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비 내리는 날에는 - 가조도 수협효시공원 본문
고행의 계절은 아마도 여름이 아닌가 싶다.
날은 덥고,
조금만 움직여도 지치기 일쑤이고,
시즌이 시즌인지라 어딜가나 늘 북적이고...,
비라도 내리면,
좀 시원하고 좀 덜 붐비겠지...,
소낙비가 뚝뚝 떨어지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고,
예보에서는 최대 80mm 이상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비 내리는 날에는 - 가조도 수협효시공원 (2023.8.19)
12시쯤 엄마와 함께 집을 나서 갈 곳 없는 길에 들어섰다.
경부, 남해, 동해, 울산함양간...,
그 길에 차를 올려야만 어디론가 떠날 수 있는데...,
문수나들목으로 향하다가,
외워진 길의 잔상들이 미리 떠올라 떠나는 방향을 훽하고 돌려버렸다.
13시30분쯤 거가대교를 건너 거제도 동북해안가 농소해변에 닿았고,
보이는 궁농항이 차분해지길 기다렸다.
14시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유람선은 청해대가 있는 저도로 출항을 했고,
그제서야 차분해진 항에 들러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어구에서 한산도로 건너 가 통영으로 나갈까?도 싶었지만,
오늘은 그 뱃길마저 지겨워 어구항으로 가는 길에서 또 훽하고 방향을 틀어 15시30분쯤 가조도에 들었다.
섬을 반시계방향으로 일주하고 다시 가조연륙교로 나오는 길,
해협이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에 도시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건물 한 동이 우뚝하다.
잘 됐다.
여나 좀 둘러보면 오늘 하루는 그럭저럭 채워질 듯 싶었다.
어민들과 수협은 지금 애가 탄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두고,
당사국인 일본보다 더 시끄러운 나라가 있다.
바로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은 팩트체크보다는 호들갑이 우선인 나라다.
그 호들갑 득에,
콜레라가 유행하니 횟값이 폭락을 해 회를 밥 먹듯 먹을 수 있었고,
그 호들갑 득에,
조류독감이 퍼지니 닭값이 폭락을 해 닭냄새를 입에 뿜고 살았고,
그 호들갑 득에,
광우병이 우려되니 미국산 소고기값이 폭락을 해 상추값으로 등심을 실컷 구워 먹었다.
방류와 동시에 수산물 가격은 저렴해지기 시작할터이고,
평소 비싸서 먹지 못했던 고급 어종들을 아주 신나게 먹을 수 있는 호재는 곧 다가온다.
내 경험상,
콜레라고 광우병이고 나발이고,
그 시기에 그걸 먹는다 해서 죽지는 않는다! 절대 안 죽는다!! 안죽는 것만은 확실하다!!!
우리가 방류를 반대한다고 방류를 하지 않을 일본도 아니고,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는 저들의 방류를 막을 힘이 없다.
막을 힘도 없으면서 늘 우리는 우리끼리 싸운다.
방류를 허용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조사 결과보다는,
정치적 이득을 위한 야당의 맹목적 반대 선동에 휘둘린 사람들로 인해,
지금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숱한 어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는 국제원자력기구가 일본에 매수를 당해 그 같은 결과를 내놓았다고 했지만,
133개국을 회원국으로 가진 국제기구가 뭔 득을 취하고자 그런 거짓 발표를 하겠노...,
방류를 해도 무관하다고 하니,
내가 바라는 건, 대한민국의 호들갑과 야당의 선동이 조금은 지속돼,
그 득에 저렴해진 고급어종의 회를 실컷 먹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도래하기를 고대한다.
단지 연륙화가 되었을 뿐인 섬인데...,
섬에는 도시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전시시설이 있었고,
섬에는 비가 내리는 날 꼭 와봐야 할 카페도 있었다.
근데,
더런 커피 한 잔 시켜놓고 어찌나 시부리고들 앉았는지...,
근데,
바닐라밀크쉐이크 몇 모금에 눈알이 어찌나 아픈지...,
엄마의 인절미라떼 잔이 비워지자 이내 카페를 나왔다.
그리고 2023년 8월 19일,
비 내리는 토요일 오후를 채워준 '수협효시공원'도 나왔다.
견내량 건너 통영으로 나와,
충무김밥 2인분을 사 집으로 돌아오니 19시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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