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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진해를 만나다 - 제황산공원 모노레일카 본문

모노레일 - 무장애산길

진해를 만나다 - 제황산공원 모노레일카

경기병 2023. 6. 16. 15:53

3개월마다 도래하는 엄마의 정기검사가 있는 날,

 

13시 조형제 주사를 맞고 검사까지는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해,

점심을 먹고 그래도 한 시간여가 남아 낙동강변 황산공원으로 갔다.

 

 

 

 

 

 

 

평일임에도 제법 사람들이 있다.

 

정자에 앉아 아기를 돌보는 할머니,

국토종주자전거길을 달리는 라이더,

 

난 아무것도 할게 없어 그저 강변을 서성였다.

 

 

 

 

 

 

 

 

 

 

 

강물은 강물이라 흘러가고,

나무는 나무라 서 있고,

꽃은 꽃이라 피고...,

 

 

 

 

 

 

 

15시20분쯤 검사를 마치고 병원을 나서니,

집이고 회사고 나발이고 다 돌아가기가 싫다.

엄마의 표정도 역시도...,

 

그렇지만 혹시나 싶어 의향을 물으니,

그 주사를 맞고나면 힘이 난다고 했다.

ㅋㅋ  얼마나 집에 가기가 싫었음 조형제가 힘나는 주사가 되냐...,

 

 

에라이 일이고 회사고 나발이고..., 잘 됐다.

평일 오후의 자유를 찾아 조형제주사를 맞고 힘이난 엄마를 데리고 미항 진해로 갔다.

 

 

 

진해를 만나다 - 제황산공원 모노레일카 (2023.6.15)

진해탑 8층 발코니에서 내려다본 진해시가지

 

 

한반도 동남권역에 자리한 경상남도에는,

그 지명만으로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지금은 사라진 도시들이 제법 있었다.

 

도·농통합한다고 지랄들을 해,

장승포시와 충무시 그리고 삼천포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그러고도 부족해,

이번엔 광역시할끼라고 지랄들을 해 마산시와 진해시가 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6시 20분쯤 진해우체국 근처,

오늘의 목적지 '제황산공원 모노레일카'에 도착을 했다.

 

 

 

 

 

 

 

 

 

 

 

그 지명만으로도 찾고 싶음의 이유인 도시들이 있다.

군사미항 진해를 창원이란 생뚱맞은 괄호에 넣으버리니, 이건 진해가 아니었다.

 

이미 인구 백만을 달성한 경기도의 대도시들이 지자체에 머물러 있음을 보면서도,

광역시 한 번 돼보겠다고 미친놈들이 지랄을 했지만 그 결과는 경상남도 창원특례시 진해구였을 뿐이다.

참 꼴 좋게 해놨다!

 

광역이고 특례고 나발이고 마 그냥, 

경상남도 진해시로 남았음 그 고유한 독자성은 더 빛날지언데...,

 

 

 

 

 

 

 

 

 

평일이라 그런지 탑승대기실엔 아무도 없다.

15분뒤 모노레일은 제황산을 향햤지만 우리밖에는 아무도 타지 않았다.

 

그래서 완연한 여름이 오기 전,

엄마와 호젓하게 제황산을 오르게 되었다.

 

 

 

 

 

 

 

 

 

여력이 있는 지자체들이 접근의 편의성을 위해 설치하는 케이블카와 모노레일은,

관광기반시설이란 목적을 넘어 내 엄마처럼 산을 오르지 못하는 어르신들에게는 너무도 소중한 인프라다.

 

해발 100m를 채우지 못하는 제황산일지라도,

그 높이는 누구에게는 늘 오르지 못하는 고도이다.

 

케이블카와 모노레일이 있어,

엄마는 팔순을 넘긴 나이이지만 해발 1,520m 설천봉을 올랐고,

그 외 해발 1,000m 이상 여럿 고산들의 정상에서 발아래 세상을 내려다 볼 수 있었다.

 

 

 

 

진해탑

 

 

 

 

16시 45분,

모노레일을 타고 진해의 상징과도 같은 제황산 정상에 올랐다.

 

16시 50분,

승강기를 타고 제황산 정상에 우뚝 선 진해탑 8층 전망대에 올랐다.

 

 

 

 

남동 - 진해만(1)

 

동북 - 진해시가지(1)

 

북서 - 진해시가지(2)

 

서남 - 진해만(2)

 

해군의 요람

 

 

소스라칠 놀라운 진해의 풍경...,

 

일제강점기 한반도 최초의 계획도시,

벚꽃이 만개를 하면 하얀 정복을 입은 해군들도 꽃이 되는 군사미항,

 

진해 참 좋네~

 

 

 

 

 

 

 

 

 

진해탑을 내려와 한 번의 탑돌이 후, 

 

'엄마 모노레일 오면 그거 타고 내려온나, 나는 계단으로 내리갈끼다'

'...,'

 

 

 

 

 

 

 

 

 

 

 

이순신트레일에서,

꼭두새벽에 오른 제황산이 내게는 딱 한 번뿐인 기억이다.

 

서울엔 남산이,

부산엔 용두산이,

하지만 진해엔 제황산이 있다.

 

 

 

 

엇! 엄마가 탄 모노레일이닷!!

 

 

마차 엄마와 내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며,

그 모든 시설들을 비워둔 제황산에서의 1시간 서성임은 끝이 났다.

 

 

 

 

 

 

용원시장

 

 

 

 

다 좋았는데...,

 

19시30분쯤 집으로 돌아와,

용원시장에서 사들고 온 회를 보니,

분명 뜰 때에는 제법 그 량이 됐는데,

내가 난전을 이탈한 사이에 뭔 짓을 했는지? 딱 혼자 먹을 량이 들어있었다.

 

에라이, 잇년아...,

인생사 세상사 그 따위로 살지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