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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첫 자리에서 이미 취했지만 집으로 갈 마음은 없다. 아웃터의 지퍼를 끝까지 올린 채 도심의 밤거리를 좀 더 배회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두워질수록 추워질수록 불취무귀의 신념은 굳건해지고, 상대가 이제 그만 집으로 가자고 애원을 해야만이 그날의 배회는 끝이 났다. 그러고 산 겨울이었다. 그랬는데..., 또 다른 겨울이 있었다. 추우니 선명해지는 그 풍경속을 서성이니 좋았다. 사람들이 덧칠을 한 색들이 바래지는 풍경속을 서성이고자 12시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겨울에세이 - 견내량에서 (2022.12.17) 이제 서성임에 어디 따위는 의미가 없다. 어디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꼴이 하지 않아도 될 번뇌를 겪는 중의 꼴이었다. 오늘은 부산 바다를 떠돌까, 하다가..., 에라이~ 그랬봤자 이만원이다 싶어 다대..
엄마를 집에 두고..., 이제 혼자서는 길로 나서질 않는다. 그러니까..., 조금은 따분하고 조금은 심심한 주말이 되었다. 그런 날엔..., 엄마를 데리고 바다로 간다. 니코틴이 땡겨 휴게소 모퉁이에서 한 대 쳐빨고 오니, 엄마가 통영시 관광안내판에 나열된 섬들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간 섬을 찍어봐라고 하니,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나열된 다섯 섬에서 넷 섬을 직지한다. 한산도, 사량도, 욕지도, 연대·만지도..., 차를 가지고 못 들어가는 매물도가 엄마처럼 애잔해 보였다. 그냥 심심해서 온 통영이다. 밥이나 뭇자. 1번-멍게비빔밥, 2번-굴밥정식, 골라라~ 봄에 먹는 굴은 맛대가리 꽝이다. 식당을 나오니 갈 곳이 없어진 기분이다. 오후 3시가 넘은 시간에 어디로 갈꼬?? 싶었다. 미륵도나 한 바퀴 돌고..
보름전, 왼쪽 무릅에 조금의 통증이 느껴졌고 몇일이 지나자 접어지지가 않았다. 이승과 저승을 오가야만이 차에 탈 수 있었고, 특히 아침 출근길 승차시에는 완전 디지는줄 알았다. 엑스레이를 찍었고 연골과 뼈의 상태가 아주 좋다고 했지만, 통증의 정확한 원인은 MRI를 찍어봐야 알 수 있고, 반기부수도 해야 된다고까지 했다. 에라이~ 다 땔치우고 약이나 지주소~ 실비고 나발이고~~ 저녁마다 음주를 하면서도 꼬박꼬박 약을 챙겨 먹었다. 일주일이 지나니 무릅이 조금은 접어졌고, 걸음도 제자세를 잡는듯 했다. 그렇다면, 조심스레 아리랑길로 한번 나가 볼까..., [마창대교] [이순신트레일 6회차-제2일째에 지났던 길 (적촌선착장)] 만(灣), 육지로 들어온 바다, 그 바다에도 섬은 있고, 그 섬는 바다를 닮은 사..
연화항을 출항한 욕지호는 17시02분 통영항여객선터미널에 도착을 했다. 동시에 장대비가 우수수 퍼붓는다. 시래기국밥이나 한그릇 먹고 가야지 했는데, 비를 맞으며 길을 건너 서호시장으로 갈 생각을 하니 허기 마저 사라졌다. 통영으로 올 때는 마창대교를 건너 고성반도로 내려왔지만, 부산으로 갈 때는 거가대교를 건너 진해만으로 올라가기로 하고 터미널을 빠져 나오는데..., 문득 생각이 난 섬 하나가 갈 길을 주춤이게 한다. 아리랑길 039 - 해간도 (2019.07.27) 거제도 서부해안과 고성(통영)반도 동부해안 사이의 수로를 견내량이라 부른다. 그 견내량에는, 1971년에 개통된 거제대교와 1999년에 개통된 신거제대교가 거제도와 한반도를 잇는다. 2009년 또 하나의 해상교량이 견내량에 놓여졌고 견내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