대기행 34의 등대가 서 있는, 내 아리랑길 45번째 섬이 될 비양도 간다. 마스크 때문에 어떤 년,놈들이 떠드는지 특정하..
떠난다는 것은 어쩌면 잠시나마 들뜬 기분속에 있고자 함이다. 이제 들뜬 기분은 혼자서 바다로 나가지 않는 한 스며들지 않는다. 늙어가지만, 그래도 들뜸으로 늙고 싶어 바다로 간다. 걷는 바닷길과 찾는 등대는, 술집의 탁자위에 놓여진 마시지 않는 한 잔의 위스키일뿐이다. 두 곳의 등대를 탐방하고, 하늘에서 날아 온 섬 하나를 돌고, 처박아둔 제주해안길 일부를 잇고자 05시 집을 나섰다. 07시35분, 제주공항에 내리니 오늘 하늘 역시도 회색이다. 내게 제주 하늘색은 무조건 회색이다. 등대기행 33 - 산지등대 (2020.7.4) 이제 남해고속도로 전구간을 달려 목포로 가지 않는다면, 걸을 길도 찾을 등대도 없다. 273km x 2 남해고속도로 올킬이 하기 싫은 뇌는 대안으로 제주를 떠올렸고, 지난 4월 마..
거문도 서도 최남단, 수월산이 바다로 떨어지는 해안절벽에는 남해에서 가장 먼저 불을 밝힌 등대가 서 있다. 이제 그 곳으로 간다. 등대기행 32 - 거문도등대 (2020.6.20) 이거이거 잘하다가는..., 고도의 여객선터미널에서 한시간 이상을 서성일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발길은 멈춰지지 않았다. 하기싸, 18km에 6시간이면 방앗간에서 떡을 해 오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어디서 한 숨 퍼질러 잘까?? 거문도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고, 국립공원내 취사와 야영은 무조건 금지다. 잔다고 지랄을 할 수도 있다. 배도 약간 고프고, 잠도 실실오고..., 쫌 따분해질쯤, 길가 수풀사이로 거문도등대가 살짝 보였다. 소시적 그와 약속을 한 장소에 다와가면 무심히 서 있는 그를 본 기분이었다. 등대가 보이니, 마음이 다급해..
사람들이 녹산등대라 부르는, 거문도 서도 최북단 곶에 서 있는 등대의 정확한 이름은 녹산곶등대이다. 곶, 말, 단, 포의 설레이는 지형에는 등대가 서 있고, 등대 이름 끝음은 등대가 서 있는 지형을 나타내기에 반드시 그 이름을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 동도와 서도를 잇는 거문대교에 올라서니, 등대가 보였다. 사실은 거문도 해역에 여객선이 들어서니 녹산곶에 서 있는 하얀 등대가 보였고, 그 자태에 이미 반했다. 등대를 마주하니 세상이 다 아름다워지더라~ 더워도 상관이 없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등대를 지금 만나러 간다. 등대기행 31 - 녹산곶등대 (2020.6.20) 아리랑길을 시작하면서 거문도는 매번 탐방의 대상이 된 섬이었고, 등대기행을 시작하면서는 필히 가야 할 섬이었다. 여수에서 뱃길로 2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