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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등대기행 16 - 오동도등대 본문

등대기행 - 등대가는길

등대기행 16 - 오동도등대

경기병 2020. 5. 15. 15:19

15시35분,

아리랑길 39의 섬, 백야도를 나와, 77번국도 고돌산반도 해안길을 서진하여,

모든 형상이 그대로 굳어버린듯 너무도 한적한 세포마을(여수시 화양면 안포리) 버스정류소에 닿았다.

 

나도 굳어 30여분을 기다리니 여수시내로 나가는 28번이 나타났다.

 

충분하다고 생각을 한, 역마살의 에너지는 어제 호미곶을 갔다와 그런지 절대 충분하지 않았다.

13km 백야도 트랙을 끝내고나니 조금 지친 기분이었다.

 

얼마 남지도 않은 에너지로, 등대기행11 오동도등대로 간다.

 

 

 

등대기행 16 - 오동도등대  (2020.04.26)

암야도광 - 어두운 밤 빛으로 이끌다.

 

 

같은 날씨속 같은 풍경일지라도...,

일요일 오후가 스며든 풍경에는 뭔지?모를 아련함 같은게 묻어있다.

 

나는 풍경속에 스며든 그 아련함이 보기 싫어 가급적 일요일에는 트레킹을 하지 않았는데...,

보이니 어쩔수가 없다.

 

고돌산반도를 북상하는 버스의 차창밖으로, 사람의 집들에 드리운 일요일 오후가 너무도 애잔하다.

오십을 쳐넘겼지만, 아직도 월요일이 싫은 나였음에 그렇게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백야도로 갈 때 탄 기사였고 버스였다.

또 난폭운전 득에 생각보다 일찍 여수시내로 나왔고, 오동도등대 탐방에도 시간적 여유가 추가 되었다.

 

 

 

오동도등대 가는 길 (오동도방파제)

 

 

오동도로 가는 길목에는 세번을 왔지만, 도(島)에는 한번을 가지 않았다.

 

첫번째로 왔을때는 배를 타고가야 했기에 못갔다.

두번째로 왔을때는 돌산도에서 케이블카를 태운 가족들을 마중하기 위해서 왔다.

세번째로 왔을때는 이순신트레일을 잇기 위함이었을 뿐, 방파제로 육지가 된 섬은 갈 이유가 없었다.

 

그 오동도를 이제서야 간다.

 

 

 

바다 건너 남해도 서부해안과 망운산

 

바다 건너 남해도 남부해안과 응봉산

 

 

오동도로 가는 방파제길은 너무도 붐볐다.

 

그 길에서 바다 건너에 우뚝 선 남해도의 산들과 해안가 집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왜 일까? 여수나 남해나 거서건데..., 마치 멀리 떠나갔다 온 놈이 고향 근처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그건 아마도...,

 

 

 

 

 

 

17시 백야도등대의 아쉬움을 안고,

1.5km 인파속을 뚫고 오동도항로표지관리소 입구에 도착을 했다.

 

등대스탬프투어 15등대의 구성 등대이기도 한, 오동도등대라 기대치는 한층 커졌다.

한편으로는 '혹 소문난 잔치집이 아닐까? 하는 염려도 있었다.

 

난, 파란 바닷가에 서 있는 하얀 등대를 보면 그만이다.

 

스탬프, 인증, 그 따위 행위는 내 순수 탐방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 시키는 짓이기에 하지 않는다. 

더하여 등대의 내부를 기올라가거나 관계자를 귀찮게 하는 알고자 함도 독학으로 채운다.

 

난, 파란 바닷가에 서 있는 하얀 등대를 보면 그만이다. 

 

 

 

오동도 등대

 

 

 

등대를 본 순간, 패닉에 빠졌다.

아무것도 채우지 못한 마음으로, 등대가 서 있는 항로표지관리소 주위를 세번이나 맴돌았다.

 

긴가민가 해 등대박물관 홈페이지를 열어 15등대의 목록을 재차 확인했다.

소문난 잔치는를 떠나 잔치를 하지 말아야 할 집구석에 온 기분이었다.

 

내 등대기행 11의 등대, 오동도항로표지관리소에 대하여 더는 아무말도 하지 않기로 한다.

 

 

 

 

 

 

오래전, 2차로 라이브카페에 간 적이 있었다.

 

무명의 가수는 줄기차게 노래를 부르고, 곡 중간중간 손님들과 짧은 대화도 나눴다.

나도 한 곡 하면 안돼냐고?하니 단호하게 안된다고 했다.

지만 처부름에 짜증이 났고, 일행들을 남겨두고 나는 카페를 나와 버렸다.

 

지만 바다를 처보는 등대, 나는 돌아섰다.

 

 

 

오동항에서 종포해양공원으로 가는 박람회터널

 

 

 

 

오동도등대에 배신 당한 쓰라림을 달래고자, 

뚫린지 얼마안된 굴로도 들어가봤지만, 짜증만 배가 되어 도로 기나왔다.

 

아~ sibal 이걸 볼라고 여까지 왔나 싶었다.

 

 

18시10분, 여수종합터미널로 왔다.

나는 살면서 기다리는 시간이 제일 싫다.

 

혼술이나 한잔하고 오동도등대는 이자뿌야지! 싶더라~

 

 

 

 

 

 

무조건 등대가 예뻐야하는 법은 없다.

걷다보면 지겨워서 미칠것 같은 길도 때론 걷게 된다.

이걸 위로랍시고 술을 마셨고, 알딸딸해짐으로 줄어든 버스시간을 기다렸다.

 

 

 

 

 

집으로 돌아오니 2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눈 알 네개가 나를 향해 등대보다 더한 빛을 발광하고 있었다. 섬홍광 1초에 4섬광 ㄷㄷㄷ

 

 

테레비를 보고 있던 엄마가, '쏟겠다 저손들이...' 이랬다.

어떤 손들이 뭘 쏟는지, 궁금해 티비를 보니 호주손들이 뭐를 나르고 있었다.

 

한국에 예쁜 아기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직도 호주손들이 설치고 있나! 싶었고,

한국에 예쁜 등대가 얼마나 많은데, 왜 하필 못난 등대에 갔을까? 싶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