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겨울, 을숙도에서 1 - 낙동강하굿둑전망대 & 낙동강문화관 본문
삼랑진 식당을 나와,
가던 길을 잇고자 네이비를 켜니 밀양부근 3km가 정체다.
인생사 기다림과 정체가 제일 싫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밀리면 어쩔 수 없어 가다서다를 반복하지만,
어디론가 떠나는 길이 밀리면 안가고 만다.
국립대구박물관이고 나발이고,
북상의 길은 단 번에 남하의 길로 바꿨다.
겨울, 을숙도에서 1 - 낙동강하굿둑전망대 & 낙동강문화관 (2023.11.25)
15시10분쯤 낙동강 하구 을숙도에 들었다.
겨울은 오고,
갈대는 무성하고,
새들은 보이지 않고...,
그 황량감이 오후의 햇살을 쬐니 기분이 좋다.
하굿둑전망대가 들어선 터에 주차장이 없어,
배회를 하다보니 에코센터로 가는 길에 진입을 했고,
그 길 초입에서 토마스와 친구들에 나올법한 미니버스 한 대가 보인다.
에라이~ 잘 됐다.
좀 유치하지만,
우선은 저거부터 타자!
차비가 없는 대신에,
유쾌한 해설사의 설명을 들어야 하는,
생태탐방전동카트를 타고 을숙도 기수습지가에 위치한 철새 관찰 부스에 닿았다.
걷는 짓에 미쳤을 때,
섬들의 길을 아리랑길이라 명명하고,
을숙도도 그 길에 끼워넣고자 아침 댓바람에 을숙도를 일주한 적이 있었다.
그로부터 오년이 흘러,
그날 스친 길에 엄마를 데리고 와 있음이 세월이다.
한 때 대한민국 최대의 철세도래지였는데...,
그 많은 새들은 어디로 갔노...,
30여 분의 울숙도 생태탐방을 끝내고,
을숙이 집으로 돌아왔다.
멀리 가야만이 떠남의 설렘이 붙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내 사는 곳에도 강물은 흐르고,
그 강물따라 떠내려 온 섬까지 있다.
세월은 강물처럼 흐르고,
흐르는 세월을 보고자 16시쯤 '낙동강하굿둑전망대'로 왔다.
흐르는 세월을 보고자 전망대에 올랐지만,
내려다보이는 강물은 내 심정을 알기라도 한 듯 하구에 머물러 있었다.
강 건너 낙동강벨트라고 처씨부려샀는,
금정산과 백양산 그리고 승학산이 둘러싼 서부산 다면의 풍경이 반듯하다.
전망대를 내려와 엄마가 탄 휠체어를 밀며,
전망대 맞은편에 자리한 '낙동강문화관'으로 들어섰다.
오늘 간 곳에서 내일 갈 곳을 찾은 기쁨도 있다.
1,300리 낙동강에 붙은 포구들,
이미 간 적이 있는 몇몇 포구들을 제외하더라도,
갈 곳이 없는 날이면 저 포구들이나 찾아가야지..., 싶었다.
강물따라 흘러 온 입자들이 바다로 가지않고 만들어 준 섬,
그 삼각주 섬에서,
겨울이 오는 풍경속을 엄마와 함께 서성인 토요일 오후는 유순한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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