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해간도 (3)
회상이 될 길의 기록
첫 자리에서 이미 취했지만 집으로 갈 마음은 없다. 아웃터의 지퍼를 끝까지 올린 채 도심의 밤거리를 좀 더 배회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두워질수록 추워질수록 불취무귀의 신념은 굳건해지고, 상대가 이제 그만 집으로 가자고 애원을 해야만이 그날의 배회는 끝이 났다. 그러고 산 겨울이었다. 그랬는데..., 또 다른 겨울이 있었다. 추우니 선명해지는 그 풍경속을 서성이니 좋았다. 사람들이 덧칠을 한 색들이 바래지는 풍경속을 서성이고자 12시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섰다. 겨울에세이 - 견내량에서 (2022.12.17) 이제 서성임에 어디 따위는 의미가 없다. 어디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꼴이 하지 않아도 될 번뇌를 겪는 중의 꼴이었다. 오늘은 부산 바다를 떠돌까, 하다가..., 에라이~ 그랬봤자 이만원이다 싶어 다대..
연화항을 출항한 욕지호는 17시02분 통영항여객선터미널에 도착을 했다. 동시에 장대비가 우수수 퍼붓는다. 시래기국밥이나 한그릇 먹고 가야지 했는데, 비를 맞으며 길을 건너 서호시장으로 갈 생각을 하니 허기 마저 사라졌다. 통영으로 올 때는 마창대교를 건너 고성반도로 내려왔지만, 부산으로 갈 때는 거가대교를 건너 진해만으로 올라가기로 하고 터미널을 빠져 나오는데..., 문득 생각이 난 섬 하나가 갈 길을 주춤이게 한다. 아리랑길 039 - 해간도 (2019.07.27) 거제도 서부해안과 고성(통영)반도 동부해안 사이의 수로를 견내량이라 부른다. 그 견내량에는, 1971년에 개통된 거제대교와 1999년에 개통된 신거제대교가 거제도와 한반도를 잇는다. 2009년 또 하나의 해상교량이 견내량에 놓여졌고 견내량 ..
무려 10회차 250km를 일주 한, 대한민국 두 번째 크기의 섬, 거제도를 벗어나는 회차이다. 하지만, 출발지는 거제만이기에 02시에 집을 나와 거제도 고현으로 향했다. 아리랑길 006 - 거제도10 (2018.04.21) 토요일 오후가 되면, 가끔 그에게서 전화가 온다. 남해안이라 말하면, 급실망한 투로 빈정이 상한 채 '어디쯤 갔냐고 묻는다. 거제도라고 말하면, 아직도 거제도냐고 여지껏 거기까지 밖에 못갔냐면서 신경질을 낸다. 니가 리아스식해안을 알고, 파이 값 3.14의 인내를 아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번 회차는, 거제만을 따라 어구반도를 돌아 견내량 거제대교를 건너 다시 통영으로 나오는 트랙이다. 견내량 한가운데 연꽃잎처럼 떠 있는 해간도의 바닷길 길목에 닿으면 1일차는 끝이나고,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