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 (2)
회상이 될 길의 기록
15시15분, 선 개가 앞발로 공을 굴려가는 듯한 형상의 개도, 그 관문인 화산항으로 입도를 했다. 처음 온 섬이라지만, 돌산도와 화태도를 잇는 화태대교 주탑들이 보이고, 섬을 둘러싼 바다도, 그 바다에 떠 있는 섬들도,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여타의 섬들처럼 개도 역시도 평화롭기 그지 없었고, 보돌바다에 떠 있는 섬답게 감청색 너울의 시림은 더 없이 진했다. 한국뱃길 - 개도 화산항에서 여수항 (2023.4.1) 서쪽으로는 나로군도가, 북쪽으로는 고흥반도와 낭도군도 그리고 고돌산반도가, 동쪽으로는 백야도와 개도 그리고 금오군도가 감싼 보돌바다는, 한반도 삼면의 연안에서 가장 짙은 감청의 물빛이 일렁이는 그래서 가장 시린 바다다. 보돌바다 물빛은 분명 엄마를 위로해 줄 것이다. 우선은 때를 놓친 점심부터..
17시30분에 섬을 나가기로 하고, 지난 탐방에서는 제척을 한 안도해변을 엄마에게 보여주고자 가는 길에서, 안도항으로 다가오는 페리호와 마주치자 나는 순식간에 날 잡은 놈이 되어버렸다. 아무렇게나 차를 세우고, 급하게 대합실로 들어가니 창구에는 사람이 없다. 뭣하러 들어와소?라 묻는 아주머니들에게, 저 배가 여수로 나가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했고, 표는 배에서도 끊어진다고 했다. 엄마는 두 번을 나는 세 번을 온 섬이라서, 떡본김에 제사지내듯 미련없이 섬을 나가기로 했다. 한국뱃길 - 안도항에서 여수항 (2022.1.22) 운이 있었는지, 바랬지만 바랄 수 없었던, 돌산대교 하부를 지나는 페리호를 극적으로 탈 수 있게 되었다.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노랫말처럼, 바라면 이뤄지는 그 간절함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