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이 될 길의 기록
멀리 떠나고 싶어 간 - 2023 가을 동해 최북단 여행기 본문
제진검문소를 통해 민통선을 나오니,
제법 어둑어둑해지는 저물녘으로 하늘색이 변한다.
엄마가 옆에 있으니,
제 아무리 북녘이고 저물녘이고 나발이고 조금의 아련함도 없다.
멀리 떠나고 싶어 간 - 2023 가을 동해 최북단 여행기 (2023.10.21~22)
내일 일정을 오늘 다 치뤄냈기에,
후련한 기분으로 거진항으로 가 저녁떼꺼리를 장만해 숙소로 들면 그만이다.
17시30분쯤,
거진항수산물판매장에 도착을 했다.
허나 판매장 난전들의 영업은 끝난 시각이었고,
17시 이전에 횟감을 구입한 몇몇만이 포를 뜨는 난전앞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할 수 없이 대진항으로 왔다.
거진항과 대진항의 생선횟감 구입가는 천지차이다.
내 경험상으로는 대진항이 거진항보다 1.5배는 더 비싸다.
그럼에도 마차진에 왔음으로,
동해안 자연산 회를 먹지 않을 수 없어,
도다리 광어 놀래미 각 한 마리씩을 도합 칠만 원에 구입했다.
손질을 하다가 손님이 오면 또 거 붙어 흥정을 하니,
빨리 숙소에 들고픈 엄마의 기다림은 자꾸만 늘어난다.
에라이~ 잇년아...,
할 수 없이 도마에 놓인 사시미 칼을 잡아 그 절반에 가까운 량을 내가 배따고 껍질을 벗겼다.
19시가 다된 시각,
그제서야 숙소에 들었다.
금강산콘도...,
해파랑길 49코스,
종점인 통일전망대출입신고소를 직전에 둔 마차진해변으로 다가서니,
'여 왜 저런게 있노...' 그런 의문이 생기는 아주 생뚱맞은 콘도 하나가 우뚝 서 있었다.
그 후로,
엄마와 세 번을 투숙했고 오늘이 네 번째 투숙이다.
영업개시와 같이 한 듯한 밥통에 밥을 앉히고...,
실망스런 대진항産 횟감으로,
피곤해지니 땡기지도 않은 소맥 몇 잔을 말아 마시고...,
나는 마차진 밤마실을 나갔다.
너무 자주 와 그런가?
아니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와 그런가?
별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 마차진해변 밤마실이다.
그래도 좋더라~
대진등대까지는 갈라고 했는데,
그 마저도 의욕이 생기지 않아 30여 분을 서성이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피곤한 엄마의 숨소리가 들으며 억지로 라운더2를 이어 보았지만,
쏟아지는 피곤과 졸음에 나도 이내 뻗었다.
집이 아닌 이상 내가 제일 먼저 일어난다.
파래짓나 싶어 살짝 눈을 뜨니,
엄마가 자고 있는 거실의 창밖이 푸르스름했다.
역시 동해안 고성바다는 아침이 제일이다.
담배와 라이터를 챙겨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방구석을 탈출했다.
구내 한식당에서 황태국 1인분을 사들고 08시쯤 돌아와,
신안産 조기를 구워 아침을 먹었다.
엄마의 약기운이 살짝 걷힌 10시쯤,
강원도 고성의 베이스캠프 금강산콘도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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