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엄마와 오른 하늘길 -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 본문
내가 정한 방역수칙으로 중국산 바이러스를 차단시키며,
엄마와 오른 하늘길은 삼척해상케이블카를 끝으로 잠정적 중단에 들어갔다.
임진각, 삼악산, 발왕산, 제부도 등에 아직 오르지 못한 하늘길이 남았지만,
그 하늘길은 수도권 혹은 그 가까이에 위치를 하고 있어 밀집의 우려에 섣불리 나서기가 망설여졌다.
그러한 날들에서,
온 봄보다 더 반가운 테마가 피어났다.
엄마와 오른 하늘길 -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 (2022.3.19)
봄이 오고서야 내리는 비...,
눈이 내리지 않는다고 지랄을 했더니, 비마저도 내리지 않는 겨울이었다.
고포마을까지 내려온 울진의 산불이 사람의 힘으로 꺼질때쯤, 그제사야 비가 내렸다.
사람을 오도가도 못하게 내리는 비...,
일어난 토요일 아침,
그제부터 내리는 비는 불청객처럼 여전히 창가에 머물고 있었다.
비소리에 잠이나 더 처자빠져 자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잠은 이어지길 거부한다.
주말에만 내리는 비...,
비는 절대 나섬을 막지 못한다.
나섬을 막고자 내리는 비지만, 때론 그 비가 고마워질때도 있다.
하늘을 관망하고,
12시가 지나고서야 집을 나섰다.
내리다 그치길 반복하는 빗속 거가대로를 건너 거제도 고현에 도착을 하니 14시30분쯤이었다.
비는 식당을 나오니 떠나고 없었다.
비가 내려야 사람들이 그 곳으로 가질 않는다.
비가 그쳐야 엄마는 케이블카 탑승에 동의를 한다.
비가 내려 사람들은 그 곳으로 가지 않았고, 비가 그쳐 엄마와 하늘길에 오른다.
2022년 3월 19일,
오늘은 학동고개에서 노자산을 오르내리는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가 운항을 하는 첫 날이다.
번잡함을 피해,
4월 엄마의 병원진료가 있는 날, 오후에 타기로 한 일정을 비가 내려줘 오늘로 그 일정을 앞당겼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삭도였다.
환경론자들의 무조건적 반대와 공사중 발생한 구역외 산림훼손 등으로 7년여를 기다린 하늘길이다.
그 역겨운 아우성을 이겨내고,
스스로 꼬아버린 매듭을 풀고 풀어,
오늘 드디어 쪽빛으로 물든 남녘바다를 보러가는 하늘길이 열렸다.
밟지 않고 오르는 산은 훼손이고,
밟고 오르는 산은 보호라는 오류를 바로잡은 거제시에 박수를 보내며,
16시쯤 거제도 명산 노자산을 오르는 거제파노라마케이블카에 탑승을 했다.
산은 모두의 것이다.
노약자도 오를 수 있는 산이 많아졌음 좋겠다.
산다고 산도 오르지 못하고 늙어버린 사람들이 이제라도 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산다고 산도 오르지 못하고 산 사람들이 키워낸 그들이,
자연훼손 운운하며 산을 자기들만의 걸어서 오르는 플레이스로 착각하는 짓은 분명 악행이다.
상부역사로 오로는 길에서 내려다본 설치의 흔적은 미비했다.
떼를 지어 오르는 산길의 훼손이 더 우려스러웠다.
명 당 5,000원을 더 주고 유리판을 탔는 데..., 별 반응이 없다.
명량을 위시한 그간의 바다케이블카들의 잔상이 너무도 진하게 남은 탓이다.
16시10분쯤,
산다고 산도 제대로 오르지 못하고 산 팔순의 내 엄마와 함께 노자산 정상에 올랐다.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1.6km, 7분여의 하늘오름길이었다.
더 솔직히 그 표정을 말하자면 내 고집에 질질 매달려 오르는 하늘길이었다.
아직은 날이 차다.
상부역사 파노라마 유리창가에다 커피를 시켜주고 나는 역사의 옥상으로 올랐다.
발 아래 산하해도를 보고자...,
때가 되면 늘 공존해 오는 것들의 소중함을 몰랐다.
흐드러지게 피어났기에 한 송이만도 못한 대접을 했다.
비가 그친 노자산 정상에서,
비가 그친 추봉도 곡룡포를 내려다보는데, 그제서야 온 봄이 너무도 고마웠다.
2층으로 내려가니 커피와의 사투가 한창이다.
들고 탈 수는 없어 다 마셔야 내려갈 수 있는 절박함에 풍경이고 나발이고는 뒷전이었다.
에라이~ 원샷 아니 투샷을 해줬다.
됐다. 인자 내려가자!
17시쯤, 하부역사로 돌아왔다.
엄마와 오른 하늘길의 말미에서는 늘 같은 기분이 든다.
아직도 생은 아름다운 시절에 머물고 있음이...,
아름다운 시절은 곧 진교의 금오산에서도 이어질 것임에, 끝난 오늘이 조금도 아쉽지 않았다.
엄마와 오른 하늘길 11 - 거제 파노라마 케이블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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