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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그믐밤 승일교 건너 고석정으로 - 2024 설날 철원 여행기 본문

일박이일 - 짐싸여행기

그믐밤 승일교 건너 고석정으로 - 2024 설날 철원 여행기

경기병 2024. 2. 15. 11:32

17시쯤 임진각을 출발했다.

 

tv에서 철원이 보여지면 저-를 한 번 더 가야하는데..., 

한 그 철원을 가고자 이미 440km를 누적시킨 게이지에 78km가 더해지는 길로 들어섰다.

 

날은 저물고,

엄마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여정에 지쳐가고,

하지만 사람은 길 위에 있을 때 늙지를 않는다.

 

 

 

그믐밤 승일교 건너 고석정으로 - 2024 설날 철원여행기 (2024.2.9~10)

 

 

 

여행보다는 유랑이고,

유랑보다는 떠돎을 추구한다.

 

떠돎은 닿고자 한 그곳으로 가는 길에 있을 때가 제일이다. 

 

 

 

 

 

 

 

 

 

 

 

 

 

포천과 철원의 아니,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에 위치한 관인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봐,

지난 철원여행에서 묵은 승일공원 옆 숙소에 도착을 하니 18시30분이었다.

 

 

 

 

 

 

 

 

 

 

현지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에 들자니 술을 편히 마실 수가 없어,

늘 숙소 인근에 있는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봐 숙소에 들어,

저녁을 지어 엄마를 봉양한다.

 

저녁을 먹은 엄마가 따뜻한 온돌에 넉다운이 되면,

그 때서야 살며시 그 동네 밤마실을 나간다.

 

 

 

 

승일공원

 

 

 

 

 

3km 고석정 밤마실에 나서는...,

 

 

지난 철원에서의 밤마실은 갈말읍 소재지 문혜리로의 동진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그 반대인 한탄강 승일교를 건너 고석정으로의 서진이다.

 

 

 

 

승일교

 

 

한탄대교

 

 

여긴 북위 38˚11'의 철원이다.

철원의 밤은 춥다.

 

그래도 오늘만은 좀 걷고 싶다.

엄마가 아프고서 '한반도해안지선트레일'은 물론 트레킹조차도 하지 않았다.

 

 

 

한탄대교를 건너려다...,

 

 

김일성이 반 놓고 이승만이 반 놓은 승일교를 건넜다.

 

 

승일교를 건너며 본 한탄강

 

 

승일교를 건너며 본 한탄강 빙벽

 

 

언 강에서 블어오는 밤바람이 어찌나 차가운지, 술이 다 깨버렸다.

알딸딸하니 좋았는데...,

 

 

 

 

고석정 가는 길

 

 

 

 

 

강원도 도시들은 저 마다의 교유한 특색을 갖고 있다.

 

최북단 바다의 시린 너울이 일렁이는 고성, 

깊은 산 넓은 바다를 가진 삼척과 동해와 강릉 그리고 양양과 속초,

접경지역에 드리운 그 평화가 너무도 좋았던 화천과 양구 그리고 인제,

적막했지만 그래서 더 설레였던 첩첩산중 오지산골의 평창과 영월 그리고 정선,

 

오늘은 철원이다.

이유도 없이 오고 싶었던 철원...,

(사실은 제주도행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차선책으로 왔다)

 

 

 

 

 

 

 

20시20분쯤,

대도 임꺽정의 환영을 받으며 고석정국민광광지에 이르렀다.

 

 

 

 

 

 

 

 

 

 

 

 

 

 

 

 

환한 빛을 입은 시설들이 찾는 이 없는 밤을 지키고 있었다.

 

호젓하니 너무도 좋은 철원의 겨울밤이다.

고성정을 이런 밤에 홀로 서성일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고석정

 

 

차라리 귀신이라도 나왔음 덜 무섭겠다는 심정으로 한탄강가로 내려서니,

강 가운데 흉상스런 바위산 한 채가 스포츠 헤어스타일로 앉아 있었다.

 

정녕 저 몰골이 고석정이란 말인가ㅜ

아- 괜히 내려왔다.

 

단양 남한강의 도담삼봉이,

울산 태화강의 선바위가 다른 격으로 느껴지는 자태였다.

 

 

 

 

 

 

 

 

 

 

 

 

 

 

 

 

야밤에 그 꼬라지 보러 강가로 내려갔다가,

아주 입에 개거품을 물고 다시 강둑으로 올라왔다.

 

 

 

 

 

 

 

 

 

 

간만에 행하는 밤마실이라 그런지 숨도 차고 지친 기분이다.

그래도 담배 한 개비를 물고 주변을 좀 더 서성였다.

 

 

 

 

 

 

 

편의점에서 생수 한 병과 주전부리들을 사고 있으니 전화가 온다.

 

추분데 어디를 다니노?

가고 있다!

 

 

 

 

 

 

 

 

 

 

 

 

 

 

 

 

그리울거야, 고석정!

아니, 오늘 철원에서의 밤마실이!!

 

 

 

 

 

 

 

22시쯤 숙소로 돌아와,

엄마의 곤한 숨소리를 들으며 몇 잔 더 꼴깍이다가 나도 이내 뻗었다.

 

 

 

 

승일펜션

 

 

배정된 호실

 

 

2024년 2월 10일,

철원에서 맞이하는 설날 아침이다.

 

춥지만, 추워서 더 없이 상쾌한 아침이다.

인덕션에 떡국 끓일 다시물을 얹혀놓고 또 숙소를 탈출했다.

 

 

 

 

 

 

 

 

 

 

 

 

 

한탄대교와 승일교

 

 

승일교

 

 

극히 일부분의 철원을 접하고 마치 전부를 안듯 철원을 평할 순 없지만,

한탄강이 흐르는 접경지역 그 중심에 자리한 철원,

있음으로 만으로도 좋네...,

 

 

 

 

 

 

 

짐을 사들고 집을 나오면,

운전기사, 관광가이드, 가사도우미..., 그 모든 직책이 내 몫이다.

 

가사도우미가 끓였다고 하기에는 너무도 맛있는 떡국을 한 그릇씩 먹고,

10시30분쯤 숙소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