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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가을은 저마다의 색들을 찾아 입혀주고 떠나는 계절이다.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가을은 떠나고 없다. 그 가을이 떠나기 전에,그 가을이 물들여 놓은 색들이 바래기 전에,그 가을과 그 빛 속을 서성이고자 엄마와 함께 11시쯤 집을 나섰다. 천령의 가을 - 상림 그리고 오도재 (2024.11.3) 마음이야 나무도 물도 사람도 붉게 물든다는 지리산 피아골 삼홍소로 가고 싶지만,차를 타고 엄마와 함께 오를 수 있는 내가 아는 단풍 명소는,남덕유산과 지리산이 감싼 함양의 그곳이 다였다. 가을은 단풍과 관광버스의 계절이다.나뭇잎이 짙어질수록 모여드는 관광버스의 수는 늘어난다. 행여나 그런 그들과 썩이는 아수라에 놓여질까봐서,180km 2시간을 무정차로 달려 13시30분쯤 함양읍에 닿았다. ..
내편 니편 갈라져, 내편을 잡아 넣을려는 니편을 향해 촛불이 밝혀진 지난 밤, 나는 또 싸울려는 커플의 남자와 술을 마셨다. 심심해서 한동안 싸우질 않는 그들에게 '제발 좀 싸워라!'고 그랬는데, 두 달여 냉전의 심로를 겪은 그들이 또 싸우기 일보 직전의 전야를 만들고 있었다. '안오면 직인다'는 남자의 전언을 토시 하나 틀리지 않게 톡으로 써 여자에게 보냈다. 싸우는 모두를 응원한다. 삶이 심심해 죽겠는데 주위에서 싸워주니 이 얼마나 흥미스런 일인가! 보수와 진보의 치열한 까발리기, 그 남자 그 여자의 이루지 못할 사랑의 열전, 서울도 싸우고 부산도 싸운 밤이 지나고 맞이한 일요일 아침, 하늘을 보니 가을이 곧 떠날 듯 싶었다. 천령의 가을 - 지리산 오도재 (2022.10.23) 간다는 가을이 머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