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한국뱃길 - 거금도 우두항에서 금당도 율포항 본문
남은 하늘길은 400여km 떨어진 수도권과 강원도에 있고,
차를 싣고 떠나는 뱃길은 300여km 이상 떨어진 전남권역 남해와 서해에 있다.
현지에서 1박을 한다면야 그 거리쯤은 문제가 안되지만,
나이가 들수록 잠만은 집에서 자고 싶어지는게 사람의 그러하고 싶음이다.
그러하기에 그 길이 아무리 멀지라도 오늘 집으로 돌아와야함은 떠남의 조건이 되었다.
보성만 만입의 바다에 떠 있는 섬,
금당도를 탐방하고자 11시쯤 집을 나섰다.
한국뱃길 - 거금도 우두항에서 금당도 율포항 (2022.1.15)
처음에는 08시30분쯤 집을 나서,
거금도 우두항에서 금당도와 금일도 그리고 생일도를 차례대로 탐방하고 약산도 당목항으로 나오고자 했다.
하루새 도합 네 번의 뱃길을 도모했지만,
아침에 집중된 약들을 복용하고 그 기운을 차에서 버틸 엄마를 생각하니 차마 그럴순 없었다.
섬은 언제나 늘 그 바다에 떠 있고,
유랑은 그 곳들을 남겨둬야 이어지기에 오늘은 금당도만을 탐방하기로 했다.
당췌 고흥반도에 몇 번을 오는지...,
고흥반도 남단 녹동항에서 출항을 하던 금당도행 치도선의 주된 출항지가,
거금도 서단에 위치한 우두항으로 바뀌었다.
13시50분 항차이기에 다소 느긋하게 달려 고흥나들목을 나오니 남은 거리가 7Km쯤으로 표출된다.
햐~ 내가 거금대교를 몇 번이나 건넜는데..., 이건 아니다 싶어 네이비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대서면쪽 해안의 어느 지점을 처잡아 길라잡이를 처하고 있었다.
안보고도 찾아가는 길에 괜히 끼워준 내가 한심했다.
출항까지 남은 시간은 40여분, 남은 거리는 60여km, 아놔! 미치겠더라~
다행히 고흥반도를 종단하는 15번국도와 27번국도는,
비록 과속단속카메라의 전시도로였지만 고속도로급 국도였고,
앞서가는 나 보다 더 급한 이를 추종하여 우두항에 도착을 하니 13시48분이었다.
티켓팅이고 나발이고,
출항준비를 끝낸 페리호에 차를 붙히니, 얼척이 없는지 빨리 표부터 끊고 오란다.
생은 다급히 떠나는 페리를 붙잡았다.
생은 그로해서 엄마와 함께 금당도에 간다.
차를 싣고 떠나는 뱃길은,
통영에는 두미도와 상노대도가 남았지만,
차를 싣고 간 의미가 없을 만큼 섬의 길들이 짧고, 무엇보다 하루 한 항차뿐인 뱃길이라 제약이 많다.
사천에는 신수도가 있지만,
왠지 끌림이 없어 아직은 갈 마음이 서질 않는다.
여수에는 개도와 연도 그리고 거문도가 갈 수 있는 섬이지만,
개도를 제외한 연도와 거문도는 그 뱃길이 상그라워 가기가 망설여진다.
거금도 우두항을 떠난지 15분,
은해페리는 금당도 동단의 율포항에 접안을 했다.
금당도,
지도에서 찾은 섬이 아니라 이순신트레일 절이도해전길에서 인지를 한 섬이다.
금당도,
연접한 고흥군 혹은 장흥군을 외면하고 완도군을 행정구역으로 두고 있는 보성만 만입에 위치한 섬이다.
섬은 면단위의 행정구역을 갖고 있다.
면사무소가 소재한 섬인데, 설마 식당 한 곳 없겠나? 싶었다.
도시락도 김밥도 없이 온 섬에서 때가 되니 불안해진다.
차선책으로 대합실내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두유를 사고 면사무소부근으로 갔다.
그 맛을 떠나,
밥을 사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어 고마웠고,
그 맛을 떠나,
친절히 응대를 해주는 업주의 태도가 가미였다.
섬을 일주하듯 가학항으로 가 16시05분 항차로 섬을 나가기로 했다.
금당도 참 좋네~
온금포해변에서 가학항으로 가는 서부해안도로에서 이 말 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추가되고 바뀐 약들로 인해 엄마의 요즘이 무척이나 힘겨운 날들이다.
그런 엄마를 보는 내 마음 역시도 힘겹긴 마찬가지다.
오늘 금당도가 엄마에게 보여준 바다가,
엄마의 힘겨운 날들을 위로하고, 그 힘겨움을 빨리 거둬내주길 바라고 또 바랬다.
15시40분쯤,
장흥군 회진면 노력도로 가는 페리가 취항을 하는 가학항에 도착을 했다.
삶은 떠돌다 가는 궤적이고,
올해 유난히도 길게만 느껴지는 1월의 한 가운데 날에,
남녘바다 푸른 섬에서 마디 하나를 그어 떠돌다 갈 궤적에다 붙혔다.
엄마! 배 온다!!
한국뱃길 시리즈 09 「거금도 우두항 → 금당도 율포항」
□ 운항선사 : 평화해운(주) 은해페리호
□ 항해거리 : 3마일 /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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