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등대기행 - 등대가는길 (50)
회상이 될 길의 기록
얼마전까지 떠나는 주말은 기다려지는 디데이였다. 얼마전부터 떠나는 주말은 망설여지는 디데이였다. 금요일 퇴근후, 저녁상을 물리고 티비앞 소파에 퍼진다면 아마도 내일은 떠나지 못할 것 같아 21시20분에 집을 나섰다. 머물수는 없어 떠나는 심정이 자꾸만 발길을 붙들었지만..., 등대기행 20 - 묵호등대 (2020.05.23) 경부선 구포역을 기준 444km를 북상했다가 돌아오는 여정이다. 혹자들은 이동하는 밤을 1무로 나타내지만, 이는 정확히 날짜회귀선을 역으로 가는 이민에서만 성립이 된다. 혹은 타임머신을 탔을 때나..., 2박1일의 여정이다. 갈 때의 1박은 철로에서, 올 때의 1박은 7번국도에서 잔다. 2박을 허비하여야 이뤄지는 1일에는 동해해양수산청이 관리하는 강원권역 4등대를 탐방하고, 아직도 ..
한번 간 곳을, 그렇지만 기억이 가물가물 해 한번 더 갈라다가 실패한 그 곳을, 세번은 갈 수가 없다. 아니 못간다. 지난주 토요일(2020.5.16) 거문도,녹산등대 기행이 바다 안개로 막혔던 날, 그 대안으로 소매물도등대를 찾고자 여수에서 저구항으로 갔지만, 이 역시도 모세의 기적이 없는 날이라서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돌아 온 다음날 그간의 기록들을 낱낱히 뒤졌고, 2013년5월3일 소매물도 탐방시 망태봉 기슭에서 담은 해금도(등대섬) 전경에 다행히 등대 서 있었다. 그 날은 바닷길이 열려 있어 해금도에 들어갔고, 등대가 있는 곳으로 갔는지? 기억은 뚜렷하지 않지만, 등대가 있는 곳에 서야만이 담을 수 있는 소매물도 전경 사진 또한 있어, 이 사진들을 근거로 소매물도등대를 나의 등대기행 19 등대..
백운포에 갔다. 그 길에서 보여지는 부산의 바다, 그 바다에 떠 있는 다섯 혹은 여섯의 바위섬들, 그 바위섬에 서서 파란 바다를 보고 있는 하얀 등대는, 생에 딱 한번만 봐야할 만큼 고귀했다. 등대기행 18 - 오륙도등대 (2020.05.10) 남들의 주말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내 주말에만 비가 내린다. 젖고 있는 세상을 보는 짓이 무례해서, 젖기 싫어 떠나지 않았다. 아무도, 아무것도 내 나섬을 막을순 없다. 그러니 무엇인가 끼여들어 '어떻게하면 여정을 망칠까? 별의 별 수를 다 동원해 떠남을 방해하고 있다. 날궂이는 않는다하니, 가장 쉬운 방해는 비였으리라~ 봐봐라~ 토요일마다 비가 쳐내리는 꼴을...,
근5개월째 방학중인 아이들이 너무도 부럽다. (나는 절대 그릇되지 않은 사견을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숨기지는 않는다) 어린것들에게는 방학이 있지만, 늙어가는 것들에는 방학이 없다. 오로지 먹고살기 위해 까만날에는 무조건 회사를 처다녀야 하는 늙어가는 것들의 슬픈날들에서, 싯다르타와 노동자와 아이들이 만들어 낸 6일간의 짧은 방학이 있었지만..., 난 지쳤다. 지친 육신은, 바이러스로 쳐박혔던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 길에 나섬을 단호히 거부했다. 길이고 나발이고, 로그아웃된 의지는 움직이지 않았다. 다만, 그 집 물회가 땡긴다는 혹들을 들여보내고, 잠시 송대말등대로 갔었다. 등대기행 17 - 송대말등대 (2020.05.04) 신,구등탑 모두에 떼꼬장물이 질질..., 맑았지만, 차라리 흐린날이 더 선명했을 시..
15시35분, 아리랑길 39의 섬, 백야도를 나와, 77번국도 고돌산반도 해안길을 서진하여, 모든 형상이 그대로 굳어버린듯 너무도 한적한 세포마을(여수시 화양면 안포리) 버스정류소에 닿았다. 나도 굳어 30여분을 기다리니 여수시내로 나가는 28번이 나타났다. 충분하다고 생각을 한, 역마살의 에너지는 어제 호미곶을 갔다와 그런지 절대 충분하지 않았다. 13km 백야도 트랙을 끝내고나니 조금 지친 기분이었다. 얼마 남지도 않은 에너지로, 등대기행11 오동도등대로 간다. 등대기행 16 - 오동도등대 (2020.04.26) 같은 날씨속 같은 풍경일지라도..., 일요일 오후가 스며든 풍경에는 뭔지?모를 아련함 같은게 묻어있다. 나는 풍경속에 스며든 그 아련함이 보기 싫어 가급적 일요일에는 트레킹을 하지 않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