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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이 될 길의 기록
15시46분, 그 날 호미곶을 향했던 길을 따라 이내 걸음을 이었다. 그 길가에 서 있는 등대의 이름은 사라말등대였다. 오늘 근4년을 쳐박아 둔 13코스 잔여구간을 걷게 한 계기는 어쩌면 그 등대가에 가고자 했음이다. 등대기행 28 - 사라말등대 (2020.5.31) 지도에서 등대를 찾고, 등대의 이름을 확인하고, 로드뷰로 등대를 보고..., 볼품은 없었지만, 그 이름은 너무도 설레였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등대가 서 있었다. 잡다한 도심의 줄들에 포위 당한 채, 전신주, 통신주, 가드레일, 각종 도로표시판들이 등대를 애워싸고 있었다. 트랙에는, 그 날 분명 이 길을 지나갔는데..., 스친 기억초자 없다. 등대옆 작은 밭에서는 할머니 한 분이 김을 매고, 등대가 만든 그늘에서는 사내 둘이 고기를 구워..
해파랑을 시작하고 조금은 들뜬 시절이었다. 2016년9월24일, 최소한 장비들만으로 꾸린 박배낭을 메고 11코스의 실질적 시점인 봉길해변으로 갔다. 4~10코스를 건너뛴 채, 11~13코스를 먼저 택함은 순전히 양포항에서의 야영1박을 해 보고자 함이었다. 15kg의 등짐을 지고 첫째날은 약26km를 걸어 양포항까지 갔지만, 둘째날은 걷기 시작한지 3시간여만에, 구룡포항을 10여km 남겨둔 지점에서 의지는 동이 나버렸다. 3년8개월이 흐른 2020년5월31일12시25분, 채우지 못한 13코스의 잔여구간을 잇고자 구룡포항에 도착을 했다. 트레킹을 수반하는 탐방 역시도 여행의 한 분류이다. 혼자하는 여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여행다워짐을 이제 안다. 13코스의 잔여구간 출발점을 그 날 걸음을 멈춘 장기면 ..
일요일 아침이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필요도 없이 그냥 일어난 다음, 7일에 한번 먹는 아침상을 농촌드라마가 나오는 티비앞에 놓고서 아주 여유스런 숟가락질을 하는데..., 지금 뭐하냐? 해파랑길 13코스 - 양포항에서 대진해변 (2016.09.25) 뭔 출항에 인터발이 그렇게 긴지? 정박한 선박들이 내는 엔진음에 잔 것 같지도 않은 밤이었다. 일어난 아침 날씨가 너무 좋다. 항은, 캠핑온 사람들과 낚시 온 사람들로 아침부터 북새통이다. 아침끼니를 먹는 것도, 그럴듯하게 커피를 마시는 것도, 행하기 싫다. 빨리 철수의 배낭을 꾸려서 북새통의 항을 빠져나가는 것만이 능사였다. [해파랑길 13코스 시점 - 경북 포항시 장기면 양포리] [트레일 캠프] [양포항 북쪽 야영구역] 어제 저녁 어둠이 짙어진 뒤..