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충의의 고장 의령을 빛낼 - 의병박물관 본문
봄은 축제와 행사의 계절이고,
서울로 떠나고 비워진 지역은 그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조그마한 꺼리 하나만 있어도 시절과 연계를 시켜 축제와 행사를 연다.
갈 곳 없는 토요일,
근동의 시,군들에서 열리는 축제와 행사를 검색했고,
합천에서 '제28회 황매산 철쭉제'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음을 캐치했다.
그렇다면...,
충의의 고장 의령을 빛낼 - 의병박물관 (2024.5.11)
오후에 비가 내릴 수도 있다고 했지만,
끝물인 황매산의 철쭉을 엄마에게 보여주고자 11시쯤 집을 나섰다.
그 길의 절반을 내달려 의령읍을 지날 때쯤 엄마가 화장실을 찾았고,
삼성이병철대로(국도 20호선)에서 의병교를 건너 충익사 유원지에 차를 세웠다.
의병박물관이란 곳이 있네...,
경상남도 정중앙쯤에 위치한 의령군은,
삼성의 창업자 이병철 회장의 고향이기도 하지만,
임진왜란 당시 대표적 의병장이었던 곽재우 장군의 충의가 발의한 곳이다.
아따! 박물관 근사하게 잘 지었네...,
의병박물관으로 들어서는 순간,
황매산이고 철쭉이고 나발이고는 오늘 여정의 부록으로 격하됐다.
1960년대 10만까지 기록한 인구는,
2024년도 현재 2만으로 그 수가 현저히 줄었지만,
빈약한 기초자치단체 의령군이 건립한 '의병박물관'은,
풍족한 중앙정부가 건립한 국립박물관들에 견주어 절대 빈약하지 않았다.
알고보면 특례시인 창원과도 가깝고,
알고보면 광역시인 부산과도 가까운 의령인데,
왜 소멸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는지,
유구한 역사를 가진 의령군이 더 유구한 역사를 이어가길 바라면서 고고역사실을 나왔다.
의병유물전시실로 들어섰다.
대한민국 박물관 전시의 기법이,
의령의 의병박물관에서 집대성을 이루고 있었다.
같은 임란사를 다룬 인근의 국립진주박물관에 대한 걱정마저 들었다.
전시된 임란사의 기록들을 보며,
조정의 그 어떠한 지원도 없이 왜놈과 맞서 싸운 의병들의 용기에 삼가 경의를 표했다.
그 시대 나였다면,
아마도 무능한 임금과 당쟁에 미친 신료들 보란듯 친왜파가 되었을 것이다.
아마도 모든 민족들 중에서 한민족이 가장 유약하지 않나 싶다.
외세로부터 천여 차례 침략을 당했지만,
외세로의 침공은 한 차례도 행하지 못한 민족...,
그렇지만 우리끼리는 얼마나 잘 싸우는지,
심지어 그 싸움에 외세까지 지 편으로 불러들이며...,
임금과 신료들은 살고자 도망을 치고,
백성들은 죽고자 왜놈과 싸우고...,
7년간의 전쟁,
조선을 구원한 명나라였지만 나는 중국이 제일 싫다.
7년간의 전쟁,
조선을 침략한 왜였지만 나는 일본보다도 중국이 더 싫다.
작금에 국제사회에서 중국이 펼치는 짓거리들을 보면...,
칠천량에서 조선수군의 멸을 자초한 원균이 선무 일등공신이라...,
역시 조선답다.
13시30분,
충의의 고장 의령을 빛낼 의병박물관을 나왔다.
내일이 철쭉제의 마지막날이고 오늘은 토요일이라,
사람들이 몰려 정상주차장까지 차가 못올라가면 어쩌나 싶었지만...,
14시가 조금 지난 시각,
무난하게 철쭉제가 열리는 황매산 정상주차장에 닿았다.
근데, 철쭉은 지고 없더라~
어차피 집에서 늙어가기 싫어 떠도는 날,
철쭉이 지고 없음 어떠랴,
합천읍으로 가 왕후시장에 들렀지만 장은 썰렁했고,
백운포에 들러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니 20시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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