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한국뱃길 - 거제도 어구항에서 한산도 소고포선착장 본문
일어나니 기온은 어제보다 더 떨어졌지만, 하늘은 어제보다 더 맑았다.
오늘은 쉴까?도 싶었지만 하늘을 보니 도저히 그럴순 없었다.
방에서 약기운을 버틸 엄마를 생각하니 더 그럴순 없어, 내가 나가고 싶은냥 설쳤됐다.
먼저 주차장으로 내려가 차를 뎊히고 있으니, 중무장을 한 엄마가 장바구니를 들고 내려왔다.
장 보끼가?
멸치 좀 사고...,
그저 하늘이 맑아서, 목적지도 정하지 못하고 나서는 길인데,
엄마의 멸치란 말에 삼천포가 떠올랐다.
한국뱃길 - 거제도 어구항에서 한산도 소고포선착장 (2021.12.26)
가오치에서 사량도 금평으로 들어가 내지에서 용암포로 나와 삼천포로 갈까? 했지만,
엄마와도 두 번을 간 섬이라 가기가 싫었다.
삼천포 역시도...,
엄마, 거제 멸치 한 번 사볼래?
그라던가...,
이 길도 지겹고, 저 길도 지겹다.
간만에 거가대로를 달려 거제도로 갈 것이다.
외포교차로에서 58번 국지도를 빠져나와 대계마을로 갔다.
YS생가 주변 상가에서 정치망으로 잡았다는 다시멸 한 박스와 건새우 한 봉을 샀다.
그러고나니 또 갈 곳이 막막해진다.
엄마와 두 번을 간 사량도가 가기 싫어 온 거제도에서,
엄마와 세 번을 간 한산도로 가기로 했다.
이유는 배를 타기 위해!!
언젠가? 섬에 사는 주민과 나눈 대화에서,
섬으로 들어 온 이들이 모두 섬을 나가는 일요일 오후가 제일 허전하다고 했다.
그 일요일 오후에 일 없이 엄마와 한산도로 들어간다.
2021년 12월 26일 14시에 거제도 어구항을 출항해 한산도 소고포로 가는 을지2호에는,
엄마랑 나랑 딱 두 명만이 승선을 했다.
배에 실은 차안에서 김밥을 먹었다.
각자의 김밥을 다 먹고나니,
낡디낡은 을지2호는 굴양식이 점령한 바다에 난 항로따라 한산도 소고포선착장에 닿았다.
그로해서 나는 다섯 번, 엄마는 네 번을 한산도로 오게 되었다.
추봉도는 오늘 안간다.
지겨워서...,
한산도는 논이 있는 섬이다.
간척으로 만든 논이 아니라 섬의 중앙부에 평지가 있어 간직하게 된 옥토이다.
그 옥토의 들판을 가로질러 문어포로 왔다.
한산대첩기념비에 한 번은 참배를 하여야하는데..., 오늘 역시도 그러하지 못했다.
하늘이 참 맑은 날이었다.
하늘이 맑아서 배를 탔고, 목적도 이유도 없이 한산도로 오게 되었다.
대한민국 섬 크기 마흔 몇 번째?인 한산도는 30여분이면 그 일주가 끝이 난다.
진두항에서 잠시 서성이다가..., 15시35분 제승당항에서 통영으로 나가는 배를 타기로 했다.
한국뱃길 시리즈 07 「거제도 어구항 → 한산도 소고포선착장」
□ 운항선사 : 유성해운(주) 을지2호
□ 항해거리 : 2.1마일 /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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