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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요즘 인생사 최고의 난제는, 엄마가 탄 차를 철부선에 싣고 떠날 섬이 남지 않았음이다. 그렇다고 이미 간 섬을 또 다시 가는 짓도..., 그렇다고 미어터지는 인천의 섬들로 가는 짓도..., 그래서 갈 곳이 없는 일요일엔 통영으로 간다. 그저 그런 일요일엔 미륵도에 간다 - 통영수산과학관 (2023.11.12) 그리해 통영에 들어섰지만, 통영이라고 딱히 서성일 곳 있음도 아니다. 미륵도를 일주하고, 오늘이 2일이니 통영오일장이나 서성이다가 돌아가기로 했다. 15시40분쯤 달아항을 지나 척포해안도로를 타기 전, 중곡봉 끄트머리에 자리한 '통영수산과학관'에 올랐다. 아기들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초췌한 전시시설들을 근성으로 스치는 관람을 이어간다. 이렇게라도 해야 그저 그런 일요일이 지나가기에..., 터가..
내일은 멀고도 먼 그 하늘길로 가야함에, 오늘은 봄이 온 남녘의 쪽빛바다를 서성이기로 했다. 낯설은 무엇인가는 없을지라도 조금의 설렘이라도 들 바다를 찾았지만, 오늘 서성일 바다는 쉽사리 일렁이지 않는다. 마 그냥 되는 대로 닥치는 대로 살면 그게 답인데, 언제부터인가 정해진 답은 내팽개치고 성립불가의 오답만을 찾고 있다. 통영의 딸 - 박경리기념관 (2023.3.18) 부질없는 짓을 종식시키고, 서성일 바다도 정하지 않은 채, 11시30분쯤 엄마를 데리고 무작정 집을 나섰다. 통영에 가면 분명 서성일 바다는 있다. 그 이름만으로도..., 13시30분쯤 원문고개를 넘었다. 한산도..., 그 뱃길은 늘 좋지만, 난 그 섬의 주민이 아니다. 욕지도..., 또 그 풍경을 찾아가기에는 이제 그 풍경마저 지겹다...
하늘은 떼 한 점 없이 처맑고, 바다는 그 색보다 더 처푸를텐데..., 배낭메고 멀리 떠나고 픈 그런 날이었지만, 아픈 엄마를 두고 떠날순 없어 아픈 엄마를 데리고 정처없는 일요일 바닷길로 나섰다. 쑥이 돋아났고 도다리가 잡힌다는 전화는 없었지만..., (2022.2.27) 쑥이 돋아났고 도다리가 잡힌다는 전화는 없었지만, 또 통영으로 간다. 연화도나 갔다올까, 여객선터미널을 서성였지만..., 일요일 어정쩡한 시간의 뱃길이라 선뜻 배표를 끊지 못했다. 쑥국 때문에 온 통영이라 섬에 가지 않는다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미륵도 바다를 보고, 쑥국을 먹고, 그리고 집으로 가면, 오늘 세월도 가 버린다. 약물에 몽롱한 엄마는 푸른바다가 차창밖에 있었지만 좀체 잠을 떨쳐내지 못하고, 나는 두미도가 보이는 언덕..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이 쌓이고 쌓이다보니, 미친놈들이 무다히 가만이 있는 승강기를 교체한다고 지랄들을 해, 15층에 사는 세상구경을 좋아하는 엄마는 20여일을 세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2021년11월27일 엄마는 새엘리베이터를 타고 드디어 세상으로 나왔다. 답답했을 엄마를 위로하고자 바다로 간다. 엄마와 오른 하늘길 - 통영 케이블카 (2021.11.27) 좀 추워진 댓가로 하늘이 너무도 맑다. 이런 날엔 배를 타고 섬으로 가는 바닷길에서 마주하는 바다가 최고다. 오랫만에 욕지도를 가고자 했다. 푸른날에 바닷길을 건너 섬으로 가 모노레일을 타고 섬의 꼭대기에 오르고자 했다. 했는 데..., 이런~ 마창대교 직전부터 길이 밀린다. 12시50분까지는 삼덕항에 도착이 되어야 하는 데..., 미미한 사고에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