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등대기행 - 등대가는길 (50)
회상이 될 길의 기록
수요일엔 빨간장미고 나발이고, 지겨워 디지겠다. 주중엔 열심히 일하고..., 그건 니나 그렇게 사세요~ 난 이제 그런 삶은 살지 않는다. 30분 일찍 회사를 나왔다. 집에는 가기 싫고, 이놈 저놈을 띄워 봤지만 독킹에 마음이 가는 놈이 없다. 등대나 하나 보러가자~ 등대기행 30 - 나사등대 (2020.6.3) 18시20분, 간절곶 남방2km 지점에 위치한 나사리해변에 도착을 했다. 주중의 한가운데라서 더 지겨운 수요일, 바다도 수요일이라 지겹긴 마찬가지였다. 도합 3기의 등대가 곧 닥쳐올 어둠에 스텐바이 상태로 서 있다. 2기의 등대는 땅이 아닌 콘크리트방파제 끝에 서 있고, 그 마저도 1기는 빨간옷을 입고 있다. 내가 가야 할 등대는 하얀옷을 입고 대구장끝에 서 있는 나사등대다. 화장을 하는 여자와,..
영덕해맞이공원에서 축산항으로 가는 해파랑길 21코스는, 대한민국 해안에 조성된 탐방로들 중 그 때까지 내가 걸은 최고의 바닷길이었다. 나는 2017년4월22일, 강구항을 기점으로 해파랑길20~21코스를 걸었고, 종합게시판이 세워진 죽도산에 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전망대의 기능까지 하고 서 있던, 축산항등대는 너무도 웅장했다. 등대기행 29 - 축산항등대 (2017.04.22) 걷다가 지치면,... 다음에 걷지 뭐~ 하고 돌아서 집으로 가곤 하던 시절이었다. 봄 날의 태양은 여름 부럽지 않은 더위를 길에 쏟아내고, 그래도 길이 예뻐 빈약한 의지를 달래며 22km를 걸어 축산항부근에 도착을 하니, 비록 그 해발은 높지 않았지만, 종합게시판이 죽도산 정상부에 서 있어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올랐다. 등대는..
15시46분, 그 날 호미곶을 향했던 길을 따라 이내 걸음을 이었다. 그 길가에 서 있는 등대의 이름은 사라말등대였다. 오늘 근4년을 쳐박아 둔 13코스 잔여구간을 걷게 한 계기는 어쩌면 그 등대가에 가고자 했음이다. 등대기행 28 - 사라말등대 (2020.5.31) 지도에서 등대를 찾고, 등대의 이름을 확인하고, 로드뷰로 등대를 보고..., 볼품은 없었지만, 그 이름은 너무도 설레였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등대가 서 있었다. 잡다한 도심의 줄들에 포위 당한 채, 전신주, 통신주, 가드레일, 각종 도로표시판들이 등대를 애워싸고 있었다. 트랙에는, 그 날 분명 이 길을 지나갔는데..., 스친 기억초자 없다. 등대옆 작은 밭에서는 할머니 한 분이 김을 매고, 등대가 만든 그늘에서는 사내 둘이 고기를 구워..
반드시 하얀옷을 입고 땅에 서 있는, 등대 100곳을 찾아내기가 그 곳으로 가는 여정보다 어쩌면 더 힘들수도 있을듯 하다. 제주도에 산재한 등대들을 찾다가, 진황등대가 있음을 인지했다. 등대의 위치를 지도에 띄우니 올해 2월29일에 걸은 제주올레8코스에 연접해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과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그 기록에 사용된 사진들을 들춰보니, 하예포구를 지날 때 담은 풍경속에 등대 하나가 서 있었다. 등대기행 27 - 진황등대 (2020.2.29) 모슬포에서 중문까지, 하루종일 비를 맞고 걸었다. 10, 9코스에 이어 중문으로 가는 8코스에서 들어서자 조금씩 지쳐갔다. 하예포구를 돌아서 나오는 길은 지루했고, 사진속에 있는 등대는 있는지 조차도 몰랐다. 한번 간 곳을 또 갈수는 없다. 살다보면...,..
한반도 해안과 대한민국령 섬들의 곶, 포, 말, 단의 지형에는, 운항 선박의 안전 도모를 위한 대표적 항로표지시설인 등대가 서 있다. 국토해양부 발간 '희망의 빛 등대길잡이'에 소개된 41곳의 등대에, 개인적으로 선정 한 59곳의 등대를 덧붙혀 100곳의 등대를 탐방·기록하는 것이 내 '등대기행'이다. 2020년5월 현재 우리나라에는, 11청의 지방해양수산청 산하에 37곳의 항로표지관리사무소(유인등대)가 운용중에 있다. 37곳의 유인등대는 앞서 언급한 '등대길잡이'에 포함이 된 등대들이라서, 나는 59곳의 등대를 선정하여야 한다. 선정의 조건은 '하얀옷을 입고 땅에 서 있어야 한다. 근데, 이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고, 그 수가 채워질지에 심히 걱정이다. 한번 간 곳을 또 갈수는 없다. 나는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