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한국뱃길 - 적촌선착장에서 지도 승선장 본문
엄마를 집에 두고...,
이제 혼자서는 길로 나서질 않는다.
그러니까...,
조금은 따분하고 조금은 심심한 주말이 되었다.
그런 날엔...,
엄마를 데리고 바다로 간다.
니코틴이 땡겨 휴게소 모퉁이에서 한 대 쳐빨고 오니,
엄마가 통영시 관광안내판에 나열된 섬들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간 섬을 찍어봐라고 하니,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나열된 다섯 섬에서 넷 섬을 직지한다.
한산도, 사량도, 욕지도, 연대·만지도...,
차를 가지고 못 들어가는 매물도가 엄마처럼 애잔해 보였다.
그냥 심심해서 온 통영이다.
밥이나 뭇자.
1번-멍게비빔밥, 2번-굴밥정식, 골라라~
봄에 먹는 굴은 맛대가리 꽝이다.
식당을 나오니 갈 곳이 없어진 기분이다.
오후 3시가 넘은 시간에 어디로 갈꼬?? 싶었다.
미륵도나 한 바퀴 돌고 거제도를 관통해 거가대교를 타고 돌아갈까?
아이다! 그래도 통영에 왔는데...,
다소 기대를 한 굴밥도 꽝이었는데...,
에라이~ 모르겠다.
거~나 가 보자!
한국뱃길 - 적촌선착장에서 지도 승선장 (2021.4.10)
5분이면 닿는 섬,
일주도로가 있는 섬,
오늘처럼 타이밍이 엉망인 날엔 지도가 딱이었다.
15시쯤 늙은 엄마를 늙은 지도호에 태워 견내량 북측수역을 건넜다.
2년여만에 다시 찾은 섬,
그 날은 일주의 트랙을 갖기 위함이었고,
오늘은 엄마에게 임진왜란 아니 세계해전사 최악의 패전인 칠천량해전의 주역 원균의 도주경로를 설명하고자 왔다.
그 곳이 정확히 지금의 어디인지?는 몰라도,
진해만에는 춘도(입도라고 추정)라고 불리웠던 섬이 있었다.
이순신장군이 세계 최장으로 키운 조선수군을 하룻밤에 몰살을 시킨 원균은 춘도를 거켜 뭍(고성)으로 도망을....,
그만 좀 해라! 시끄럽다!! 이런~
역사는 탐방에 있을 때 그 진위가 선명해짐을 언제 알런지...,
입을 다물고 시속10km/hr의 속도를 유지한 채 지도 일주투어를 마쳤다.
10여분이 소요되었다.
서부마을로 돌아오니 지도호가 보였다.
벌써 다 돌았나?
응!
빤히 보이는 뭍으로 나가기 위해 30여분 선착장을 서성였다.
한반도와 그 연안에 위치한 섬들 사이에 들어찬 바다를 해협이라 하지만, 역사는 량이라고 했다.
한산도대첩의 승리를 도모한 바다는 견내량이다.
뭍으로 돌아가는 그 푸른 바다에서 엄마는 견내량 대신 가요무대에 심취해 있었다.
한국뱃길 시리즈 04 「적촌선착장 ↔ 지도 승선장」
□ 운항선사 : ?? 지도호
□ 항해거리 : 0.5마일 / 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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