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등대기행 30 - 나사등대 본문
수요일엔 빨간장미고 나발이고, 지겨워 디지겠다.
주중엔 열심히 일하고..., 그건 니나 그렇게 사세요~ 난 이제 그런 삶은 살지 않는다.
30분 일찍 회사를 나왔다.
집에는 가기 싫고, 이놈 저놈을 띄워 봤지만 독킹에 마음이 가는 놈이 없다.
등대나 하나 보러가자~
등대기행 30 - 나사등대 (2020.6.3)
18시20분, 간절곶 남방2km 지점에 위치한 나사리해변에 도착을 했다.
주중의 한가운데라서 더 지겨운 수요일, 바다도 수요일이라 지겹긴 마찬가지였다.
도합 3기의 등대가 곧 닥쳐올 어둠에 스텐바이 상태로 서 있다.
2기의 등대는 땅이 아닌 콘크리트방파제 끝에 서 있고, 그 마저도 1기는 빨간옷을 입고 있다.
내가 가야 할 등대는 하얀옷을 입고 대구장끝에 서 있는 나사등대다.
화장을 하는 여자와, 책을 읽는 여자를 동시에 보았다.
마음이야 화장을 하는 여자에게로 가고 싶지만, 발길은 책을 읽는 여자에게로 간다.
1.5km 나사포구 해안길을 걸어 대구끝 언덕에 오르니, 나사등대가 무심히 바다를 보고 서 있었다.
나도 등대처럼 무심히 바다를 한5분 동안 바라보며 서 있었다.
이 곳에 언제부터 등대가 서 있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걸 알아내기 위해 해당 지방해양수산청에 문의를 하고..., 그런 지랄은 하지 않는다.
근데, 등대도 교량처럼 등대명판과 설명판이 부착되어 있었음 좋으련만...,
해가 떨어지는 바닷가를 서성이면 술이 고프다.
언놈을 쳐불러내 한잔 지껄이노...,
등대를 보러 다닌다고 하니, 미친놈이라고 했다.
반하면 미치는게 당연하고,
아직도 무엇인가에 미치고 사는 맛에 대하여 시부려줄까, 하다가 참았다.
미치지 않아도 가질 수 있는 것 말고,
미쳐야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주는 땡김에 대하여, 백날 시부려봤자 내 입만 아푸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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