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한국뱃길 - 자은도 고교선착장에서 증도 왕바위선착장 본문
"오늘 운항합니까?"
"풍랑주의보가 발령돼 오후 항차도 아직 불분명합니다!"
에라이~
그래도 길은 있다.
목포대교와 압해대교를 건너 압해도로 가 김대중대교를 건너면 운남반도이고,
운남반도를 관통해 무안국제공항을 끼고 24번국도를 따라 서진을 하면 해제반도가 나온다.
해제반도에서 랑데뷰 해상교량으로 연결된 지도와 송도 그리고 사옥도를 지나면 거기가 증도다.
한국뱃길 - 자은도 고교선착장에서 증도 왕바위선착장 (2021.07.04)
부산에서 목포는 서울보다 멀리 있는 도시로 여겨진다.
갈 곳으로 가는 길에 스치는 목포라서 더 아쉽더라~
압해대교를 건너며 바다를 보았다.
비도 안오고 파도도 잔잔하고...,
"나는 이제 머피의법칙을 넘어 아예 재수 더럽게 없는 인간이 되었다.
혹시 모르니 니가 전화 한번 해 봐라"
"11시40분 항차부터 운항한다는 데...,"
그래서 다이아몬드제도로 들어가는 천사대교를 건널 수 있었다.
그래서 엄마에게 암태도 호떡을 사줄 수 있었다.
11시25분,
다이아몬드제도 최북단의 자은도 '고교선착장에 그리 늦지 않게 도착을 했다.
증도를 일주할 때, 왕바위선착장을 지났다.
어디로 가는 뱃길인가? 싶었지만, 무심히 지나치고 말았다.
신안군에서 운임의 대부분을 지원하는 증도~자은도간 철부선을 오늘 드디어 승선하게 되었다.
흐린 하늘, 흐린 바다, 흐릿하게 보이는 섬들...,
엄마와 함께 자은도에서 철부선을 타고 증도로 간다.
생이 아름다운 이유는 이래서이지 않나..., 싶더라~
너울에 조금은 흔들리는 뱃전에 앉아 엄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증도 서부해안의 요란한 리조트가 선명하게 다가왔고 이내 왕바위선착장에 닿았다.
차를 배에 싣고 갈 수 있는 근해의 섬들은 이제 서해로 국한된다.
육로로도 올 수 있는 증도이지만,
항로가 유지되는 섬은 가급적 배를 타고 입도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뱃길로 온 증도를 엄마에게 보여준다.
증도는,
해변과 뻘과 염전 그리고 유물발굴로 유명한 섬이다.
차례대로~
엄마는 미네랄이고 지랄이고 진흙탕 같은 누런 바다는 싫단다.
아무리 해변이 매혹적이라도...,
그래서 노둣길로 갔다.
그 때는 바빠서 화도고 노두고 나발이고 다 생략을 하고 증도의 해안선만을 걸었다.
그 마저도 우전해변 솔숲에서 1시간여 자빠져 자 버려 섬의 북부해안은 구경도 하지 못했다.
이런 저런 기억들이 너무도 선명한 증도...,
화도로 들어가는 노둣길에서,
뻘에 구멍을 뚫고 기나왔다 기들어가는 게들을 보며 엄마가 '조것들이 와 저레 까부노...,'이란다.
그래도 증도에 왔는데...,
소금을 사러 갔다가 빈손으로 나온다.
왜 안샀냐고 물으니 1kg에 삼만오천원이라서 그냥 나왔다고 했다.
때론 돈이 썩어 나자빠져도 사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아까 뻘에 널부러져 있던 보라색 비늘의 파충류 봤나?
그걸 잡아 갈아서 만든 탕이다.
별로다!!
여행은 행하는 자의 몫이다.
엄마처럼 스치며 차창밖을 쉭 보는 것도...,
산교육 시킨다면 애새끼를 뻘에 잡아 넣는 것도...,
그 지역을 알고자 한다며 현지인을 귀찮게 하는 짓거리도...,
갈 섬의 기근에 시달리는 작금에 증도는 엄마에게 ★★★☆☆ 별 셋을 받은 섬이었다.
여행은 집으로 돌아가기에 성립이 된다.
네이비에 집구석을 치니 380km가 찍혔다.
한국뱃길 시리즈 05 「자은도 고교선착장 → 증도 왕바위선착장」
□ 운항선사 : 신안군청 슬로시티호
□ 항해거리 : 2.4마일 /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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