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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해파랑길 15코스 - 호미곶에서 흥환해변 본문

해파랑길 - 동해바닷길

해파랑길 15코스 - 호미곶에서 흥환해변

경기병 2017. 2. 6. 15:41

작년 12월 3일,

15~16코스를 걷고자 포항으로 갔지만,

구룡포에서 호미곶으로 가는 버스시간이 어정쩡해 16코스 종점인 송도해변을 시점으로 역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걷다가, 걷다가...,

포스코 담벼락길에 치가 떨려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그리고 2달여가 지났다.

 

 

 

해파랑길 15코스 - 호미곶에서 흥환해변 (2017.2.4) 

영일만 대동배부근

 

 

 

고성에서의 송년캠핑 그리고 여수로의 신년여행,

시간이 없었다기 보다는 해파랑에 대한 끌림이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7시35분 집을 나와 15코스가 시작되는 구룡포항을 찾아 간다.

9시50분 포항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리니 구룡포로 가는 200번이 발차를 하고 있었다.

 

지난 몇번의 경험상 다음 버스를 타도 충분히 구룡포에서 호미곶으로 가는 10시50분 버스는 탈 수 있겠다, 싶었지만...,

12분 배차 간격으로 10시5분쯤 와야 할 다음 버스는 10시17분이 되어서야 나타났다.

급기야 구룡포환승센터에 도착을 하니 10시51분이었다.

호미곶으로 가는 구룡포지선은 낼름 떠나고 없었다.

 

구룡포지선이 떠난지 최소5분이라도 지났다면 분하지는 않았을텐데...,

나의 신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원하며,

다음 버스의 출발시간인 12시5분까지 구룡포항 주변을 일 없이 서성여야 했다.

 

나는 트레킹을 위한 길에서는 가급적 택시를 타지 않기로 했다.

돈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렇게 길을 잇는게 맞을 것 같아서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호미곶을 향한 일념이 집을 나선지 무려 다섯시간만 나를 이 곳에 안착시켰다.

포항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완전 개판이다.

 

200번이 단1분이라도 줄여 왔더라면, 구룡포지선이 1분만 늦게 출발을 했더라면...,

분한 마음이 해파랑의 하늘과 해파랑의 바다를 만나니 그제서야 가신다.

그래도 포항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완전 개판이다.

 

 

 

 

대보항

 

 

 

대보항을 빠져나오니 조금은 성난 마음이 사그라들었다.

 

오늘 따라 바닷물이 수정보다 맑다.

마음 같아서는 한 잔 마시고 싶지만, 마셨다가는...,

 

 

 

 

해파랑길 15코스 시점 - 경북 포항시 남구 회미곶면 대보리

 

 

 

 

 

저 끝에 보이는 곶이 북위상 호미곶이다.

 

운영주체에서 설정한 선형을 따라 갔다면,

독도에 갔다가 독도는 입도는 커녕 보지도 못한 꼴이 될뻔 했다. 

 

 

 

 

독수리바위

 

대동배2리

 

 

 

호미곶광장 맞은편 농로에서 출발을 해 대보저수지를 지나 종점이 흥환보건지소까지,

호미반도를 횡단하는 산길이 15코스의 선형지만, 나는 호미곶 그 정점을 찍고자 반도의 해안지선만을 따라 간다.

 

항시 바다를 우측에 두고 걷는 호사다.

영일만 내선에 집을 짓고 사는 호미반도 북부권역 사람들의 살아가는 삶도 이 길에 있다.

 

 

 

 

 

 

 

 

 

때가 지나 그런지 출발때부터 배가 고팠다.

5Km를 걸어 대동배1리가 보이는 고개를 넘어오니 작은 소공원이 나타났다.

 

모처럼 소보로빵과 파인애플맛 환타를 대신해 가지고 온 것들로 점심을 준비했다.

그런데 물을 다 끓이니, 갑자기 먹기가 싫어졌다.

컵라면을 뜯지 않아 다행이었다.

 

역시 해파랑에서는 소보로빵과 환타가 적격이다.

 

 

 

 

 

 

 

 

 

영일만 해안의 지질이 울릉도를 많이 닮았다.

통구미 해안의 그 바위가 생각났다.

 

 

 

 

발산2리

 

 

 

발산2리를 지나니 해안으로는 길이 애초부터 없어 보였다.

할 수 없이 차도를 따라 1Km이상의 오르막을 올랐고, 그 보상으로 1Km이상의 내리막을 내려왔다.

 

 

 

 

 

 

발산1리

 

 

 

 

해파랑길 15코스 종점 -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흥환리

 

 

 

나름 선전을 한 2016년이었다.

 

8월에 성삼재에서 대원사까지 홀로 지리산 주능선길을 걷고 시작한 해파랑길,

올해는 틈나는대로 해파랑길이나 이어며 살아갈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